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하면 효과있다 70%

고양시·청거리 청소년의식조사 결과

“전 지금 1학년인데도 불구하고 저녁 9시까지 학교에서 타율학습을 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TV에서는 자율학습이 없어졌다고 하더군요. 근데 왜 저희학교에는 타율학습이 생긴거죠.”
“야자,(야간자율학습) 모의고사, 특기적성교육까지 모두 불법입니다. 특기적성은 3만원을 내면서 억지로 합니다.”
“우선 보충 문제집만 8만원 가량 냈구요 보충수업비가 나오면 거의 10만원이 넘게 학교에
내는 셈이 됩니다. 저는 원하지 않아요.”
“친구 아버지께서 교육청에 전화를 걸어 야자에 대해 물어보니 교육청에서 불법이라고 분명히 했다구 합니다.”

방학을 앞두고 고양시 교육청 자유게시판은 강제적 자율학습과 특기적성교육이란 이름으로 실시되는 사실상 보충수업에 반발하는 학생들의 글이 도배되다시피 했다. 해당 학교도 일산, 화정과 외곽 지역의 학교까지 다양했다. 결국 주엽고교가 특기적성교육을 자율 선택으로 바꾸는 나름의 ‘성과’가 있었지만 공식적인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교육부는 올 새학기부터 보충수업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되 학생 희망에 따라 교(강)사 및 프로그램 선택권이 보장되는 교과 관련 특기적성 교육(논술, 수리탐구반,영어독해반,실험탐구반 등)만 허용했다. 자율학습의 경우 학교에서 자율학습을 위한 장소와 시설 제공은 가능하지만 반강제적, 획일적인 자율학습과 자율학습비 징수를 금지했다. 그러나 교육부가 최근 전국 6개 교육청 산하 고교 95곳을 대상으로 특기ㆍ적성교육 운영실태를 점검한 결과 정상 운영중인 곳은 21개교(22.1%)에 불과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불법임이 명백한 강제적 보충수업을 학교들이 단속의 눈을 피해 실시하는 이유에 대해 학교측은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놓고 공부를 할거라고 믿는 학부모들의 요청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 자율학습과 보충수업에 대해 대다수 학생들은 별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작년 12월 고양시 주최, 청소년거리위원회가 주관, 고양교육청 후원으로 실시헤 최근 결과가 발표된 <고양시 청소년의 생활과 의식> 조사결과는 이러한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26.9%(534명)의 학생들이 보충수업이 성적향상에 ‘절대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55.5%(1101명)이 도움이 안된다고 답했다. 또 야간 자율학습에 대해서는 58%(1137명)이 도움이 안되며 도움이 된다는 답은 20%(391명)에 불과했다.
학교수업에 대해서는 44.1%(270명)이 도움이 된다고 답했고 도움이 안된다는 답은 23.2%(481명)이어서 수업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답이 많았다. 개인 또는 그룹과외는 도움된다는 답이 46.5%(917명)인 반면 도움이 안된다는 답은 27.9%(549명)이었다. 교육방송에 대해서는 51.7%(1040명)가 도움이 안된다고답했으며 24.6%(496명)만이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인터넷에 대해서는 학생들도 공부에 별로 도움이 안된다 57.8%(1155명) 고 생각하고 있었다.
특이할 만한 것은 혼자 공부하는 것에 대해 효과가 높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높아 고2 남학생의 경우 65.3%, 여학생은 73.3%가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백신고 김대운 교사는 “강제적 수업의 경우 별 효과가 없다”며 “그러나 이번에 백신고의 경우 과목별로 선택을 하도록 했는데 자신이 희망한 학생들의 경우는 수업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결국 타율학습과 강제적 보충수업은 일부 학부모들을 안심시킬 수는 있으나 희망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자리지키기’일 뿐이다. 또 교육청 단속을 피해가며 ‘위법’을 행하는 학교의 모습을 학생들에게도 결코 교육적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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