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조직개편안이 8일 진행된 고양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안건심사에서 부결됐다.
▲고양시 조직개편안이 8일 진행된 고양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안건심사에서 부결됐다.

시의회 기획행정위 표결로 반대
이번 임시회 본회의에 부의 않기로
예산삭감에 이어 이동환 시장 ‘사면초가’

[고양신문] 이동환 시장이 추진하고자 했던 조직개편안이 8일 또다시 시의회에서 부결됐다. 지난달 9일 부결된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고양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안건심사에서 의원 8명은 표결을 통해 조직개편안 관련 2개의 안건(행정기구 및 정원조례, 사무위임조례 일부개정안)을 모두 부결시켰다. 

기획행정위는 여야 동수로 4명씩 구성돼 있어 지난 1월 조직개편안 표결에서도 찬반 4대 4로 부결된 바 있다. 기획행정위 송규근 위원장은 “이번 표결결과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며 “3월 초 열리는 임시회에서 조직개편안이 다시 안건에 상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획행정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결정은 당론으로 미리 정하지는 않았다. 의원 개개인의 합리적 판단에 따른 의사결정이었다”며 “한 달 전에 부결된 조직개편안이 그대로 올라왔기 때문에 애초에 부결 가능성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직개편안 부결로 시의회와 이동환 시장과의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준예산 체제에서 어렵게 본예산이 통과됐지만, 결과적으로 시장 업무추진비가 대폭 삭감됐고 공약사업 예산도 일부 깍이면서 이 시장은 시의회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 왔다. 그러나 시의회는 이 시장의 그런 반응에 아랑곳 않고 이번 조직개편안도 부결 결정을 내렸다. 

시의회의 이번 결정으로 이동환 시장은 임기 초부터 사면초가에 놓이게 됐다. 그도 그럴 것이 임기 내 추진하고자 했던 ‘신규사업 예산’이 이번 본예산 삭감으로 큰 타격을 입었고, 본인의 시정운영 방향에 따라 개편되어야 할 ‘공무원 조직’을 갖추는 것도 상당히 늦춰지게 됐다. 여기에 ‘신청사 이전 이슈’로 덕양주민들은 시청 앞에서 최근 대규모 시위까지 벌이고 있어 여론도 좋지 않다. 이 시장의 독단적 시정운영으로 덕양과 일산의 지역갈등이 더 커지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기획행정위 소속 공소자 시의원은 “이번 조직개편안을 보면, 이 시장이 평화·통일·여성·청년이란 단어를 유독 싫어하는 것 같다”며 “청소년과 여성 관련 부서를 통폐합하거나 축소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송규근 위원장은 “조직개편안의 내용도 문제지만 개편안에 대해 시의회와 논의하는 과정이 매우 부실했다는 점도 문제다. 오직 일방적인 설명만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의회 의견청취를 위한 의총을 시집행부가 넉 달 동안이나 열지 않다가 지난주(2월2일)에 처음 열었다. 그날 ‘우리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것인가?’라고 공무원들에게 물으니 ‘이미 입법예고가 끝나서 의견반영은 안 된다’라고 하더라. 시의회의 의견을 무시한 채 매번 같은 안을 가져오면서 안건이 통과되기를 바라는 것이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번 의견청취도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의견반영이 안 되는 의견청취를 할 필요가 있는지 이동환 시장에게 묻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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