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공 이후에도 한동안 공실우려
HUG 손해보전 89억 예비비 편성

내년 10월 준공을 앞둔 원당역 앞 성사혁신지구 모습.
내년 10월 준공을 앞둔 원당역 앞 성사혁신지구 모습.

[고양신문] 준공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성사혁신지구의 업무시설 분양계획이 여전히 지지부진한 가운데 최근 고양시가 혁신지구 건물 공실에 따른 손해비용으로 예비비 89억원을 내년 본예산에 편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고양시가 혁신지구 공실 가능성을 인정한 것인데 민선 8기 이후 고양시가 기존 계획된 성사2동 주민센터 이전과 공공임대주택 변경에만 몰두하느라 정작 중요한 분양유치는 외면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8일 담당부서인 고양시 도시정비과와 이해림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등에 따르면 고양시는 내달 시의회에 제출되는 2024년 본예산에 성사혁신지구사업 관련 예비비 89억원을 편성했다. 해당 예비비는 내년 10월 준공 예정인 성사혁신지구의 공실에 따른 손해비용 부담을 위한 것으로 구체적으로 현재 공실률 50% 기준 임차계약이행예치금 76억원과 3개월 임차료 13억원이 책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도시정비과 관계자는 “분양률이 미진할 경우 관리비와 임차료 등을 일부 보전해줘야 하기 때문에 만약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미리 예산을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분양률이 매우 낮을 것으로 보여 비용지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고양시는 앞서 2020년 국토부 도시재생혁신지구 1호 사업으로 원당역 앞 총 2900억원 규모의 성사혁신지구를 추진했다. 해당 사업은 HUG(주택도시보증공사)와 고양시, 고양도시공사가 각각 51%, 48.9%, 0.1%의 지분을 갖고 참여하는 방식인데 계약서에 따르면 HUG는 준공 후 사업청산 전까지 10년 리츠임대운영기간 동안 2.5%의 배당이익(수익률 6%이내 시)을 고정적으로 받게 된다.

이해림 시의원(건설교통위원회)은 “일반적으로 리츠자금 조달 시 7~13%의 배당금이 지출되는 점을 고려해보면 허그의 2.5% 배당금은 고양시 입장에서 매우 유리하게 설계된 것”이라며 “계획대로 분양만 제대로 됐으면 고양시가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사업이었는데 오히려 손해만 보게 될 상황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유리하게 설계됐던 혁신지구 사업이 어떻게 손해를 보게 됐을까. 이해림 의원은 이동환 시장 취임 후 ‘공공임대 제외’를 둘러싼 국토부와의 불필요한 줄다리기를 하면서 정작 중요한 기업유치 등에 대해 무관심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성사혁신지구 분양문제는 작년 10월 건설교통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이미 지적됐다. 당시 이해림 의원은 △완공 2년을 앞두고 기업유치계획조차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 △분양유치를 위한 건물네이밍도 되지 않았다는 점 △기업유치에 전념해야 할 부서가 정작 국토부와 공공임대 제외 논의만 하고 있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하지만 행감지적 이후 1년이 지났음에도 분양유치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완공 2년 전인 내년 2024년까지 분양계획을 마무리 짓겠다고 밝힌 일산테크노밸리 사업 사례와 확연하게 비교되는 부분이다.
이해림 의원은 “완공이 코앞인데 아직까지 계획조차 나오지 않았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동네 구멍가게 입찰 주는 것도 아니고 좋은 기업을 유치하려면 이미 입주의향서를 받고 그들이 원하는 층고와 동선, 전력량 등을 미리 설계에 반영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상업시설과 근린시설의 경우 내년 4월부터 분양공고가 나갈 예정이며 업무시설의 경우 현재 메타버스형 사이버대학인 카이저 공과대학 입주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카이저 공과대학의 입주가 확정된다고 해도 2026년 3월 개교가 목표인 만큼 최소 1년 6개월은 공실로 남게 되는데다가 나머지 업무시설 면적(총 2만5742㎡, 12개층)에 대한 분양계획은 전무한 상태여서 공실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 게다가 혁신지구 내 입주계획이 잡혀있던 성사2동주민센터마저 원당커뮤니티센터로 이전시키려고 하는 등 이미 확정된 공공시설마저 취소변경시키고 있다.  

그나마 전체 면적의 28.6%를 차지하는 공공주택의 경우 분양률이 어느 정도 확보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마저도 이정형 제2부시장 차원에서 국토부에 지속적인 변경 요청을 하고 있는 만큼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침체된 원당 역세권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성사혁신지구가 시의 책임 방기로 인해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이해림 의원은 “이미 1년 전부터 분양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음에도 이동환 시장이 공공주택을 빼달라는 고집을 부리면서 시간을 낭비하느라 이 지경까지 온 것 아니냐”며 “앞으로 고양시가 인수해야 할 재산인데 이런 식으로 방치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의회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책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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