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찬 조영란 ‘오랑주리’ 공동대표

[고양신문] ‘우와~ 여기가 지상낙원인가?’

출입문을 들어서면 누구나 이런 감탄사를 쏟아내는 곳이 있다.

양주시 마장호수 산책로 바로 앞에 자리한 대형식물원(3000여 평카페 오랑주리(오렌지정원)’를 설계해서 운영 중인 주인공은 박종찬과 조영란 부부 공동대표다.

두 부부는 고양시 마두동 집에서 고양IC를 지나 오랑주리까지 40여 분 차량으로 달려오는 매일 매일이 설렘으로 가득 차있다며 상기된 얼굴로 말한다.

남편인 박 대표는 김포시에서 20년 넘게 전자기기용 산업용 특수 반도체 테이프 제조 회사를 운영했다. 제품 특허도 내고 소위 말하는 잘나가는 기업을 이끌었다.

기업을 야심차게 운영하며 앞만 보고 달려오던 중 건강에 적신호가 찾아왔다. 과감하게 회사를 매각한 후 노후의 휴식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다니다가 지금의 장소를 보게 됐다.

박 대표는 음식점을 하던 곳인데, 화재로 기둥만 남고 6년간 폐허로 방치된 이곳을 보는 순간, 우리 부부 노후의 놀이터가 될 것 같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한다. 화재잔여물을 걷어내며 공사를 하던 중 겨울에도 운영할 수 있는 식물원 카페를 생각하게 됐다.

김포에서 살던 두 부부는 사위가 사법연수원에서 연수를 받을 당시 고양시에 처음 와봤다. 그때 호수공원 매력에 푹 빠져 사위 윗집의 M시티에 1년 살다가, 지금은 마두동 예쁜 주택단지에 13년 넘도록 살고 있다.

식물관련 경험은 지금 살고 있는 주택 정원에서 야생화를 조금 키워본 게 전부. 식물과 조경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유튜브를 보며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나갔다.

산의 지형을 그대로 살려서 바윗돌 판석 주변으로 식물 한 그루씩 심고 가꾸어 나갔으며, 작은 웅덩이 주변에 파피루스를 비롯한 수생식물을 심고 비단잉어들의 연못을 만들었다. 이곳 연못엔 후일 고객이 집에서 키우다 기증한 철갑상어도 살고 있다. 자연의 한 부분을 옮겨왔기에 도롱뇽, 가재, 다슬기도 자연스럽게 생태계를 이루며 살고 있고, 개구리는 겨울에도 개골개골 운다.

넓은 통유리로 마감한 실내정원 2층 바깥창가 자리에 앉으면 마장호수의 뷰가 한눈에 들어온다. 앞산에서 봄이면 힘껏 새순을 올리는 잎사귀, 여름엔 초록의 모습, 가을 단풍, 겨울의 상고대까지의 풍경들을 덤으로 마음껏 만끽할 수 있다.

실내는 200여 종의 나무와 꽃들이 심어져 있으며, 입구부터 상호에 어울리는 오렌지 계열의 탐스러운 한라봉 주변으로 왕의 망토(아프리카 보라색 나팔꽃)’, 기둥을 힘차게 타고 높은 천장까지 올라간 푸미라, 아이비 등이 있고, 바나나, 파파야, 구아바, 종려야자 등 열대식물이 푸르름을 자랑하고 있다.

아치형을 이룬 검은 눈의 수잔은 노란 바탕에 검은 점이 특색 있게 들어가서 주변을 밝히고 있고, 고객들의 요청으로 초화류의 작은 판매장도 카운터 옆에 열어두었다.

5년 동안 날마다 심고 가꾼 공동대표의 정성과 산에서 흘러나오는 보약 같은 물을 식물들에게 공급한 덕분에 식물원 안은 싱그러운 초록빛깔과 맑은 물소리가 있는 푸른 숲으로 변모했다.

때로는 영화촬영, 음악회, 스몰웨딩 등의 장소로 고객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오며 평일엔 400여 명, 주말은 2000여 명, 명절엔 더 많은 고객들이 즐겨찾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박 대표는 양주시에서 오랑주리 덕분에 길 양편으로 상권이 잘 조성되었다며 표창장을 주려 했는데, 고양시민이라서 정중히 거절했다고 한다.

대형식물원카페에 어울리게 관광버스 10여 대가 주차할 수 있는 넉넉한 주차공간에 내부 카페와 조금 더 가까이 장애인주차장을 갖추고 있다. 카페로 들어서는 잘 정돈된 곡선형 길 옆에는 요즘 튤립, 수선화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꽃잎 피울 준비를 하고, 인동초, 붓꽃, 아이리스, 목수국, 자작나무들도 새순을 올리고 있다.

조영란 대표는 농협대 최농경 관광농업을 올해 수료했는데, 이곳이 교육생들의 견학코스로도 큰 관심을 받았다.

두 부부는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전망 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 식물들과 함께하는 삶을 부부가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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