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우 한의사의 건강칼럼

[고양신문] 올 한해는 한의사의 시각으로 보면 감모(感冒: 주로 바이러스로 인한 호흡 계통의 병)의 해였다고 할 수 있다. 온갖 바이러스의 침공으로 힘겨운 봄과 여름을 보냈고 다가올 가을마저 우려스럽다. 

일반적으로 가을 환절기에는 호흡기 질환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또 심해진다. 특히 이번 가을은 많은 비가 온 뒤 본격적으로 추워지고 있어 체온조절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가을은 여름까지 왕성하게 일했던 자연이 결실을 수확하고 겨울을 준비하는 시기다. 사람도 식욕이 왕성해지고 섭취한 음식을 체내 특히 뼈에 저장하는 계절이다. 

한방에서는 가을을 금(金)의 계절이고 변화(變化)의 계절이라고 한다. 외부변화에 잘 적응한다면 몸에 큰 변혁(變革)을 일으킬 정도로 건강해질 수 있는 계절이다. 하지만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외부의 변화가 몹시 부담스럽고 적응하지 못하면서 건강이 손상되기 쉽다. 

추워진 외부 환경에 대처하지 못하면 세균, 바이러스, 먼지 등을 이기지 못하고 감기, 비염, 코로나 등에 걸리게 된다. 또한, 다양한 먹거리를 온전하게 취하지 못하면 기력이 쇠하고 어린이는 성장의 기회를 성인은 건강증진의 기회를 박탈당할 수 있다. 

우리 몸이 힘들거나 이상이 생기면 약(藥)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보약은 몸에 기운이 없고 힘들 때 이를 보충해준다. 특히 인간은 건강할 때 건강을 유지하고 활력을 얻으려는 욕구가 강한데, 계절적으로는 가을이 그러하다. 가을에 운동하면서 충실하게 영양을 공급하면 이러한 흐름에 부응할 수 있다. 가을에 섭취하는 보약은 변화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자생력(自生力)을 길러 육체와 정신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 

흔히 보약이라 하면 십전대보탕이나 녹용 등을 떠올리는데, 사실 대표적인 가을 보약은 신장의 수기(水氣)를 기르면서 심장, 간, 폐의 기능을 살려주는 공진단(拱辰丹)이다. 최근에는 공진단의 의의(意義)를 유지하면서 약효를 보완한 제품이 나오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유용우한의원은 사향, 녹용, 당귀 등과 함께 특히 우황(牛黃)을 주성분으로 한 호명공진단과 침향(沈香)을 주성분으로 한 보원공진단을 내놔 소비자의 호응이 크다.

공진단은 중국 원나라 명의 위역림(危亦林)으로부터 비롯됐다. 황제의 부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환자 때문에 자리를 비울 수 없자 진귀한 약재를 이용해 황제에게 바칠 보약을 만든 것이 그 기원이다. 이 보약의 효험이 너무 좋아서 ‘황제의 보약’이라고 알려지면서 이후 귀족들도 복용했는데, 위역림이 자신의 저서 세의득효방(世醫得效方)에 처방전을 남기면서 오늘날까지 이르고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선천적으로 체질이 허약하더라도 이 약을 먹으면 원기를 든든히 하여 신수(腎水)를 오르게 하고 심화(心火)를 내리게 하므로 백 가지 병이 생기지 않는다’고 기록하고 있다.

가을 보약은 한의학의 원리인 차가운 기운은 올라가게 하고 뜨거운 기운은 내려가게 하는 ‘수승화강(水升火降)’의 묘리에서 화강(火降)을 도와주는 이치와 맞는다. 현실적으로도 현대인들에게는 수승(水昇)보다 화강(火降) 즉, 스트레스 없이 안정되고, 여유로우며 이완된 상태가 더 절실하게 요구된다. 우황(牛黃)과 침향(沈香)이 든 호명공진단은 이러한 요구에 맞춰 만들어졌다.

가을에는 일교차가 크고 건조해진 환경에 잘 적응해야 한다. 이때 적절하게 방한하고 더불어 건조하지 않게 몸의 수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온도 차에 적응하지 못해서 감기에 걸리거나 비염이 심해지는 것도 문제지만, 습도를 유지하지 못하면 피부뿐 아니라 코나 위장의 점막까지 건조해져서 질병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가을에는 가능한 따뜻한 국물이 있는 음식을 먹고 물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보약만큼 효과가 좋은 것은 제철 음식이다. 배는 폐의 기운을 살려주고 감은 비타민 A와 B가 풍부하며 대추는 진정작용이 뛰어나고 단호박은 위장이 약하고 마른 아이에게 좋다. 

유용우 유용우한의원장
유용우 유용우한의원장

가을에 더욱 커지는 식욕은 겨울을 잘 견디기 위한 몸의 필요충분조건이니 충실하게 섭취하되 너무 과해서는 안 된다. 음식을 과하게 먹어 체하게 되면 선선한 바람이 과해서 피부가 으스스한 추위를 맞게 되는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 가을에는 좋은 제철 음식을 적절하게 먹고 운동을 병행해서 건강을 굳건히 다지는 계절로 삼도록 하자. 

유용우 유용우한의원장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