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에 물린 새끼 지키려 집 마련

 

덕양구 지영동 단독주택에 사는 김영분(51쪾여)씨는 봄이 되면 처마 밑의 작은 공간에 신경을 쓴다. 그곳은 봄부터 가을까지 진기한 손님(?)이 머무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손님은 다름 아닌 제비 가족이다. 

강남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는 이야기는 노랫말이나 등장할 만큼 제비가 줄어든 지 오래다.그러나 김씨 집엔 3월 삼짓날 쯤이면 어김없이 제비 한 쌍이 날아와 둥지를 튼다. 올 초에도 그 단골이 찾아와 온 가족이 반겼으나 얼마 후 떠나버렸다. 환경이 안 좋았나 걱정하던 차에 지난 6월엔 다른 한 쌍이 빈 제비 집에 들더니 새끼 세 마리를 깠다. 김 씨네 온 가족이 반겼음은 물론이다.

새끼들은 어느덧 보송한 털이 돋아 날개 짓이 한창이다. "짹~짹" 소리를 지르며 먹이를 달라고 보채는 모습은 온 식구들이 즐기는 구경거리다.

그런데 그 중의 한 마리가 얼마 전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몸을 가누지 못해 둥지에서 떨어진 어린 것을 마당에 있던 개가 '덥썩' 를 물고 간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다행히도 집에 있던 아이들이 이를 발견하여 새끼는 죽음을 면했다.

사고가 난 뒤 김씨 자녀는 제비 가족에게 조그만 대나무 바구니(사진)로 새 집을 마련해줬다. 연희쪾연택은 개에 물려 발육상태가 나쁜 새끼에 각별한 신경을 쓴다. 주인 김씨는 " 새끼를 극진히 돌보는 어미의 모습에서 ‘아이들에 소홀하지 않았나’ 자성의 마음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제 그가 일터에서 돌아와 보면 텅빈 제비 집을 보게 되면 겨울이 가깝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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