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기자의 공감공간] 애니골 갤러리카페 ‘라움’

예술과 휴식이 공존하는 문화체험 공간
생생한 색감의 프리미엄 레플리카 명화 
원작 프린팅 후 섬세한 리터치로 완성 
3개월마다 새로운 전시… 다음 달은 ‘모네’ 

예술의 감동과 일상의 여유가 공존하는 갤러리카페 라움. 앤틱 의자로 포인트를 준 테이블.
예술의 감동과 일상의 여유가 공존하는 갤러리카페 라움. 앤틱 의자로 포인트를 준 테이블.

[고양신문] 경의중앙선 기찻길 옆에 자리한 일산동구 풍동 애니골은 오래된 건물과 새롭게 단장한 건축물이 공존하는 곳이다. 작년 5월, 이곳에 ‘갤러리카페 라움(Raum, 대표 이석범)’이 오픈했다. 진회색 컨테이너 건물에 빨간색 차양으로 포인트를 준 카페는 식당들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건물 상단에 전시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어, 언뜻 보면 미술관처럼 보인다. 

커피와 그림, 와인이 있는 100평 규모의 카페에서는 현재 인상파의 거장 오귀스트 르누아르전이 열리고 있다. 언뜻 보면 원화처럼 색채가 선명하지만, 사실 카페에 있는 모든 작품은 원화가 아니라 레플리카라고 불리는 복제화다. 세련된 느낌이 나는 작품들에는 이석범 대표의 특별한 노력이 배어있다. 

카페에 들어서면 벽면 가득한 명화작품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카페에 들어서면 벽면 가득한 명화작품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카페를 들어서면 정면에 클림트의 대작 ‘키스’가 보인다. 전시 중인 명화들은 카운터 뒤쪽 벽면의 대형 스크린에도 영상으로 투사된다. 고흐, 모네, 르누아르의 명화들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아트 상품과 와인도 진열돼 있다. 손님들은 명화의 숲에 앉아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눈다. 그림 속 풍경처럼 평화로운 모습이다. 

르누아르 전은 안쪽에 마련된 별도의 부스에서 열리고 있다. 르누아르의 일대기를 설명하는 안내 글과 함께 대표 작품들이 진열돼 있다. ‘봄 화병’, ‘시골 무도회’, ‘피아노 치는 두 소녀’ 등은 세계 곳곳의 유명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걸작들이다. 벤치 하나만 놓여 있어 혼자서 감상하기에 알맞은 공간이다. 전시는 3개월마다 새로운 화가를 주인공으로 열리는데, 다음 달에는 모네전이 예정돼 있다.  

르누아르전이 열리고 있는 안쪽 부스. 그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벤치 하나만 놓였다. 
르누아르전이 열리고 있는 안쪽 부스. 그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벤치 하나만 놓였다. 

카페의 인테리어는 모던함과 고풍스러움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의자는 세 가지 톤으로 구비해 경직된 느낌과 단조로움을 피했고, 앤틱 가구로 포인트도 줬다. 손님들은 안쪽에 있는 클래식한 분위기의 좌석을 선호한다고 한다. 높다란 천장 아래에 설치한 조명과 샹들리에가 은은한 분위기를 더한다. 공간 구성이 잘 돼 있어 단체로 방문해도 불편함이 없다. 즉석에서 좌석을 조립할 수 있도록 가변성 있게 구성한 덕분이다. 무거운 클래식 대신 가벼운 팝송이 흘러나와 친근감이 든다.

커피는 강남의 유명 원두 로스팅 업체에서 납품받는다고 한다. 스페셜티 커피는 진한 다크 초콜릿 맛이 난다. 아메리카노 위에 부드러운 생크림을 얹은 라움슈페너가 시그니처 메뉴다. 커피 외에 차와 라떼, 에이드 등의 음료가 있다. 디저트로 쿠키와 케이크도 구비했다.  

스페셜티 원두로 내린 커피와 레인보우 케잌. 
스페셜티 원두로 내린 커피와 레인보우 케잌. 

갤러리카페 라움의 이석범 대표는 20년 차 고양시민이다. 이 대표는 세계 명화전시 업체인 ‘하트앤스페이스(Hart&space)’라는 회사를 운영 중이다. 전시를 기획하고, 3D 온라인 미술관을 만드는 등 다양한 일을 했다. 정부 지원을 받아 지방에서 모네, 클림트, 이수근 등의 전시를 열기도 했고, 성석동에는 그림을 출력하고 액자를 만드는 공장이 있다. 

“해외에서 원작 파일을 2만 점 정도 구입해 보유하고 있어요. 명화들은 디지털 파일이 있어야 출력을 할 수 있지요. 일반적으로 복제화는 조악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보통은 출력을 한 다음 투명한 바니시라는 도료로 표면 처리를 하기 때문이에요. 해상도가 낮기 때문에 큰 그림은 출력하기 힘들고요. 하지만 이곳에 전시된 작품들은 원작의 색상이 그대로 살아있는 작품들입니다.” 

이 대표는 캔버스에 프린트를 하고 나서 유화로 리터칭 과정을 거쳐 작품을 마무리한다. 원화의 질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한 달 정도 걸린다. 그림들을 모두 고급스런 원목 액자에 표구한다. 덕분에 복제화지만 퀄리티가 상당히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명화들에 둘러싸여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
명화들에 둘러싸여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

강남의 유명백화점 갤러리에서 수차례 전시와 판매를 한 이 대표는 “일반 시민들도 쉽게 접할 수 있게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카페를 떠올렸다”고 말한다. 카페를 오픈하기 전에는 빵집을 4년 정도 운영한 이력이 있다. 규모는 작았지만 손님들이 많았다고 한다. 당시의 경험이 지금 카페를 운영하는데 밑바탕이 됐다. 

카페 이름 ‘라움(Raum)’은 독일어로 ‘공간’이라는 뜻이다. 이곳이 특별한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은 이름이다. 가볍게 차 마시러 와서 그림을 감상하고, 프리미엄 레플리카 명화도 구입할 수 있는 장소를 콘셉트로 했다. 앞으로는 이곳을 문화예술 체험 공간으로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다. 와인 공부를 하고, 명화그리기, 미술 감상법에 대한 강좌를 운영하면서 음악 공연을 하는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려 한다. 

이 대표는 “단체행사를 위해 대관도 해 준다. 얼마 전 손님들의 요청으로 8인용 테이블을 갖췄다”면서 “손님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하여 공간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의 바람대로 라움은 단순한 공간을 뛰어넘어 지역 주민들의 문화체험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소  고양시 일산동구 풍동 573-1
문의  1588-8540

갤러리카페 라움 이석범 대표 
갤러리카페 라움 이석범 대표 
작은 크기의 미니액자 상품.
작은 크기의 미니액자 상품.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진열, 판매하는 코너.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진열, 판매하는 코너. 
일산동구 풍동 애니골의 새로운 문화 명소로 주목받는 '갤러리카페 라움'.
일산동구 풍동 애니골의 새로운 문화 명소로 주목받는 '갤러리카페 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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