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기자의 공감공간] 문화공간 ‘문발살롱’

지혜의숲과 연결된 ‘지지향’ 1층 로비  
아름다운 주변 환경과 편안한 실내 공간
책 보고, 강연 듣고, 음악회 감상하고
책과 글의 향기 피어나는 문화 사랑방

[고양신문] ‘책은 최고의 장식품’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이 어울리는 장소는 단연 파주출판도시일 것이다. ‘종이의 고향’이라는 의미를 담은 ‘지지향(대표 고영은)’은 책과 함께 하룻밤을 지낼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이다. 지지향의 1층 로비에는 ‘문발살롱’이라는 독특한 문화공간이 있다.

이곳은 2020년 5월에 새롭게 단장을 했다. 편안한 의자와 세련된 테이블을 구비하고, 전문가들이 선정한 도서들을 진열했다. 150평 규모의 공간 어디에서든 책을 만날 수 있다. 여행 서적을 비치한 책장 앞에서 책을 뒤적여 보고, 출판사별 기증도서를 진열한 서가도 둘러볼 수 있다. 공간을 밝히는 적당한 자연광과 차분한 조명이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안쪽 다인석은 모임이나 회의용으로 활용된다. 

문발살롱의 어느 자리에 앉아서 어느 곳을 바라보든 멋스럽다. 계절이 바뀌는 바깥 풍경이  커다란 통창 너머로 사시사철 펼쳐진다. 주변을 산책하면 그때 그때 다른 모습의 자연이 다가온다. 요즘에는 갈대 샛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느낄 수 있다. 지지향 객실 이용자들에게는  24시간 개방되며, 투숙객들 중에는 밤에 이곳에 내려와 독서삼매경에 빠지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오은지 홍보팀장은 문발살롱이라는 이름을 짓는 데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전했다. “지역 이름인 ‘문발리’는 ‘글이 피어나는 마을’이라는 뜻이에요. 거기에다가 중세 유럽에서 사교의 장으로 활용되던 '살롱'을 더했어요. 문발살롱을 찾으시는 모든 분들에게 문학이 피어나고 문화가 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답니다.”

여러 멍이 함께 앉을 수 있는 테이블
여러 멍이 함께 앉을 수 있는 테이블

공간 한 켠에 있는 작은 무대에서는 인문학 강연이 진행되고, 음악회가 열리기도 한다. 살롱 내부의 카페는 상시 오픈 상태가 아니라 평소에는 외부에서 음료를 반입할 수 있으며, 자리에 앉아 조용한 대화도 가능하다. 9월부터는 매달 1회씩 ‘기록’을 주제로 하는 강연을 하고 있다. 문보영 시인, 박참새 작가, 박지수 편집장, 황예지 사진가의 전시와 강연이 내년 1월까지 계속된다. 

행사를 준비한 박상현 매니저는 “책과 인문학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높이고자 기획되었다”면서 “독자, 작가, 출판사 3자 간의 만남을 통해 독서 운동을 확산하고 인문학 콘텐츠 생산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올해 상반기에는 ‘방’을, 하반기에는 ‘기록’을 주제로 전시와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일에는 잡지 <보스토크>의 박지수 편집장의 강연이 있었다. 박 편집장은 사진 잡지를 비롯한 단행본 출간과 사진전을 기획하고 있다. 그는 이날 글과 사진으로 이루어진 기록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들려줬다. 다음달 10일에는 황예지 사진가의 강연과 워크숍이 예정되어 있다. 황 작가는 산문집 『다정한 세계가 있는 것처럼』의 저자이다. 강연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출판도시 인문학당 또는 출판도시문화재단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문발살롱 가운데에는 빨갛고 커다란 우체통이 놓여 있다. ‘부치지 못한 편지’ 행사용이다. 편지는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지 못하는 이에게 나의 소식을 전할 수 있는 도구이다. 언제,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마음이 가 닿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어 있게 마련이다. 익명으로 써서 우체통에 넣은 편지들은 인문학당 SNS와 유튜브에 업로드되고 소개 영상으로 올라간다.

지혜의숲에서 책을 고르는 방문자들
지혜의숲에서 책을 고르는 방문자들

오은지 팀장은 “출판도시에는 다양한 문화 관련 업체들이 입주해 있어요. 갤러리가 있고, 작가들이 있고, 영화와 연극인들이 있지요. 이곳에서 그들과의 협업을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얼마 전 탤런트인 ‘스튜디오 끼’ 이광기 대표와 지지향에서 진행했던 그림 전시도 새로운 시도였어요. 지역사회의 커뮤니티 확장을 위해 독서모임, 와인모임, 커피모임 등 여러가지 프로젝트들을 해나갈 생각입니다”라고 덧붙였다.

게스트하우스 지지향에는 2층부터 5층까지 총 79개의 객실이 있다. 룸에는 TV가 없다. 이 중 10개는 시나리오 작가들에게 집필 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예전에 인기가 많았던 ‘작가의 방’은 새로운 테마 룸으로 기획 중이다. 책의 숲에 파묻힐 수 있는 지혜의숲, 책과 함께 숙박할 수 있는 지지향, 책을 통해 행복해지는 문발살롱은 자주 가고 싶어지는 공간이자, 나만 알고 싶은 공간이기도 하다.

주소 : 파주시 회동길 145 
문의 : 031-955-0090

문발살롱 야외 김소윌시의 다리 풍경
문발살롱 야외 김소윌시의 다리 풍경
지혜의숲과 문발살롱의 야경 
지혜의숲과 문발살롱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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