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경기도 정책토론회. 이날 토론주제는 도시개발에 따른 구도심과의 상생발전 모색이었다.
26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경기도 정책토론회. 이날 토론주제는 도시개발에 따른 구도심과의 상생발전 모색이었다.

<경기도 정책토론대축제>
오준환 도의원 좌장 맡아
도시변화에 따른 상생 준비
‘지역상생 협력위원회’ 발족
신·구 상권 동반성장 가능해야

[고양신문] CJ라이브시티를 필두로 일산테크노밸리, 고양장항공공주택지구, 재개발·재건축에 의한 도시변화를 준비해야 하는 고양시에서 구도심과의 상생협력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개최됐다. 26일 열린 ‘경기도 정책토론대축제’는 오준환 도의원이 좌장을 맡았다.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토론회에는 정영권 CJ라이브시티 부사장, 김철수 LH 고양사업본부장, 김석조 GH 고양사업단장, 차경환 경기도 도시정책과장, 김태현 경기도 소상공인과장 등 고양시 도시개발을 담당하는 주요기관들의 핵심인물들이 대거 참석했다. 민간 전문가로는 허준 동덕여대 글로벌마이스전공 교수, 양정임 숭의여대 관광과 교수, 조희덕 한신공영(도시정비사업 전문) 상무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토론회에 앞서 오준환 도의원은 지역 경제인들과 소상공인 등 고양시민 70여 명과 함께 ‘지역상생 협력위원회’를 발족하고 초대 회장을 맡았다. 오 의원은 “오늘 지역상생 협력위원회를 발족한 이유는 CJ나 LH, GH 등에 부담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힘을 합쳐 상생하고 발전하자는 의미”라면서 “새로운 기반시설이 들어오는 것에 고양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열렬히 환영한다. 성공적인 도시개발이 되도록 함께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토론회에 앞서 '고양시 지역상생 협력위원회' 발족식이 열렸다.
토론회에 앞서 '고양시 지역상생 협력위원회' 발족식이 열렸다.

토론회 주제발표에 나선 허준 동덕여대 교수는 ‘CJ라이브시티를 중심으로 신구상권과 신구주민의 상생 활성화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허 교수는 글로벌 기업인 ‘아마존’의 등장이 미국의 시애틀시에 어떤 영향력을 끼쳤는지 소개했다.

시애틀의 사우스레이크 유니온은 자동차 정비공장이 집중된 낙후지역이었지만 2010년 아마존 본사가 들어서면서 환경이 개선됐다. 아마존의 적극적인 투자로 시애틀은 10년 만에 도시의 모습이 확 바뀌었는데, 시민들의 생활방식은 물론 부동산가격 상승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아마존을 따라 IT기업들이 들어오면서 도시가 활력을 얻었다.

지역 상권을 악영향을 준 일도 있었는데, 바로 유명한 ‘무료 바나나’ 정책이다. 아마존은 직원들의 허기를 달래주기 위한 아이디어로 회사 근처에서 바나나를 무료로 나눠줬는데, 바나나는 아마존 직원뿐 아니라 거리를 지나는 누구에게나 공짜로 제공됐다. 시애틀에서 바나나를 돈 주고 사 먹을 일이 없어지자 식료품 가게와 외식업체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발생했다. 식당에 바나나를 들고 온 사람들 때문에 바나나 껍질을 처리하는 것도 식당 입장에서는 피해였다. 이렇듯 글로벌 기업의 직원복지 정책이 도시의 피해를 주는 듯했으나 도시 구성원들은 이를 스스로 극복해 냈다.

시간이 지나자 바나나를 나눠주는 ‘바나나 스탠드’가 오히려 관광객들의 핫플레이스가 됐고, 주변 상권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주변 상점 주인들은 바나나 껍질을 버릴 수 있도록 휴지통을 문밖에 비치했고, 껍질을 버리러 온 소비자들은 가게 매출을 올려줬다. 껍질을 치워주는 대신 인근 카페에서는 바나나와 어울리는 다양한 음식을 개발했고 바나나 스탠드를 투어하는 여행상품까지 개발됐다. 도시의 골칫거리라고 생각했던 거대기업의 바나나 무료나눔이 도시의 모습을 결과적으로 긍정적으로 바꿔놓았는데, 이를 두고 사람들은 ‘바나나 효과’라 부르기 시작했다.

26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경기도 정책토론회.

글로벌기업이 도시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지만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고 다양한 시민들이 동참한다면 좋은 방향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도시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여 보여 준 최초의 사례다.

허 교수는 “고양시에서도 충분히 바나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믿는다”며 “CJ라이브시티의 어떤 요소가 고양시의 ‘바나나 스탠드’가 될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CJ라이브시티를 관통하는 하천인 ‘한류천’도 수질개선 문제 등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아 지금은 골칫거리로 여겨지고 있는데, 과제들을 지혜롭게 해결한다면 수변공원이 가진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생각된다”며 “획기적인 변화를 통해 고양시의 바나나 스탠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허 교수는 도시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는 신동력으로 ‘원격근무가 가능한 고연봉 근로자들이 생활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미래도시’를 제안했다. 

그는 “팬데믹이 종식된 후에도 기술의 발전으로 원격근무는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디지털 노마드 시대를 열 국제 원격근무 도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최근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원격근무의 허브는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다. 두바이는 원격근무 관련 부처를 설치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하고 있는데, 글로벌 방문객들이 CJ라이브시티를 체험하고 이들이 일과 휴식을 함께 할 곳으로 일산을 선택한다면 자연스럽게 글로벌 워케이션의 중심도시가 일산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기존 상권과 지방정부가 손을 잡고, CJ가 비전을 제시한다면 고양시가 한류비즈니스의 허브도시로써 충분히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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