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독도 수영종단 밀착취재

울릉도~독도 종단은 전국민이 관심을 보인 고양시 수영연합회의 쾌거였다. 지난 8월 3일 대화동의 연합회 사무실을 떠나 6일 아침 독도 해안에 도착하기까지 3박 4일은 선수단 모두가 평생 못 잊을 긴장의 여로. 특히 동해의 검푸른 바다를 가른 마지막 이틀은 목숨을 건 절체절명의 시간이었다. 숨이 막혔던 긴장의 순간, 그리고 가슴이 뻐근했던 감격의 순간들을 밀착 취재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   

8월 3일 새벽 울릉도~독도 종단팀은 대화동을 출발하여 묵호항에 도착, 울릉도행 배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막 태풍이 지나가던 터라 파도의 흔들림이 심상치 않았고 배를 탄지 10여분 만에 ‘욱-’ 하는 소리와 함께 선수 한 명이 멀미를 시작했다. 결국 흔들리는 배안 여기저기에서 구토를 하거나 흙빛 얼굴로 배를 움켜잡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2시간 40여분 만에 마침내 울릉도에 무사히 도착해서 숙소에 여장을 푼 후 모두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선수들은 마지막 훈련을 하러 해안으로 갔다. 가벼운 준비운동을 마친 후 잠수훈련을 할 때 어린선수 진주(15)양은 끝내 울음을 터뜨렸고 슈트를 입고 바위를 도는 두 번째 훈련을 마친 후 다시 숙소로 돌아와 내일 있을 수영종단에 대한 마지막 설명을 듣고 잠을 청했다.
8월 5일 새벽 3시. 선수들 모두 장비를 갖추고 독도로 가는 출발점인 저동항에 도착했고 서로를 독려하며 용기를 북돋았다. 새벽 4시 40분경 아직 어둠이 고즈넉이 가라앉은 지평선 너머에서 해양경찰청 삼봉호가 희미하게 그 모습을 드러냈다. 점점 커지는 삼봉호의 뒤로는 선수들을 태우고 갈 대연호 동영호 용성호 해동호 복성호가 열을 이루어 따라와 해안 500m앞에서 조용히 정렬했다.
5시 15분경 모든 준비를 마친 선수들은 ‘독도! 나가자! 화이팅!’ 구호를 외치며 모두 차디찬 동해 바다에 뛰어들어 각자의 배로 향했다. 출발 전 모두 뱃전에 나와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고 1번 주자인 진민우 선수의 몸이 바다를 가르며 독도를 향해 출발했다.
전날까지 파도가 높고 바다가 거칠어서 모두들 걱정했지만 이 날 만은 신기하게도 난폭하기로 이름 높은 울릉도~독도 구간이 얌전한 고양이 마냥 잔잔했다.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1인당 2km씩 헤엄쳐서 뒷사람과 교대를 했는데 몇 명 교대하기도 전에 시야에서 모든 마른 땅들이 사라지고 바다와 하늘로만 가득 찼다.
그렇게 선수들은 바다를 가르며 독도를 향해 갔고 어느덧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밤이 찾아왔다. 넓디넓고 고요한 망망대해에 떠 있는 배들과 바다를 비치는 조명 하나만을 믿으며 선수들은 수영을 계속 해 나갔다.
배 안에서 시간의 여유가 있는 선수들은 잠을 청했지만 망망대해에 일엽편주로 떠 있는 것 같은 선수들의 마음에는 불안이 싹트기 시작했다. 하지만 누군가 갑자기 ‘일출이다!’라고 소리를 지르자 깜짝 놀란 사람들은 모두 동쪽 뱃전으로 고개를 돌렸다.
바다에서 솟아오르는 은은한 빛은 지평선은 붉게 물들었고 얼마 있어 어둠을 완전히 몰아내어 선수들의 마음에서 불안감을 쫓아냈다.
오전 8시 경 누군가 ‘독도다~!’ 라고 외치는 소리에 사람들 모두 뱃전을 나가보니 독도가 그 두 개의 봉우리를 드러냈고 독도 정상에서는 독도수비대가 대형 태극기를 휘날리며 선수들을 환영하고 있었다. 결국 독도 전방에서는 모든 선수들이 바다에 뛰어내려 독도를 향해 헤엄쳐 나가기 시작했고 6일 오전 9시. 28시간의 대장정을 마친 선수들은 마침내 독도에 상륙했다.
독도에 도착한 선수들은 모두 초대형 태극기를 펼치고 애국가를 불렀다.
그런데 갑자기 호랑이같이 무서운 허성윤 총감독이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여기까지 따라와 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했고 산 같은 덩치의 서두원 수석코치조차 엉엉 소리 내어 울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수호문을 낭독하고 애국가를 부른 후 독도팀은 수비대원들에게 위문품을 전달하고 정상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독도의 자연을 만끽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그렇게 독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떠나야 할 시간, 선수들은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고 수비대원들은 ‘또 오라’는 말과 함께 독도팀을 배웅해주었다.
그렇게 모든 일정을 마친 독도팀은 이틀간의 모험을 가슴에 안고 7일 울릉도에서 묵호 항으로 출발했고 15일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김낙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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