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장왕과 한주미녀 애틋한 사랑 널리 알려야

고봉산학술탐구위원회(위원장 이은만)는 고봉산의 역사적 아름다운 로망을 주제로 문화예술 행사를 열기 위해 힘쓰고 있다.

고봉산은 선사시대부터 역사시대에 이르기까지 수천년 동안 고양시를 지켜온 유서 깊은 유적이다. 2023년 3월 3일 고양특례시 주최로 고봉산의 문화재적 가치를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열렸고, 고봉산학술탐구위원회는 2024년 ‘고봉산 고구려 문화축제’를 열어 시민들과 고봉산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

『동국여지승람』 고양군의 연혁조를 보면 ‘고양군은 본래 고구려의 달을성현(達乙省縣)이었다.신라 경덕왕이 고봉으로 개칭하고 교하군(현재 파주)의 속현으로 만들었다’고 되어있다. 고양시의 본래 이름은 ‘달을성’현이었음을 알 수 있다.

 ‘달을 성’은 무슨 뜻인가?
 언어 학자들은 달을 이 ‘다라’에서 나왔으며 ‘높다’라는 뜻으로 해석하였다. 
고구려 ’달을성‘을 신라가 삼국통일 후에 한자식 표기를 수용함으로써 ‘고.봉’이라고 부르게 됐다는 것이다.

고봉산에는 애틋한 사랑의 설화가 담겨져 있다. 이 설화는 조선시대 춘향전 내용과 구성이 흡사하다. 고봉산에는 고구려 22대 안장왕(安臧王)과 백제 한주의 애틋하고 아름다운 얘기가 전해져온다. 안장왕과 한주의 설화를 기록한 책은 『해상잡록(海上雜錄)』인데 현재 이 기록은 전해지지 않고 있으나 단재 신채호의 고봉산성 설화를 『조선상고사』에 인용함으로써 알려졌다.  

『삼국사기』 잡지(雜志) 지리(地里)편에 보면 왕봉현(王逢縣)과 달을성현(達乙省縣)에 대한 설명 중에 다시 안장왕 이야기가 아주 짧게 언급되고 있다. 즉 왕봉현은 개백(皆伯)이라고도 하는데, 한인(漢人·氏) 미녀(美女)가 안장왕을 맞이한 지방이므로 ‘왕봉(王逢)’이라 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달을성현은 한씨 미녀가 고산(高山) 위에서 봉화(烽火)를 피워 안장왕을 맞이한 곳이므로 후에 고봉(高烽)이라 불렸다고 한다. 
  
이렇게 『삼국사기』에 나오는 왕봉현과 달을성현의 지명 유래 기록을 통하여 ‘안장왕과 한씨 미녀’ 이야기의 근거를 확인할 수 있다. 안장왕과 한주 이야기는 소설 춘향전보다 약 1200년 앞서 있다. 여기에서 소설 『춘향전』 의 모태(母胎)가 ‘안장왕과 한주의 사랑’ 이야기임을 알 수 있다.

고양시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전해오는 곳이자 선사시대부터 역사에 이르기까지 수천년 이 지역에 살아온 주민들의 기복(祈福) 성지인 고봉산을 우리는 널리 알려야 하는 역사적 이유가 또 하나 있다.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고봉산성 정상부에는 현재 국가시설이 구축되어 있어 민간인 출입이 철저하게 통제되어 조사가 어려운 실정이다. 그렇지만 정상부를 돌아가며 쳐놓은 담장외곽까지는 접근이 가능하여 철망 안으로 살펴본 결과, 정상부의 북동쪽 막사 앞에 길이 3m, 높이 2m 정도의 석축이 남아 있음을 확인하였다. 

석축은 치석된 돌을 줄을 맞추어 정연하게 쌓아 올렸다. 바로 고구려 석축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현재 평탄화된 정상부의 둘레는 150m 정도이며, 정상부에 연결되는 부분은 급사면을 이루고 있다. 특히 북사면 능선으로 연결되는 지점에는 30~40㎝ 크기의 성돌이 쌓여 있다. 또한 산성 정상부 운동 기구를 시설하면서 일부가 파헤쳐져(현재 장사바위 주변) 수많은 와편이 산란하고 있으며 유물이 집중적으로 발견되는 곳은 성 외곽 서남쪽 사면으로, 정상부에서 30m 정도 거리의 완경사면이다. 

이 성에서는 완연한 고구려식 적색와편이 많이 수습되고 있으며 주변의 어느 유적보다 많은 양의 와편이 수습되고 있다. ‘격자문, 사격자문, 선조문 승석문’이 주류를 이룬다. 또한 백제식 ‘연질 와편과 세장한 선조문의 신라계 와편’도 수습되고 있다. 백제, 고구려, 신라의 각축장이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고양시 자료에 따르면 기와편 중에는 ‘高’자명의 수키와 한 점이 발견되어 고봉산성 또는 고봉현의 치지로서의 가능성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사진>

고봉산에서 발견된 와편들.
고봉산에서 발견된 와편들.

고봉산학술탐구위원회는 군 부대 정상의 학술조사를 위해 현재 국방부에 공문을 보낸 상태다. 고봉산 봉수는 삼국시대부터 이용되었다고 본다. 본래는 백제에서 봉화를 올렸지만 나중에는 백제에 한주가 고구려군을 불러오는 신호로 이용된 것이다. 위 이야기는 『여지승람』 봉수조에 기록되어있다고 한다.

고봉산은 아름다운 백제 한주미녀와 고구려 안장왕의 사랑 이야기뿐만 아니라 고구려 산성 유적이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것이 널리 알려지진 않았다. 고봉산 문화예술보존회와 고봉산탐구위원회는 108만 시민들이 함께하는 역사문화예술 축제를 만들어 갈 것 계획이다. 지역사회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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