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세계도시포럼 2일차 공간 세션

[고양신문]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사용해 시민들과 함께 도시의 미래를 만들어간다.' 지난 10월 31일 킨텍스에서 열린 고양 세계도시포럼 2일차 도시계획 파트에서 세계적인 석학과 도시전문가들이 모여 스마트도시 고양의 미래를 함께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고양시는 올해 거점형 스마트시티 국가 공모사업에 선정돼 앞으로 3년간 총 400억원(국비ㆍ시비 각 2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날 포럼에서는 해외 도시들이 현재 추진 중인 빅데이터와 디지털 툴을 활용한 도시계획 사례가 소개돼 관심을 모았다.    

크리스토퍼 페티트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 도시미래연구소장
크리스토퍼 페티트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 도시미래연구소장


디지털 기술 활용해 회복력 있는 도시로
-크리스토퍼 페티트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 도시미래연구소장

첫 번째 발표를 진행한 크리스토퍼 페티트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 도시미래연구소장은 호주 시드니에서 운영되고 있는 도시계획 첨단기술에 대해 소개했다. 크리스토퍼 소장은 “과거 도시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시뮬레이션이 수학자들로부터 일방적으로 제공된 반면 최근 10년 동안 빅데이터 AI툴이 도입되면서 이제는 도시계획 기획자들이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가령 시드니의 경우 최근 4년간 산불, 홍수와 같은 대규모 자연재해가 3차례나 발생한 만큼 이러한 데이터를 도시계획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제는 자체적인 소프트웨어 도입을 통해 이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크리스토퍼 소장은 이날 자신들이 자체적으로 고안한 새로운 디지털 툴인 ‘컬러링 시티 네트워크’를 소개했다. 이 디지털 모델은 전 세계 다양한 도시의 데이터를 반영해 3D로 구축한 오픈데이터 플랫폼으로 누구나 접속할 수 있으며 줌인을 통해 50여 개의 도시 데이터를 색깔별로 구분해 확인할 수 있다. 크리스토퍼 소장은 “가령 시드니에서 넷제로(Net-Zero) 도시를 추진 중인데 이 플랫폼을 통해 어느 지역 혹은 건물에서 탄소배출이 얼마나 되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고 또 어느 지역이 보행자들에게 더 친화적인지 지도를 통해 확인해 도시계획에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는 이외에도 다양한 디지털 도시 플랫폼을 구현해내고 있다. ‘What if’라는 플랫폼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도시의 미래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툴이다. 토지적합도나 인구밀도 등의 관련 데이터를 입력하면 이를 통해 수십 년 뒤의 도시 미래를 예측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도시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특정 지역 개발을 할 경우 주변 부동산 가격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서도 미리 검토할 수 있다. 그 외에도 ‘MAP GPT’ 등 생성형 AI를 활용한 도시기획 등이 소개됐다. 

크리스토퍼 소장은 “이러한 첨단기술을 활용한 플랫폼 개발은 단순히 도시계획에 용이할 뿐만 아니라 국가 간의 장벽을 허물고 당면한 여러 도시문제들에 대한 새로운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며 “적절하게 이용한다면 보다 회복력있고 생산적이고 공평한 도시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시티, 도시계획 주민참여 높여야
-부르노 아빌라 암스테르담시 i-team 국장

부르노 아빌라 디지털 도시계획 연구소장 또한 디지털 기술 발전이 보다 민주적인 도시계획을 수립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가장 혁신적인 도시로 평가받고 있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 정부에서 I-team 국장을 맡고 있는 부르노 소장은 최신 기술인 ‘디지털 트윈 시티’를 활용한 도시계획 사례를 소개했다. 

‘디지털 트윈 시티’란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도시모습을 디지털 데이터 모델로 똑같이 표현해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구현하는 기술이다. 부르노 소장에 따르면 현재 56개 국가 334개 도시에서 ‘디지털 트윈시티’를 활용한 도시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 암스테르담의 경우 이러한 기술을 ‘시민 누구나 도시계획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부르노 소장은 “우리의 목표는 이러한 디지털 기술툴을 잘 활용해서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즉각 도시계획에 반영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며 “아울러 시 정부 관료들에게 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도시계획에 올바르게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를 위해 암스테르담 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특정 지역에 들어설 건물들을 시민이 직접 구상해보기도 하고 각자의 아이디어를 공유해 실제 도시계획에 영향을 미치게 하는 등 다양한 리빙랩 실험을 하고 있다. 

브로노 소장에 따르면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보다 많은 시민들이 쉽고 편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는 “암스테르담 시가 스마트도시를 추진하는 이유는 디지털 기술이 도시정책 전반에 대한 시민들의 접근성을 좀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며 “디지털 기술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더 많은 시민들을 참여시키기 위한 보조수단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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