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좌마을 주민 이진욱 독자]
[사진=가좌마을 주민 이진욱 독자]

[고양신문] 대지를 감싸 안 듯, 완벽한 반원 모양의 무지개가 고양 땅 동쪽 하늘에 떴다. 
하루종일 호우가 내린 23일 저녁, 서쪽 하늘 구름 사이로 햇살이 살짝 고개를 내밀자 화사하고 멋진 색동다리가 만들어진 것이다. 자세히 보면 상층부에 희미한 동심원이 하나 더 얹혀진 쌍무지개다.   

사진은 일산서구 가좌마을 6단지 주민 이진욱씨가 23일 저녁 7시 20분 무렵에 찍었고, 같은 마을에 사는 윤상근씨를 거쳐 고양신문에 전달됐다. 사진을 전한 윤상근씨는 “고양시 어디에서든 무지개가 보였겠지만, 가좌마을에서 바라본 무지개가 으뜸일 것”이라며 은근한 마을 자랑을 잊지 않았다.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산신도시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가장 오른쪽에 대화마을이 보이고, 그 뒤로 킨텍스마을 아파트가 긴 병풍을 두르고 있다. 그 옆에 일산의 동쪽 끝 요진와이시티가 보이고, 고만고만한 1기신도시 아파트숲을 지나 일산역 앞 프라임빌딩, 어렴풋이 첩탑이 보이는 고봉산, 탄현역 인근 두산제니스빌딩이 차례로 눈에 들어온다. 무지개의 왼쪽 반원이 뿌리를 내린 곳은 덕이지구 아파트단지다. 

길게 이어진 아파트숲을 배경으로 넓게 펼쳐진 벌판은 언젠가 상전벽해의 풍경으로 바뀔지도 모르는 땅, 송포평야의 일부인 가좌벌판이다. 

무지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희망’을 상징한다. 혹독한 폭염도 물러설 채비를 해야 하는 처서(處暑) 저녁, 선선해진 저녁 바람과 함께 선물처럼 찾아온 풍경을 감상하며 서로의 희망을 응원해보자. 

- 사진 이진욱 독자 / 글 유경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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