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디지털경제발전추진위원회’
최근 포럼에서 발족한 신생단체
국제디지털경제발전기금도 미완  

[고양신문] 고양시는 28일 '국제디지털경제발전기금'을 통해 10억달러(한화 1조3027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국제디지털경제발전추진위원회와 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고양시 올해 예산(약 3조4281억원)의 38%에 해당하는 막대한 금액이다. 고양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고양시의 재정부담이 완화되고 '고양형 스마트도시 혁신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협약체결에는 적지않은 의구심을 낳고 있다.

가장 먼저, 국제디지털경제발전기금에는 얼마나 많은 투자금이 쌓여있을까 하는 궁금증이다. 이날 협약체결에서는 국제디지털경제발전기금의 규모나 운용실적 등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실제로도 국제디지털경제발전기금의 규모가 얼마인지, 어떤 투자자가 참여했는지 등 알려진 내용은 전무하다.

이 국제디지털경제발전기금은 8월 중순께 미국 교육과학협회(ESA, 회장 채유덕(Wei-Tek Tsai)와 국제문화기금(ICEF, 이사장 백성흠)간 투자 협정하면서 공동으로 한국에 설치하기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ESA의 채유덕 박사가 기술서비스 및 자본투자 기업 도입을 담당하고 ICEF은 한국 정부 및 금융감독 부서의 정책적 지원을 조정하고, 한국 및 기타 지역의 미래 발전과 기업 협력을 조직하는 역할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 아래 국제디지털경제발전기금은 8월 23일 ‘2023 국제디지털경제포럼’ 행사에서 국제디지털경제발전추진위원회 출범과 함께 처음 등장했다. 그리고 ESA회장인 채유덕 박사는 국제디지털경제발전추진위원회 공동대표 자격으로 이 기금을 통해 고양시에 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이동환 시장과 협약을 맺었다. 지금으로선 10억 달러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조성되어 고양시에 투자할 수 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고양시는 시청 대회의실에서 국제디지털경제발전추진위원회와 ‘고양경제자유구역 등 디지털경제도시 구축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는 보도자료를 28일 배포했다. 사진 오른쪽이 채유덕 박사.[사진제공=고양시] 
고양시는 시청 대회의실에서 국제디지털경제발전추진위원회와 ‘고양경제자유구역 등 디지털경제도시 구축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는 보도자료를 28일 배포했다. 사진 오른쪽이 채유덕 박사.[사진제공=고양시] 

‘2023 국제디지털경제포럼’ 행사를 주최한 국제문화기금 한문숙 사무총장은 국제디지털경제발전추진위원회에 대해 “국제문화기금과 채유덕 박사님이 전세계에 Web3에 기반한 디지털경제를 추진하기 위해서 한국에 설치하는 조직의 이름”이라며 “포럼이 열린 23일은 조직 결성을 선포한 날이며, 한국의 법률에 따라 앞으로 등록절차를 밟은 후 조직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해외에 있는 글로벌 투자자와 석학 등 VVIP들이 23일 열린 포럼에 동참해서 (국제디지털경제발전추진위원회) 특별고문으로 위촉장을 받았다”고 말했다. 

채유덕 박사는 국적이 대만계 미국인으로 국제문화기금의 수석고문이다. 채 박사는 백성흠 국제문화기금 이사장, 이종혁 전 국회의원(18대) 등과 함께 국제디지털경제발전추진위원회의 공동대표를 맡았다. 

향후 투자가 실현될 지와 무관하게, 23일 발족한 국제디지털경제발전추진위원회가 불과 5일 후 10억 달러 규모로 고양시에 ‘투자 의향을 밝힌 데는 이종혁 전 국회의원(18대)의 역할이 컸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 의원은 현재 고양시투자유치위원회 위원으로 있으면서 동시에 국제문화기금 고문도 맡고 있다. 한문숙 사무총장은 “이종혁 고문님이 고양시에 투자하는 것을 매우 적극으로 제안했다”고 말했다. 
 
고양시 경제자유구역추진과 관계자는 국제디지털경제발전추진위원회가 투자의향을 밝힌 이유에 대해 “지난 5월 국토부로부터 고양시가 거점형 스마트시티 조성 지자체로 선정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 의향서가 법적 구속력을 지닌 것은 아니다”면서 “이종혁 의원이 마침 고양시투자유치위원으로 있기 때문에 이번 투자협약 체결에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디지털경제발전추진위원회는 지난 23일 국제문화기금이 주최한 ‘2023 국제디지털경제포럼’(행사장소 서울 월드케이팝센터)에서 발족된 단체다.
국제디지털경제발전추진위원회는 지난 23일 국제문화기금이 주최한 ‘2023 국제디지털경제포럼’(행사장소 서울 월드케이팝센터)에서 발족된 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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