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영로 운정고등학교 교장

[고양신문] 피영로(58세) 교장은 “고양시에 거주하고 있는 우수한 실력의 학생들 반 이상이 운정고등학교에서 꿈을 키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고양과 이웃하고 있는 운정고는 파주지역 학생들도 있지만 고양지역 44개 중학생들이 입학하는 학교다. 일반적으로 공부에만 집중하다 보면 ‘우리’라는 단어를 잊을 때가 많다. 하지만 이곳 운정고는 ‘웅지, 창의, 도전(인성과 지성을 겸비하고 더불어 성장하는 배움의 공동체)’의 교훈처럼 ‘친구와 함께’라는 문구가 일상이 된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가르쳐주며 인성을 바탕으로 실력도 쑥쑥 쌓고 있다.

이번 대학 입시에서 3학년 9반(담임 조상경 22년차)은 학생 수 34명 중 무려 서울대 5명, 의대 5명, 연세대 4명, 고려대 4명, 카이스트 2명이 각각 합격하며 우수한 성과를 냈다. 조상경 담임은 “저녁 10시까지 진행되는 야간자율학습시간도 함께 동고동락하며, 행복한 교실 공동체를 위해 서로 토닥토닥하여서 좋은 성과가 나온 것 같아 뿌듯하다”고 했다.

3학년 9반뿐만 아니라 운정고는 2월 16일 기준으로 4년제 대학에 총 631명이 합격했고, 서울수도권에만 440명이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피 교장은 “대학 입시라는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준 학생들이 기특하다”고 했다.

피영로 교장은 일산서구 구산동에서 태어났고 현재도 영농하는 어머니, 은행원 아내와 오순도순 이곳에서 살면서 운정고로 출퇴근한다. 교사가 된 건 송포초등학교 6학년 때 운동회 날 다른 집은 부모님들이 통닭을 준비했는데, 넉넉하지 않은 집안 형편으로 피 교장의 어머니께서는 그 당시 가격이 저렴했던 ‘닭모래 주머니 볶음’을 해오셨다. 담임께서 운동장 테두리에서 점심을 드시는 부모와 학생들을 찾아다니며 인사를 나누었다. 피 교장은 “선생님의 ‘영로네 것이 제일 맛있다’는 칭찬 한마디에 부끄러움도 사라지고 힘을 얻었다”며 “학생들에게 힘을 주는 교사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이후 고등학생 때까지 변함없이 장래희망은 교사였고 그 꿈을 키워나갔다. 대학에서 일반사회교육학과, 대학원에서 교육학과를 전공한 후 1994년 능곡중에서 첫 교사생활을 시작했고, 백신고, 화수고, 화정고, 운정고에서 근무했다. 2017년 백석고에서 교감으로 지냈고, 2021년부터 운정고 제3대 ‘공모 교장’으로 교직에서 33년째 근무 중이다.

피 교장은 “운정고 교사 시절 때 학생들이 인성 좋고 학습의욕이 넘치던 모습이 와 닿았다. 학교운영에 맞게 교사, 지역대표, 학부모, 교육청이 서류와 면접 심사하는 ‘공모교장’에 지원해서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피영로 교장의 교육철학은 ▲원칙과 절차를 준수하고, 다른 사람에게 먼저 양보하는 사람 ▲도전하는 청년답게 희망을 갖고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가슴에 담고 열심히 노력하며 최선을 다 하는 리더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고자 열심히 학습하는 리더이다.

운정고는 개교한 지 10년밖에 안 됐지만 ‘명문고’라는 명칭에 어울리도록 학생과 교사가 일심동체가 되어 활발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한 반의 반 이상이 지축, 고양, 도래울 등에서 등교하는데 고양시 학생들이 올 수 있었던 것은 야간자율학습이 마쳤을 때도 ‘셔틀버스(명성투어, 서동진 대표)’를 운행하기 때문이다(작년 기준 14대).

피 교장은 “서동진 대표가 코로나 상황에도 버스회사 영리보다는 학생들 편하게 학교 다니도록 배려해주어 고마움이 크다”고 했다.

운정고는 ‘자율형 공립고’다. 교육부에서 교육력 향상을 위해 교육이 열악한 곳을 선정해, 예산지원, 학교가 원하는 초빙 교사제, 다양한 교육과정 등이 운영된다. 2025년까지 자율형 공립고 지위가 연장됐고, 최근 파주시와 협약식을 통해 우수프로그램과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및 학교 경쟁력 강화 등에 대한 지속적 지원을 받게 된다.

피영로 교장은 “송포농협 조합원과 농촌지도자 송포지구 회원으로 있으며, 주말에는 영농하는 어머니 일손을 돕고 있다”며 “좋은 학생, 학부모, 동료 교사들 만난 것 행운이며 남은 교직생활에도 보람을 가득 쌓겠다”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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