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신동 최동립 군

카메라 앞에 선 최동립 학생. 무대에서면 무대본능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카메라 앞에 선 최동립 학생. 무대에서면 무대본능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10월 1일 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에서 열린 제26회 고양시민가요제 12명의 본선 진출자 중 눈에 띄는 한 사람이 있었다. 앳된 얼굴의 초등학생 출전자. 이 어린이는 관객이 500명 정도 모였던 어울림극장 큰 무대에서 떨지도 않고 리듬을 타며 가수 박상철의 ‘울엄마’를 불러 인기상을 받았다. 대화초 6학년에 재학 중인 최동립 군이 그 주인공이다. 

“본선 갔을 때는 후회 없이 잘 부르자는 생각을 했어요. 무대 가기 전에는 조금 떨렸지만, 막상 무대에 오르니 떨리지 않았고, 노래를 시작하니까 객석에서 박수를 치며 호응해주셔서 기분 좋게 노래를 불렀어요.”
배포 큰 이 어린이는 노래하면서 응원을 왔던 열댓 명 친구들 얼굴도 보았고, 담임선생님이 보내주신 꽃다발, 엄마가 들고 있던 응원 현수막 ‘노래 신동 최동립, 대화마을의 자랑 #대상 가자’도 다 보았단다.

최 군이 본격적으로 트로트의 세계에 들어선 것은 2020년 1월부터 3월까지 대한민국에 트로트열풍을 불러온 ‘미스터 트로트’가 계기가 됐다. ‘나보다 어린아이들이 나와서 하는데 나도 할 수 있겠다’하는 마음으로 혼자서 노래 연습을 시작했다. 한동안 하다보니 꺾기도 되고, 바이브레이션도 됐다. 엄마 김세연 씨는 동립이의 노래를 듣고 ‘내 아들이지만 참 잘하네~’했단다. 
4학년 되면서 노래가 다듬어지고 집안 어른들이 모이는 날에는 트로트 공연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잘한다고 칭찬했다. 한번은 집에 놀러 오신 분이 노래를 듣더니 “잘하는데 가수로서 가능성이 있는지 전문가에게 테스트 한번 받아보라”고 권했다. 작곡가이자 노래 교실을 운영하는 금동하 선생을 소개받아 찾아갔다. 금동하 선생은 동립 군의 노래를 들어보고 잘한다며 배워보라고 했다. 

고양시민가요제에서 '울엄마'를 부르는 최동립군. 이날 인기상을 수상했다.
고양시민가요제에서 '울엄마'를 부르는 최동립군. 이날 인기상을 수상했다.

“선생님은 처음 듣는 노래를 틀어주시고 연습해봐라, 하고 나가세요. 제가 연습하고 있는데 들으시더니 너 천재냐? 그러셨어요.”
동립 군은 노래를 세 번 정도 들으면 외워서 부른다. 지난해 9개월간 매주 토요일이면 서울에 있는 금 선생의 사무실에 가서 2시간 동안 레슨을 받고 연습하기를 반복했다. 송포에서 서울까지 오가는 거리와 시간, 연습 시간 등 5학년 어린이에게는 체력적으로 벅찬 과정이었다. 결국 레슨은 중단했다. 그래도 전문 선생님에게 배우고 소리가 많이 다듬어졌다.
최동립 군은 서너 살 때부터 음악이 나오면 춤추고 박자 타고 동요 부르기도 좋아했다. 동립이의 노래 실력은 아버지의 끼를 이어받은 것이다. 사실 아버지는 트로트 가수 지망생이었다.
“아빠 차를 타면 항상 트로트를 들었던 것 같아요. 어려서부터 많이 접했죠.”
동립 군이 노래를 시작하고 아빠는 우선 노래를 많이 들어봐라, 무조건 많이 들은 후에 가수를 따라서 불러라 등의 실질적인 조언을 해줬다. 

무대에 서기 전. 늘 긴장이 되지만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무대에 서기 전. 늘 긴장이 되지만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최동립 군의 무대 경험은 이번 대회가 처음이 아니다. 처음으로 선 무대는 2021년 CMB방송의 K-트로트 가요제였다. 김연자 가수의 ‘십 분 내로’를 불러 금상을 받았다. 2022년 임진강 가요제 예선 1등, 2022년 고양시민가요제 인기상 수상 등 경험을 하나하나 쌓아가고 있다. 고양학생 1000인 음악회에 2회 연속 합격을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참가하지 못했다. 송포동에서는 ‘노래 잘하는 아이’로 소문이 나서 마을축제에 섭외도 받았었다. 앞으로도 계속 다른 대회에 도전할 계획이다.

공부도 잘하고 야구와 운동을 좋아하고 친구도 많은 최동립 군. 노래를 부르고 나서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더 많아진 것 같다”며 쑥스럽게 웃을 때는 영락없는 13세 어린이다. 여러 사람 앞에서 멋있게 노래하는 사람이 되고 싶고, 많은 사람에게 노래를 통해 기쁨과 행복을 선사하고 싶다는 의젓한 생각도 한다. 가수의 꿈을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가는 최동립 군의 꿈을 응원한다.

 고양시민가요제에서 같은반 학생들이 응원을 해줬고, 인기상을 축하해줬다.
 고양시민가요제에서 같은반 학생들이 응원을 해줬고, 인기상을 축하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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