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갤러리박영 특별전 ‘두레문화, 박영70’

설립자 안원옥 회장 고미술품 컬렉션
소치 허련, 청전 이상범, 운보 김기창 등 
30년 만에 공개되는 대가들의 작품 
책 주제로 한 현대미술도 함께 전시

[고양신문] 도서출판 박영사가 파주출판도시에 설립한 갤러리박영이 오픈 15주년을 맞았다. 29일에는 갤러리박영에서 ‘두레문화, 박영70’ 특별전을 기념하여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오프닝 행사에는 김달진 미술자료박물관장, 장동석 출판도시문화재단 사무처장, 이동춘·오재우 사진작가와 언론사 기자들 20여 명이 참석했다. 갤러리박영의 안수연 대표는 박영사가 출판도시에 뿌리를 내리기까지의 역사를 들려줬다.

전시작품 중에는 한국미술사에 커다란 획을 그은 대가들의 작품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청전 이상범, 의제 허백련, 심산 노수현의 작품 외에 위창 오세창, 소치 허련, 연담 김명국의 작품 등 이른바 ‘벽송 컬렉션’이다. 수집작들은 30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왔으며, 그동안 한 번도 소개되지 않았던 제목 미상의 희귀작들이다.

청전 이상범의 작품 [이미지제공=갤러리박영]
청전 이상범의 작품 [이미지제공=갤러리박영]

전시장 한가운데에 걸려 있는 이상범의 대형 그림은 내금강 진주담의 가을 전경을 담은 작품으로 한국적 서정미와 향토색이 짙게 느껴진다. 허백련은 남도 서화계의 상징적인 화가이자 한시와 고전화에 통달한 인물로, 독특한 서법을 구사한 전형적인 문인 화가로 평가받는다.

서울대 교수로 재직했던 노수현은 서화협회에서 활동하며 창덕궁 대조전 내전 벽화를 그렸다. 간결하고 온화한 화풍으로 전통적인 남종화 산수를 구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보 김기창의 붉은 빛이 도는 복숭아 나무 그림과, 고종의 어진을 그린 심전 안중식의 작품도 주목할만하다. 

소전 손재형의 서예 작품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소전은 중국의 서법, 일본의 서도와 달리 ‘서예’라는 새로운 명칭을 주창해 현대 서예운동을 이끈 인물이다. 서예와 문인화에서 일가를 이루었을 뿐만 아니라, 정원과 고건축 분야에서도 안목을 갖춘 다재다능한 예술가였다. 그는 당시 일본에 있던 추사의 ‘세한도’를 국내로 되찾아온 문화재 수집가이기도 하다. 

안중만 회장 현대미술 컬렉션 중 칸디다 회퍼의 작품 [이미지제공=갤러리박영]
안중만 회장 현대미술 컬렉션 중 칸디다 회퍼의 작품 [이미지제공=갤러리박영]

갤러리 안쪽에는 책을 주제로 한 작품들과 현 박영사 안종만 회장의 현대미술 컬렉션이 전시돼 있다. 박영사가 출판한 책을 활용한 토마스 엘러의 조형작, 랄프 플렉, 칸디다 회퍼의 대형 설치작까지 함께 관람할 수 있다. 내년에 카이스트 초대미술관장으로 부임예정인 이진준 작가의 기증작도 있다. 박영 스튜디오 1기 출신인 그는 알파벳으로 박영을 표현했다. 오재우 작가는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라는 작품을 출품하여 전시를 더욱 빛냈다.

이번 전시의 포스터는 이동춘 사진작가가 제작했다. 그동안 그는 전통 문화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경북 안동의 종가 사진을 한지에 프린트한 작품을 전시했다. 박영사에서 출간한 고서를 사진에 담아 박영사의 70년 역사를 작품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번 기념전은 박영사의 창업자인 고 안원옥 회장이 수집한 ‘벽송 컬렉션’의 가치를 되짚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초대작가들의 작품까지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다. 고미술품의 향취와 현대미술의 감각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전시는 2월 15일까지이며, 일요일은 휴관한다. 문의 031-955-4071

운보 김기창의 작품
운보 김기창의 작품
심전 안중식의 작품 [이미지제공=갤러리박영]
심전 안중식의 작품 [이미지제공=갤러리박영]
이동준 작가의 사진작품 [이미지제공=갤러리박영]
이동준 작가의 사진작품 [이미지제공=갤러리박영]
조나단 갤런의 작품
조나단 갤런의 작품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