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미선 고양문화원 가야금 강사

고교 때 선영숙 명인 사사, 고양문화원에서 10년 넘게
가야금 강사로 활동, 공연도. “고양에 국악합창단 생겼으면”

고양문화원 가야금 황미선 강사. 제자들에게는 둘도 없는 친구이자, 스승, 선생이다.
고양문화원 가야금 황미선 강사. 제자들에게는 둘도 없는 친구이자, 스승, 선생이다.

고양문화원 가야금산조 병창교실의 황미선 강사는 어려서부터 가야금을 시작했다. 그러다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그의 인생에 큰 전환점을 맞았다. 전남여고 1학년. 학교에서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47호 김병호류 가야금산조 예능 보유자인 선영숙 명인에게 사사하게 된 것. 국가유공자인 아버지와 어머니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실력은 나날이 일취월장했고 그에게 가야금은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소중한 보물이 됐다. 
고등학교 내내 실기 중심으로 배우고 익혀 서울의 추계예술대학 국악과에 입학했다. 가야금과 함께 그의 20대가 시작됐고, 4년간 그 수준이 한층 올라섰다. 자신감이 넘쳤고 자부심도 커졌다. 가야금 병창으로 민요와 국악, 가요, 판소리까지 공부한 그는 기악까지 배우며 다양한 전통악기를 다룰 줄 아는 전문가가 됐다.

전통 알리고자 후학양성 힘써
대학을 졸업한 그는 국가와 지자체의 공연무대와 축제, 행사 등에서 실전 무대의 경험을 쌓았다. 혼신의 힘을 다해 공연하며, 관객들의 반응도 살피고 그들과 호흡하는 방법도 알아갔다. 후진 양성을 위해 일산에 국악 학원도 개원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수강생이 문을 두드렸다. 여름과 겨울에는 방학을 맞아 청소년 중심 무료 강좌도 진행했다. 청소년들에게 전통음악의 기초와 이론은 무척 중요했기에 국악을 접할 수 있도록 문호를 활짝 열었다. 덩달아 일반 주민들도 그의 솜씨와 수준을 듣고 찾아왔다. 전통을 제대로 알리고 싶어하는 그의 진심에 학원은 상승곡선을 탔고 후진 양성에도 속도를 붙였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신념은 고수했다. ‘제대로 가르치자’이다. 

고양문화원 가야금 교실. 수강생들에게 똑부러지며 따뜻한 가르침으로 인기가 많다. 
고양문화원 가야금 교실. 수강생들에게 똑부러지며 따뜻한 가르침으로 인기가 많다. 

고양문화원 이영옥 수강생은 “우연히 고양문화원에서 마련한 공연을 보고 가야금 선율과 연주자들의 자태에 매료됐어요. 가야금이 너무 하고 싶어 수소문했고, 가야금에 진심이자 마음 너그러운 황미선 선생님을 만났어요. 오랜 직장 생활을 마무리하며 힘들었는데, 가야금이 많은 위로가 됐어요. 그렇게 마음을 차분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은 황 선생님의 덕이 커요. 자상하게 알려주시면서 깐깐한 지도가 있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 같아요. 특히 마음이 힘드신 분들에게는 큰 위로가 되는 가장 좋은 우리의 전통악기라고 봅니다”라고 황미선 강사에 대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호수공원에서 그림같은 모습으로 국악을 하고 있다.
호수공원에서 그림같은 모습으로 국악을 하고 있다.

현악기·타악기 등도 배워
전통을 고수하며 시대에 맞는 음악을 추구해 온 그는 30대 후반 국가중요무형문화재 가야금산조 및 병창 강정열 보유자를 만나 인생의 전환점을 다시 한 번 맞았다. 그 시기 다양한 악보를 최대한 외우고, 또 연습하고 외우며를 반복했다. 경기민요와 남도민요, 판소리, 가야금산조, 정악 등을 두루 학습한 그는 스스로도 만족할 만한 실력을 갖추게 됐다. 그래도 자만은 없었다. 계속 배우고 더 높은 수준을 갈망했다. 전통을 지키며 배움으로 신뢰를 높여야 한다는 생각이 중요무형문화재 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이수자 황미선을 만들었고,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홍보가 이수자로서도 인정받게 했다. 
“정통에서 벗어나 새롭고 변화되는 것을 좋아해 사물놀이도 잘해요. 현악기, 타악기, 관악기를 불문하고 우선 경험하고 그 악기에 매료되면 성이 찰 때까지 배웁니다. 다양한 전통을 알고 지금의 음악을 알게 되면 관객에게 주는 즐거움이 크거든요”라고 말했다.

찾아가는 국악공연으로 고양시 어디에서나 우리의 국악과 퓨전음악을 들려주려 찾아가고 또 찾아간다.
찾아가는 국악공연으로 고양시 어디에서나 우리의 국악과 퓨전음악을 들려주려 찾아가고 또 찾아간다.

수강생들 공연 마련도 적극
황미선 강사는 2011년 대화동 고양문화원사 개청과 함께한 문화센터 첫 멤버다. 더 깊이 있는 배움으로 자신의 실력을 높이고 아낌없이 수강생들에게 전수했다. 또한, 다양한 음악과 문화를 경험하는 것을 권장하면서 어느 수준에 다다르면 축제와 공연 무대에 함께 했다. 지금도 수강생들과의 공연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강선초 국악합창단 공연이 제일 기억에 남고 자랑스러워요. 첫해 30명으로 시작한 합창단이 다음 해는 60명이 넘었어요. 정말 감동적이었던 건 국악의 웅장함이었어요.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목소리와 우리의 전통이 화음으로 어우러질 때 소름이 돋을 정도였어요. 그때 생각했어요. 어린이 국악합창단이나 고양시 국악합창단이 있으면 우리의 전통을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되고, 문화의 도시 고양에 정말 어울리겠구나 하는 것을요”라며 그때의 감동을 환한 얼굴로 전했다. 덧붙여 UN식량기구의 공연과 세네갈 총회 오프닝 공연, 감비아 공연도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힘든 여정이었지만 우리의 전통을 세계에 알리는 큰 경험이었고 보람과 가치가 있는 공연이었다. 

무대는 그가 국악과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소중한 마당이다.
무대는 그가 국악과 함께 문화로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소중한 마당이다.

고양문화원 문화강좌에서 매주 월·화·수 가야금 산조와 병창을 강의하고 있는 그는 국악을 배우는 시민들에게 애착이 크다. 고양시국악협회 수석부회장으로도 활동하며, 전통음악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배움의 열정자들에게 조언하고 호흡한다. 
KBS국악한마당 공연을 시작으로 세계방문의 해 기념 공연과 고양행주 국악경연대회 축하공연, 소리극 한씨미녀전(어울림누리극장), 고양호수예술제공연(호수공원) 고양행주문화제 공연 등 수없이 많은 무대가 그를 말해주고, 전국국악경연대회 명인부 대상이 다시 한 번 그의 존재감과 실력을 인정했다.
아름다운 마음과 실력, 인성을 두루 갖춘 가야금 중요무형문화재 이수자가 고양에 있다는 건 전통문화를 사랑하는 시민들에겐 행운이다. 

 중요무형문화재 23호 이수자와 판소리 흥보가 이수자로 가야금 산조와 병창, 판소리 흥보가를 알리고 전승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황미선 강사.
 중요무형문화재 23호 이수자와 판소리 흥보가 이수자로 가야금 산조와 병창, 판소리 흥보가를 알리고 전승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황미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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