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꽃피는 행주 밤마실’ 성황리에 시작

'살구꽃피는 행주 밤마실' 프로그램에서 불빛에 모여드는 밤곤충을 찾는 참가자들. [사진제공=고양시 관광과]
'살구꽃피는 행주 밤마실' 프로그램에서 불빛에 모여드는 밤곤충을 찾는 참가자들. [사진제공=고양시 관광과]

날도 더운데 시원한 저녁에 뭐 재밌는 것 없을까? 행주산성에서 진행 중인 살구꽃피는 행주 밤마실편에 참여해보면 호젓한 행주산성의 밤을 즐길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이 시작한 첫날인 10, 오후 730분 행주산성 대첩문 앞으로 참가자들이 하나둘 모였다. 이날은 초등생 자녀를 동반한 가족과 중년의 부부들이 참여했다. 두 모둠으로 나누어 안내자를 따라 밤마실이 시작됐다.

땅거미가 내려앉기 시작한 행주산성에서는 여러 새소리들이 들려왔다. 리드미컬한 아름다운 소리의 주인공은 되지빠귀다. 참나무 숲에서 나뭇가지 사이로 뉘엿뉘엿 지는 석양을 바라보니 빛의 색이 다르게 보인다. 충장사로 향했다. 어둑해지니 홍살문 위의 귀면이 더 무서워보인다. 나쁜 짓을 했으면 홍살문을 통과하지 못할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아이들은 약간 으스스한지 귀신은 없지요?”하며 안내자에게 묻는다. 홍살문을 지나 양옆에 도열한 단풍나무 길을 걷다보니 완전히 넘어가는 햇빛이 가로로 비쳐 들어온다. 권율 장군의 사당인 충장사 앞에서 잠시 권율 장군 이야기를 듣다보니 어느새 해가 완전히 저물었다.

어둑해지는 산길에서 손전등으로 나무를 비춰보고 있다. 사[진제공=고양시 관광과]
어둑해지는 산길에서 손전등으로 나무를 비춰보고 있다. 사[진제공=고양시 관광과]

기감천으로 향하는 산길 입구에서 안내자가 손전등으로 나무를 비춰보였다. 날개달린 단풍나무 열매도 나뭇잎의 뒷면도 색달라 보였다. 안내자가 나눠준 손전등으로 여기저기 비춰보고 벚나무에서 딱따구리 구멍을 찾아보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자외선 손전등으로 이것저것 비춰보며 밤의 세계에 더욱 깊이 빠져들었다. 참나무 숲에서 참가자들은 한마음으로 참나무를 수색했다. 나무 진이 흐르는 참나무 밑둥에서 애사슴벌레가 하나둘 보였다. “우와, 사슴벌레다!” 모두 흥분했다. 나무줄기와 똑같은 무늬로 위장한 나방도 찾았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행주산성을 내려왔다.

손전등으로 참나무에 찾아온 사슴벌레를 찾는 참가자들.
손전등으로 참나무에 찾아온 사슴벌레를 찾는 참가자들.

이대로 끝인가 싶었지만 아니었다. 국궁장으로 쓰이는 충훈정 앞에 다다르니 담장 너머에서 부구국 부구국참개구리 소리가 요란하다. 풀벌레 소리, 되지빠귀 소리, 솔부엉이 소리, 여러 소리가 하모니를 이뤄 마음이 평안해졌다. 미리 설치된 하얀 텐트에는 밤곤충이 모여들었다. 좀 더 모여들기를 기다리며 곤충소리, 새소리 키트를 나눠 받았다. 하나하나 눌러 소리를 들어보고 노래에 맞춰 하나씩 눌러보며 합창을 했다. 그사이 텐트에는 좀 더 곤충이 모였다. 작은 나방, 각다귀, 여치들이다. 한 시간반이라는 시간이 후딱 지나가고 아쉬움 속에 밤마실은 끝이 났다. ‘살구꽃피는 행주 밤마실 은 어두워진 행주산성에서 빛과 소리에 집중하며 새롭게 주변을 인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도시인들이 경험하기 어려운 빛과 소리가 적은 밤 공간에서 새소리, 풀벌레소리도 듣고 밤곤충도 만나는 1시간 30분은 재미와 즐거움, 힐링이 함께 하는 시간이다. 주최 측이 제공하는 뜻밖의 선물도 재미있다.

이 프로그램은 610일부터 1014일까지 둘째 넷째 토요일 총 7회 한정으로 운행될 예정이다. 고양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생태녹색관광 활성화 공모에 선정되어 행주산성 지역특화 관광 콘텐츠 발굴 사업 행주산성 완전정복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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