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사람들-이재완 동서농원 대표

[고양신문] 이재완 대표는 “체대를 졸업한 후 프로복싱선수로 생활할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꽃 박람회용’ 꽃을 키우는 일을 하고 있다. 이 일이 적성에 맞아서 행복하다”며 호탕한 웃음소리를 냈다.

일산동구 경의중앙선 곡산역 뒤편에는 이 대표가 정성을 쏟는 농장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체대시절 복싱, 유도, 태권도, 검도 등 도합 14단의 실력을 갖췄었다. 특히 복싱으로는 프로선수 생활까지 했다. 체대 졸업 후에는 강남 쪽 호텔 총지배인도 역임했지만 왠지 적성에 맞지 않음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다가 이 대표가 꽃 재배와 인연을 맺은 것은 군 시절이었다. 한 교육대 훈련병의 부모님께서 고양의 지축동에서 꽃을 재배했는데, 그가 휴가 때뿐만 아니라 제대 후에도 그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부터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꽃을 가까이 할 때 즐거움을 느낀 그는 시설 하우스 짓는 것도 배우며 하나씩 꽃 재배법을 터득해나갔다.

월드컵 함성이 울려 퍼지던 2002년 무렵, 대곡역 뒤편 대장동에서 팬지, 메리골드, 베고니아 등 초화류 분화 포트 재배를 9개동이 연결된 연동하우스에서 시작했다.

운동으로 길들여져 우직하기만 했던 그의 손은 어느새 꽃을 다듬는 섬세한 손으로 변했다. 그의 손길을 거친 꽃은 보란 듯이 잘 자라주었고 여기에 자신감을 얻은 그는 6년 전부터는 곡산역 뒤편 산황동으로 장소를 옮겨 꽃을 재배했다.

이 대표는 그가 이름붙인 ‘동서농원’이라는 상호에 대해 “동양과 서양의 모든 꽃을 키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겨울 꽃으로 불리는 꽃양배추는 동서농원에서 국내 유일하게 대량으로 키운다.

이곳에서 재배된 꽃양배추는 경매와 일반유통을 통해 소비자에 전달되는데, 추운 날씨 속에도 특유의 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대표는 산황동 세 곳에서 연동하우스 16개, 단동하우스 15개를 통해 한련화, 디기탈리스, 사계국화, 체리세이지 등 대부분 초화류를 키운다.

이 대표는 “가로 화단용으로 키워지는 페츄니아는 농가에서 대부분 까만 비닐 포트에 담겨서 재배된다. 우리 농장에서는 상품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 10cm분화 포트로 아이템을 개발해서 제값 받는 수익을 내고 있다”며 자랑했다.

그는 청색빛이 도는 페르시아 청화국, 노란 비덴스, 신품종 사계국화, 델피나, 큰품종 메리골드 등 초화류들을 추운 겨울날에도 정성을 쏟아서 키운다.

이 대표가 재배한 꽃들은 이달 27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개최되는 2023 고양국제꽃박람회장을 비롯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4/1~10/31), 에버랜드, 벽초지수목원 등의 크고 작은 장소로 조경업체를 통해 공급된다. 그리고 이 꽃들은 관람객들에게 풍성한 아름다움을 선사하게 된다.

현재 한국 화훼이사, 고양시 화훼연합 수석부회장을 역임하는 이재완 대표는 “주변 화훼농가들의 도움으로 이 많은 꽃들을 키울 수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하다. 기회가 되면 개인유통센터를 만들고 싶다”며 “꽃을 재배하는 데에는 인력 수급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으로 농가들이 좀 더 힘차게 도약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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