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기획전 <들숨날숨 인간풍경> 
~6월 10일, 파주출판도시 갤러리 끼 

[이미지제공=갤러리 끼]
[이미지제공=갤러리 끼]

[고양신문] 책의 도시로 출발한 파주출판도시는 문화예술도시로 진화하는 중이다. 2017년 파주출판도시에 문을 연 ‘갤러리 끼(관장 이광기)’에서는 ‘들숨날숨 인간풍경’이라는 제목으로 올해 첫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전시에는 권순철, 서정태, 정현, 박치호, 한효석 작가가 참여한다. 장르와 기법이 다른 5인의 작가는 인물과 인간의 신체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 작품 60여 점을 선보인다. 이들은 인간의 욕망, 상처, 희망, 불안 등에 대한 비판과 공감의 시선을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14일 열린 전시 오픈 식에는 아르헨티나에서 온 1세대 조각가 김윤신을 비롯해 하종현, 우종택, 박종규, 하태임 화가 등 문화계 인사 1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권순철 작가의 작품. 
권순철 작가의 작품. 

권순철 작가는 산과 바다, 그리고 한국인의 초상을 모티프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두꺼운 마티에르와 거친 붓 터치로 탄생한 그의 그림은 세파에 시달리며 힘겹게 살아온 노인의 ‘얼굴’을 보여준다. 묵직하면서도 거스를 수 없는 삶의 깊은 숨결이 느껴진다.

서정태 작가의 작품. [사진제공=갤러리 끼]
서정태 작가의 작품. [사진제공=갤러리 끼]

한국화를 전공한 서정태 작가는 화단에 등단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자신만의 독특한 채색화만을 고집하고 있는 작가다. ‘푸른초상’ 시리즈는 대담한 색채와 독특한 화면구성으로, 눈망울이 커다랗게 강조된 대형 인물 초상이 눈길을 끈다. 눈의 생명력과 손의 움직임에 초점이 맞춰진 그의 작품들은 눈과 손만으로도 감정을 전달하는 듯하다. 눈이 커다란 여인을 마주하고 있으면 어색하면서도 친근한 느낌이 든다.

정현 작가의 드로잉 작품.
정현 작가의 드로잉 작품.

정현 작가는 인간과 물질에 내재된 생명력을 조각으로 표현하는 조각가다. 철길을 지탱하던 폐침목, 철근, 아스팔트, 석탄 찌꺼기 등 산업 폐기물이 작가의 주재료다. 이번 전시에는 설치 작품과 연필 드로잉, 녹 드로잉, 콜타르 드로잉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다수의 작품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은 ‘거친듯하면서도 차원 높은 세련미가 넘친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박치호 작가의 작품. [사진제공=갤러리 끼]
박치호 작가의 작품. [사진제공=갤러리 끼]

전남지역을 대표하는 작가로 불리는 박치호는 개인의 상처와 사회 현실과의 관계를 어둑하며 불그스름한 몸으로 표현했다. 파편화된 신체의 형태가 삶에 질문을 던진다. 모든 사람은 상처를 안고 태어났고, 신체란 상처의 집합이며, 작가의 시선은 이를 직시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상실과 망각 등 결핍에서 오는 적막감을 보여준다. 

한효석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들.
한효석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들.

한효석 작가의 유화는 강렬하다. 인간의 얼굴을 날 것으로 표현한 그의 작품은 충격적이며 기괴하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사회 속에 존재하는 불평등과 다양한 힘의 존재를 표현한다. ‘사람도 피부를 벗겨내면 고깃덩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하는 작가의 작업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2012년 영국 사치갤러리 큐레이터팀이 선정한 한국 현대미술 대표작가 34명에 선정되면서 주목받았다. 

갤러리 끼는 유명 연기자이자 아트디렉터인 이광기 대표가 오픈한 공간이다. 작년에는 용산에 두 번째 갤러리를 개관했고, 온라인으로 운영되는 끼 옥션을 통해서 많은 이들과 문화예술을 함께 나누고, 작가들을 지속적으로 발굴·육성하고 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작가님들을 한자리에 모시고 전시를 열게 돼 의미가 크다. 우리가 사는 것 자체가 숨을 쉬는 모든 순간들이라는 생각으로 들숨 날숨이라는 제목을 붙였다”면서 “앞으로 더욱더 겸손한 마음으로, 그리고 배우는 자세로 갤러리를 운영할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인사말을 했다. 전시는 6월 10일까지 이어진다.

갤러리 끼
주소 파주시 회동길 521-2
문의 031-8071-8822

[이미지제공=갤러리 끼]
[이미지제공=갤러리 끼]
들숨날숨 인간풍경전에 참여중인 한효석 박치호 정현 서정태 작가와 이광기 대표(왼쪽부터)
들숨날숨 인간풍경전에 참여중인 한효석 박치호 정현 서정태 작가와 이광기 대표(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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