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일, 도배일 하며 글 쓰고 소통하는
김예지·배윤슬 청년노동자 작가와의 만남
일하며 얻는 보람·고민 솔직하게 들려줘

각자 본인의 책을 들고 포즈를 취한 김예지 작가(왼쪽)와 배윤슬 작가.
각자 본인의 책을 들고 포즈를 취한 김예지 작가(왼쪽)와 배윤슬 작가.

[고양신문] 삼송도서관은 ‘2023 대한민국 독서대전’ 기획 프로그램으로 〈프리즘 XYZ : 일하는 사이〉를 운영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각기 다른 세대의 시선으로 ‘일’이라는 주제를 바라보고 생각하기 위해 기획다. 지금까지 연령대별 저자와의 만남을 네 차례 운영했고, 마지막 다섯 번째 시간으로 23일 오 7시30분부터 9시까지 도서관 교양교실에서 『저 청소일 하는데요?』의 저자 김예지 작가와 『청년 도배사 이야기』의 배윤슬 작가의 북토크를 열었다.

『저 청소일 하는데요?』의 김예지 작가는 청년 청소노동자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엔(N)잡러다. 『청년 도배사 이야기』의 배윤슬 작가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했지만 전공과 완전히 다른 직업에 도전했다.  두 작가는 서로에게 궁금한 점을 준비해 와서 질문하는 형식으로 북토크를 진행했다.

김예지 작가의 『저 청소일 하는데요?』, 배윤슬 작가의 『청년 도배사 이야기』.
김예지 작가의 『저 청소일 하는데요?』, 배윤슬 작가의 『청년 도배사 이야기』.

먼저 김예지 작가가 배윤슬 작가에게 “일을 하면서 과거와 현재의 직업관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어떤 계기가 있었나?”라고 질문하자 배 작가는 “사회복지사로 일하며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는데 한정된 자원을 주는 일이라 일을 하면서 한계를 느껴, 꾸준히 생계를 유지할 일을 찾게 되었다”면서 “도배 일을 하면서 관련된 글을 쓰거나 SNS를 통해 주변사람에게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게 되었다”며 새로운 일에 만족함을 표했다.

김예지 작가 역시 “9년 동안 청소 일을 계속하는 이유는 경제적 안정은 물론 청소를 좋아하는 내 특성과 잘 맞아서”라며 “내가 잘하는 일을 통해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싶었고, 현실적으로 그 일을 통해 나를 책임지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아서, 두 작가는 일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대처하고 극복하는 일이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제가 청소 일을 시작하던 9년 전에는 거의 젊은이가 없어서 대놓고 쳐다보기도 했어요. 불편했지만 사회적 잣대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시선에 대해 고민하지 말자고 생각했죠. 하지만 너무 비위생적인 상황에서 일을 해야 할 때 이렇게까지 일해야 하나 ‘현타(현실자각타임)’가 오기도 했어요. 그나마 저는 엄마랑 같이 일을 하니까 그런 부분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며 풀어버리죠.”(김예지 작가)

“제 경우는 남자들이 많은 직업군이라 여자라서 당하는 불이익이 많아요. 그리고 작업복을 입고 밖으로 나왔을 때 젊은 여자가 왜 그런 일을 하느냐, 별별 소리를 다 하지만 이런 편견어린 시선은 그걸 가진 사람이 손해라고 생각하며 오히려 내가 하는 행동에 더 조심하고 도배사라는 이미지를 좋게 하는 방향으로 애쓰죠.”(배윤슬 작가)

진지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두 청년 작가.
진지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두 청년 작가.

요즘 청년세대의 직업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했는데 어떤 방향으로 가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김예지 작가는 “MZ세대 젊은이들은 직업을 고를 때 돈이 목표인 듯하다. 돈을 벌면서도 다른 가치에 대해 고민하며 직업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배윤슬 작가는 “현장에서 보면 개인주의 성향의 사람들이 많은데, 좀 멀리 내다보면서 유사한 직업인들끼리 한 목소리를 내며 어려운 점들을 함께 해결해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이 새로운 일을 선택하고 계속하는 이유, 일할 때 어려운 점, 사회적 편견, 청년 세대의 고민, 앞으로의 계획 등 다양한 질문을 주고받으며 책을 쓰게 된 계기까지 들을 수 있었다.

북토크에 참여한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은 직업에 대한 뚜렷한 가치관과 노통의 의미 그리고 삶을 꾸려나가는 두 청년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직업에 대한 새로운 경향과 일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평일 저녁이지만, 많은 독자들이 자리를 함께 한 북토크 현장.
평일 저녁이지만, 많은 독자들이 자리를 함께 한 북토크 현장.
북토크가 열린 삼송도서관 3층 교양교실.
북토크가 열린 삼송도서관 3층 교양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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