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곰마워> 공동체 상영

 

[고양신문] 고양영상미디어센터 내 어울림영화관에서 14일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사육곰 산업의 현실과 그곳에서 구출된 곰들이 미국의 생추어리로 보내지는 과정을 담은 <곰마워>라는 제목의 다큐영화상영이다. 동녘평화센터 봄 김경환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생명을 살리는 일에 관심 갖고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며 특히 엄마 아빠 손을 잡고 함께 온 어린이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종일 내린 빗속에도 자녀를 동반한 부모들이 자리를 가득 메워 70석이 꽉찬 상태에서 영화상영이 시작됐다. 비참하게 살아가는 사육곰의 모습을 보며 어른아이할 것 없이 탄식과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곰마워>는 김민우 감독, 동물자유연대 기획, 가이아TV 제작으로 국내에서 40여 년간 이어진 사육곰 산업의 비극적 역사와 곰 사육 산업 종식을 향한 노력을 담은 영화다. 

사육곰은 죽어야만 철창을 벗어날 수 있다. 국내에 있는 사육곰들이 머무는 곳은 바로 한 평 남짓 철창으로 만들어진 ‘뜬장’이다. 농장주가 배설물을 치우기가 용이해 설치하는 뜬장은 곰 사육장뿐 아니라 개 사육장, 몇몇 작은 동물원에서도 볼 수 있는 구조다. 동물자유연대는 사육곰의 실태를 개선하기 위해 곰 소유권을 양도받아 미국 생추어리(Sanctuary)로 보냈다. 본래 서식지와 유사한 환경에서 동물들이 자연사할 때까지 돌보는 생추어리에 도착한 곰들은 조심스럽게 땅에 발을 내딛고 풀밭에 뒹굴며 야생에 적응을 시작했다.

영화상영이 끝나고 감독과의 대화에서 관객들은 ‘복지에 대해 잘 설명한 영화같다’ ‘생명의 존귀함을 배우게 돼 감사하다’ ‘곰 사육의 문제를 통해 동물권, 나아가 인권을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는 등의 소감을 전했다. 

 

감독은 마지막 장면에서 곰이 머뭇거리며 떠나는 장면이 마치 ‘고마워’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져 영화제목을 ‘곰마워’라고 지었다고 설명한다. 감독은 다큐에 등장하는 ‘석곰’이라는 새끼곰이 태어날 무렵 자신의 아이가 태어났는데 ‘내 아이나 석곰이나 생의 무게는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을 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현재 곰사육은 한국와 중국에서만 합법이다. 1980년 정부주도로 ‘가축’으로서 곰사육이 시작됐다고 한다. 다행히 법이 제정돼 2026년 1월 1일부터 우리나라에서도 곰 사육은 불법이 된다. 구례와 서천의 생추어리가 곧 개장 예정으로, 남아있는 313마리 사육곰이 옮겨갈 곳도 마련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경기인디시네마 공동체 상영으로 열린 이날 상영행사는 (사)고양YWCA, 동녘평화센터 봄, 영주산마을공동체, 어린이도서연구회 일산 행신 능곡 화정지회, 대곡초학부모회, 나들목교회, 고양환경운동연합 공동주최, 경기도, 경기콘텐츠진흥원, 경기영상위원회 후원으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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