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약사가 들려주는 약 이야기]

[고양신문] 과도한 스트레스와 건강에 좋지 못한 음식, 항생제 등의 잦은 약물 복용, 사계절 관계없이 찬 음료에 대한 지나친 기호 등으로 인해 현대인들의 장 건강이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 이후 건강과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면서 프로바이오틱스와 그 대표주자인 유산균 제품은 지속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흔히 ‘유산균과 프로바이오틱스는 같은 거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대부분의 프로바이오틱스는 유산균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그렇게 인식된 것도 무리는 아니다. 유산균은 당류를 발효시켜 젖산이라고 불리는 락트산(lactic acid)을 생성하는 균주를 말한다. 현미경이 발명된 이후인 1857년 프랑스 화학자 파스퇴르에 의해 발견됐지만, 인류는 오래전부터 유산균을 섭취해 왔다. 정확하게 유산균을 언제부터 섭취했는지는 알 수 없을 정도로 세계 각국에는 오랜 전통을 가진 발효음식들이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발효음식인 김치, 된장, 막걸리 등과 일본의 낫또 같은 제품에도 유산균이 많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즘은 건강식품으로서 다양한 효능을 표방하는 많은 제품들 외에도 의약품으로 허가되어 처방 또는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도 있어서 그야말로 유산균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인간의 몸에 이로운 미생물을 일컫는 말로서 수많은 미생물 중 장내 유익균을 통칭한다. 1953년 독일 의사였던 콜라트가 처음으로 장내 유익균을 '프로바이오틱스'라는 용어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전통적으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들은 Lactobacillus 등의 유산균을 이용해 만들어진 발효유 제품으로 섭취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Lactobacillus 이외에 Bifidobacterium, Enterococcus 일부 균주 등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기능성과 안전성을 인정받아 과립, 분말, 캡슐 등 다양한 형태의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정한 기능성을 보면, '프로바이오틱스는 장기능 개선뿐 아니라 면역과민반응에 의한 피부 상태 및 코 상태 개선, 갱년기 여성 건강 개선, 질내 유익균 증식 및 유해균 억제, 체지방 감소 등 인간의 신체기능에 여러 가지 도움을 준다’라고 되어 있다. 실제로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개선해 건강에 유익한 작용을 나타내는 것으로 유산균보다 포괄적인 개념으로 사용한다.

형태로 보면 유산균 제품은 발효과정을 거친 식음료들이 대부분이다. 반면 프로바이오틱스는 19종의 미생물을 배양 및 건조해 분말 등의 형태로만 제조가 가능했기 때문에 분말 형태 제품들이 많다. 그러나 지난 2020년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이 일부 개정되면서 현재는 액상 형태로도 제조가 가능해졌다. 

프로바이오틱스와 관련해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을 종합해 용어정리를 해보면 다음과 같다.

△프로바이오틱스 : 몸에 좋은 영양을 주는 ‘유익균’이다. 유산균에 비해 젖산을 생성하지 않는 균도 있다.
△유산균 : 젖산을 생성하는 균, 유익균이 아닌 균도 포함된다.
△프리바이오틱스 : 프로바이오틱스의 먹이가 되는 영양분. 대표적으로 ‘프락토올리고당’이다. 
△신바이오틱스 :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가 함께 들어있는 것
△포스트바이오틱스 : 프로바이오틱스가 프리바이오틱스를 먹고 만들어 내는 대사물질로서 생균이 죽은 형태인 ‘사균’이 함께 들어있는 것으로 유산균 배양 건조물이다. 이는 위산에 영향을 받지 않고 유익균의 훌륭한 먹이 역할을 하기도 한다. 

요즘은 위 성분들이 각각 제품화되어 있기도 하고 모두 함께 포함된 제품들도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다. 유통되는 제품이 워낙 많아서 어떤 것이 내게 맞는지 확인이 힘들다면 복용 후 약 2주 정도가 지난 후 △복용 후 배가 아프거나 가스가 차는지 △변의 횟수나 상태가 좋은지 △변비나 설사 빈도가 감소했는지 △피부, 코, 눈 등에 알레르기가 나타나는지 △방귀 횟수가 감소하고 냄새가 개선되는지 등을 체크해보면 도움이 된다. 

그러나 프로바이오틱스가 장내 유익균이긴 하지만 부작용도 있어서 효과적인 섭취를 위해서는 몇 가지 주의할 사항이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위산과 담즙에 의해 장까지 도달하는 데 방해를 받기 때문에 아침 공복에 복용할 것을 추천하나 이는 위의 산도를 변화시키므로 위장이 약한 사람은 식후에 복용하는 것이 오히려 좋다.
△면역 저하자들은 외부에서 유입되는 균에 대항할 힘이 없기 때문에 장막 투과로 전신에 작용할 수 있으므로 생균으로 된 유산균을 복용 시 주의해야 한다.
△장 절단자는 장내 세균총의 변화로 유산균이 장 내부에 잘 정착하지 못하고 트러블을 일으키거나 세균 감염이 생길 수 있다.
△급성 감염성 설사, 항생제 연관 설사, 과민성 대장 증후군에는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깨졌을 때이므로 권장량 배 이상의 복용이 필요하다. 
△항생제와 함께 복용 시 항생제의 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3~4시간 후에 복용이 추천된다.

프로바이오틱스가 장과 면역뿐만 아니라 정신활동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논문이 발표되고 있고, 유익균의 인체 건강증진에 대한 영역이 점차 확대 보고되고 있어서 이들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리라 생각된다. 

 

※ 조기성 약사는 원당시장 앞에서 17년째 한국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우리동네 약사님’이다.
우리 몸의 자연치유력에 대한 공부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병을 이기는 건강법은 따로 있다』, 『감기는 굶어야 낫는다』 등의 저서를 펴냈다. 현재 고양시약사회 감사, 대한약사회 한약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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