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 김정상 안전보건공단 고양파주지사 차장

[고양신문] 고양, 파주는 성장 중이다. 2022년 고양시는 특례시로 출범했고, 올해는 경기북부지역의 성장을 위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 관한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서울과 고양·파주를 잇는 GTX가 곧 준공 예정이며, 고양시 창릉과 파주시 운정에는 신도시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산업 인력의 유입도 눈에 띈다. 2018년 대비 근로자가 15.7%(6만9589명), 사업장은 28.3%(1만8870명) 늘었다. 전국 근로자와 사업장 증가율이 각각 9.7%, 13.9%인 것을 고려하면 고양, 파주는 전국 평균을 훨씬 웃돈다.

‘인생 백 년에 고락이 상반’이란 속담이 있다. 인생살이 괴로운 일과 좋은 일은 반반임을 이르는 말이다. 그 속담처럼 고양, 파주도 마냥 좋은 일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지역 경제를 살리는 호재가 있는가 하면 사고로 인한 부상자와 사망자 수를 통칭하는 사고재해가 증가하는 악재도 있다.

고양, 파주의 산업현장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재해는 2020년부터 매년 약 15%씩 증가하고 있다. 2022년에만 발생한 사고재해자는 3107명이다. 수치로만 보면 매일 약 9명의 사고재해자가 발생한 것이다. 

사고재해의 절반 이상이 넘어짐, 떨어짐, 끼임에서 발생했다. 특히,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떨어짐 사고는 사고사망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 사고재해는 대부분 기본적인 안전 조치나 의식 부재로 발생했다. 사업주와 관리자가 무심했고, 근로자는 안일했다. 

물론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이 발효되면서 산업현장에서는 안전관리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안전’을 형식적인 행정절차로만 인식하거나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안전’하게 일하는 것이 불편하다면 그건 익숙하지 않은 것이다. 익숙해지기까지 불편한 시간을 잘 견뎌야 한다. 그 시간은 ‘위험’이 ‘안전’으로 변화하는 시간이다. 

신호를 지키고, 안전벨트를 매고, 대중시설에서 금연하는 등 우리는 안전을 위해 불편한 시간을 견딘 경험이 아주 많다. 일터에서도 안전 조치를 하고, 보호구를 착용하는 등의 안전행동이 습관처럼 익숙해지도록 불편한 시간을 잘 견뎌내야 한다.

우리 고양, 파주의 하반기가 매우 불안하다. 지난 3년간 사고재해 발생 추이를 분기별로 나눠보면 하반기로 갈수록 사고재해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미 3분기가 지나고 4분기 초입에 들어섰다. 통계로만 보면 사고재해는 더 늘어날 것이다. 고양, 파주의 안전한 하반기를 위해 안전하게 일하는 습관이 꼭 필요한 시기다.

김정상 안전보건공단 고양파주지사 교육보건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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