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예지 서울척탑병원 뇌신경센터 원장의 건강칼럼

[고양신문] 일상에서 피로감이 쌓이다 보면 간혹 눈 밑 떨림이 발생할 수 있다. 직장인 대부분이 한 번쯤 느끼는 현상으로,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충분한 휴식과 더불어 따뜻한 타올 등을 사용해 안면근육 마사지를 해주면 상당 부분 완화된다. 하지만 휴식을 충분히 취했음에도 증상 변화가 없다면 자칫 반측성 안면 경련(반 얼굴연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피로감과 함께 눈 밑 떨림 현상이 계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안면 신경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안면 경련이 생기는 원인은 피로가 누적돼 나타나기도 하지만, 오랜 기간 당뇨나 고혈압 등으로 인한 내과 질환으로도 생길 수 있다. 흔하지 않게는 뇌병변 종양이나 뇌졸중, 다발성경화증 등으로 인해 생길 수도 있다. 성별로 따졌을 때는 40대 이상의 여성들에게 좀 더 자주 나타나는 편이다.

이러한 안면 경련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는 안면신경은 뇌간에서 분리돼 나온다. 문제는 뇌간 주위의 혈관이 점차 노화됨에 따라 늘어지면서 이것이 안면신경에 들러붙게 되면서 지속적인 자극으로 인해 안면 경련이 발생하게 된다는 점이다. 눈 밑 떨림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안면 경련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질환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기에 정확한 신경과 검사 (안면신경검사 및 MRI)가 필요하다. 

안면 경련과는 다르게 안면 마비는 보통 얼굴 근육을 제어하는 안면신경이 갑자기 마비돼 발생하는 증상이다. 눈꺼풀을 내리거나 입을 벌리는 등 우리 얼굴의 표정과 관련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안면신경이다. 안면신경이 마비되면 눈이 감기지 않아 눈이 시리다거나 혹은 식사할 때 입 주변이 마비돼 먹기 어려워지는 등 일상생활의 불편함이 생길 수 있다. 

안면 마비는 일반적으로 좌측이나 우측 어느 한 부분에서 발생하는데 드물게는 얼굴 양쪽 모두에 나타나기도 한다. 이렇게 얼굴 근육이 마비되는 안면 마비는 말초성과 중추성으로 구분된다. 그중 말초성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데 아직 그 원인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일명 벨마비(Bell’s palsy)라는 바이러스성으로 추측하고 있다. 

안면 마비는 안면신경이 바이러스 감염되면 신경 주변에 염증이나 신경부종이 생기면서 나타나므로 미국 두경부외과학회는 초반에 적극적인 항염증제를 사용한 치료가 좋은 예후를 만들고 그 외에 항바이러스제 나 물리치료 등을 할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권예지 서울척탑병원 뇌신경센터 원장
권예지 서울척탑병원 뇌신경센터 원장

말초성 안면 마비는 개인차가 있지만, 대개 2주에서 2~3달 후엔 완화된다. 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남에도 차도가 없다면 뇌출혈, 뇌종양, 뇌경색 등의 중추성 안면 마비일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기에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또 말초성 및 중추성 안면 마비의 감별을 위해서는 전문의가 진료가 꼭 필요하다. 안면 마비가 발생했다면 안면신경 기능 검사, MRI 등의 정밀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치료할 것을 권한다.

권예지 서울척탑병원 뇌신경센터 원장(신경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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