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수의 교통안전 칼럼

[고양신문]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무더위가 그렇게도 기승을 부리더니 이제는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날씨가 됐다. 바야흐로 오색단풍과 은빛 억새가 손을 들어 유혹하는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돌아온 것이다. 또한, 이제 곧 추석 연휴와 가을 행락철을 앞두고 전국 곳곳으로 나들이 가는 차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추석 연휴와 가을 단풍놀이 산행, 지역축제 등으로 차를 타고 운행하는 시간이 긴 만큼 교통사고 위험성도 높아지는 계절이다.

도로교통공단이 최근 5년간(2017년~2021년) 월별 교통사고 통계를 분석한 결과, 5년간 교통사고 사망자 1만7312명 중에서 10월에 발생한 사망자 수의 비율이 10.1%(1751명)로 가장 높았고, 9월이 9.2%(1601명)로 두 번째였다. 여름 휴가철인 7월(1407명), 8월(1505명)보다도 많은 수치다. 사망교통사고가 9월과 10월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최근 5년간 사망교통사고 건수(1만6754건) 중에서 10월에 일어난 사망교통사고 건수가 1700건(10.1%)으로 가장 많았으며, 9월이 1553건(9.3%)으로 그 뒤를 이었다.

가을 행락철 교통사고의 원인을 살펴보다 보면 마음이 공허하고 가슴이 답답해진다. 우리가 항상 교통사고 하면 생각나는 원인인 졸음운전, 전방주시 태만, 음주운전, 안전띠 미착용, 신호위반 등 각종 차량 운전자의 안전불감증이 항상 문제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선선한 날씨로 외부 활동이 증가하는 가을 행락철 안전 운전을 위해 꼭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첫째, 충분한 휴식이다. 졸음운전은 목적지까지 빨리 가고자 하는 마음이 앞선 나머지 무리한 운전으로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다. 가을 행락철에는 아침 일찍 출발하는 경우가 많아 전날 충분히 잠을 자서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하고, 주행 중에는 자주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자. 또 2시간마다 휴게소나 졸음쉼터에 들려 스트레칭이나 쪽잠으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둘째, 전방주시를 해야 한다. 차량 운행 중 집중력을 유지한다면 전방주시 태만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운전 중 ‘딴짓’을 하다 사고가 난 경우를 보면 초보 운전자보다 경력 운전자에게 더 많이 더 심각하게 나타난다. 이 정도 딴짓해도 안전에는 이상이 없을 것이라는 빗나간 안전의식이 사고의 원인인 경우가 많다. 운전할 때는 항상 여유를 가지고 자만심을 내려놓는 것을 습관화해야 한다.

셋째, 음주운전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윤창호법’에 따라 음주운전 적발 시 처벌이 강화됐다.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도 하향 조정돼 음주운전 기준이 더욱 엄격해졌다. 식사 시간에 가볍게 한 두잔 정도는 괜찮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이 나와 다른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 무엇보다 전날 과음으로 술이 덜 깬 상태로 운전하는 ‘숙취 운전’도 분명한 음주운전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넷째, 안전띠는 탑승자 전원이 착용해야 한다.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으면 사고 시 차량 밖으로 튕겨 나가거나 차량 내부 또는 동승자와 부딪혀 사망에 이를 위험이 커지는데, 안전띠를 착용했을 때보다 중상을 입을 가능성이 최대 9배나 높다. 특히 뒷좌석에서 안전띠를 미착용하면 착용할 때보다 머리 중상 가능성이 성인은 3배, 어린이는 1.2배가 높으므로 뒷좌석 탑승자도 꼭 안전띠를 착용해야 한다.

다섯째, 안전 운전 및 교통법규의 준수다. 일상을 벗어나 휴가지로 향하는 들뜬 마음이 과속, 신호위반 등 중대 법규위반으로 이어져 대형 사고의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목적지를 오가면서 차분한 마음으로 교통법규를 준수하는 안전 운전을 실천해야 한다.

이광수 일산서부경찰서 교통관리계 경감
이광수 일산서부경찰서 교통관리계 경감

올해는 집중호우 등으로 뒤늦은 휴가를 떠나는 인파까지 더해지면서 가을 행락철 이동량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나들이나 여행할 때는 졸음운전과 음주운전에 유의하고, 전 좌석 안전띠 착용, 안전거리 유지 등 교통안전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가을철 기분 좋게 떠난 여행이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안전하게 운행해 사고 없는 행복한 여행길이 되길 바란다.

이광수 일산서부경찰서 교통관리계 경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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