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철거 이후 마을회관 못구해
10명 남짓 어르신들 주택 창고에
노인회장 “치매, 질병 확인 어려워”

한 주택의 창고에 모인 김종성 행주 14통 노인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10명의 어르신들
한 주택의 창고에 모인 김종성 행주 14통 노인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10명의 어르신들

[고양신문] 고양시 덕양구 행주내동 성동마을(행주 14통) 어르신들은 4년째 마을회관없이 지내고 있다. 지난 2019년 성동마을회관이 철거된 후 주민들은 서로 간의 소통과 마을공동체 활동을 잃었다. 아직까지 마을회관을 마련하지 못한 채 한 주택의 창고에서 임시방편으로 모이고 있는 실정이다.

마을회관은 마을공동체 활동과 소통 단절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주민 대부분이 노인인 어르신들의 건강 상태를 살피기 위해 필요하다는게 행주 14통 노인회의 설명이다. 성동마을 노인 41명 중 절반은 혼자 사는 노인들이다. 김종성 행주 14통 노인회장은 “마을회관이 있을 때는 어르신들께 식사를 대접하고 치매나 질병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모일 수 있는 장소가 없어 모든 분을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평생을 성동마을에서 살아온 10명 남짓의 노인들은 현재 사라진 마을회관 대신 한 주민의 주택 창고에서 모인다. 더위를 피하고 말동무를 찾기 위해서다. 취재를 위해 방문한 11일, 마을 어르신의 절반도 안 되는 13명이 창고를 찾았지만 몇몇 어르신은 자리가 없어 밭일에 쓰는 방석에 앉아야 했다. 유인혜(86세) 어르신은 “집에 혼자 있는데 누구랑 이야기를 할 수 있겠냐”며 “여기라도 안 오면 말할 사람이 없다”고 털어놨다. 

마을 어르신들은 이 창고마저도 겨울이 되면 사용할 수 없어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여름내 연일 30℃가 넘는 찜통더위는 겨우 넘겼지만 다가오는 겨울 추위를 이겨내기에 창고는 열악하기 때문이다. 장경화 행주 14통 노인회 총무는 “어르신 대부분이 이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왔는데 마을회관이 없어 창고에 모인다는게 안타깝다”며 “90세를 넘긴 어르신들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마을회관이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행주 14통 노인회는 경로당을 포함한 마을회관 건립을 위한 부지를 찾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어르신들이 앉아있는 창고 공간 뒤쪽으로 청소도구와 잡화 등이 쌓여있다.
어르신들이 앉아있는 창고 공간 뒤쪽으로 청소도구와 잡화 등이 쌓여있다.
신발을 신고 돌아다니는 창고 바닥이다 보니 신을 완전히 벗지도 신지도 못한 모습. 어르신들은 플라스틱 의자, 등받이가 없는 의자, 농사방석 등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신발을 신고 돌아다니는 창고 바닥이다 보니 신을 완전히 벗지도 신지도 못한 모습. 어르신들은 플라스틱 의자, 등받이가 없는 의자, 농사방석 등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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