이재협 쉘터(안식처)농장 대표


[고양신문] 이재협(58세) 쉘터농장 대표는 “흙냄새가 몸과 마음을 치유해주어서 26년 경력의 세프의 길은 미루고 있다”며 “농업인으로 살아가는 지금이 행복하다”고 한다.

그는 1988년에 양식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프렌치 레스토랑과 프라자호텔에서 세프로 활약했다. 1995년 이스라엘에서는 10명이 팀을 이루어 음식점을 운영하며 현지인들에게 요리를 가르쳤고, 1997~1999년 몽골에서는 한국의 전통 맛을 대학생들에게 교육했다.

이후 덕양구에 거주하며 서울 대치동에서 돈까스와 생선구이 전문점을 2년간 운영해왔는데, 8년 전 어느날 집에서 나오던 중에 갑자기 쓰러졌다. 그동안 개인사업장을 운영하며 받은 피로 누적과 튀김기의 연기 흡입 등으로 혈액암 초기 증세가 와 서울 큰 병원에서 3년간 투병생활을 했다.

이 대표는 “병원에서 나와서 마음이 이끄는 대로 일산서구 도촌마을(법곳동)에 왔는데, 지금까지 느끼지 못한 흙냄새를 맡게 됐다”며 “몸이 저절로 기적처럼 회복이 되어서 병원약도 끊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1200평의 텃밭을 임대했고, 현재는 700평에서 양배추, 고추(김장용), 들깨, 고구마 등을 재배하고 있다. 이렇게 재배한 농작물은 도시농업축제, 호수장터를 비롯해 관내 크고 작은 행사장에서 몸이 건강해지는 친환경 재배농법의 관심을 받으며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는 요리를 하는 사람이었지 농사의 농자도 전혀 몰랐다. 그렇지만 주변에서는 ‘작물에 보약을 주었나’ 할 정도로 농작물을 잘 키웠다.

이 대표는 “초보 농사꾼인데 전문농업인 못지않게 잘할 수 있었던 비결은 인근에 살고 있는 양효석 농촌지도자 고양연합회장님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양 회장은 모종 심을 때부터 자세히 설명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트랙터, 관리기, 양수기 등 농사용 장비들을 선뜻 내어주고 있어서 이 대표가 크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이밖에도 김경수(황금농장) 대표와 주변 선배 농업인들의 변함없는 농사에 대한 멘토링과 격려가 일상생활에 활기를 불어 넣어준다.

농한기에는 인근의 떡집으로 가는데, 뽀얀 가래떡부터 폭신폭신한 백설기 등을 배우며 성취감을 얻고 있다. 그는 현재 송포지구 농촌지도자회원이고 가와지 들녘 경영체 지역 임원을 맡고 있다.

행사 때면 세프로 몸에 밴 서비스 정신을 발휘한다는 이재협 대표는 “내년에는 항암식품이 되는 가지를 야심차게 재배할 계획이다. 도촌마을에서 계속 흙냄새 맡으며 눌러앉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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