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완의 ‘음악바람’일곱번째

당신이 옛 추억을 떠올릴 때 기억의 저편으로 생각나는 음악이 있는가 생각해 보라. 필자는 추억을 떠올릴 때마다 장 레드파스(Jean Redpath)가 생각난다. 그만큼 장 레드파스의 음악은 ‘추억’이란 단어에 잘 어울린다.

장 레드파스는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났고 에딘버러 대학에 입학하여 전통 민요에 특히 관심을 쏟았다. 그녀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대학 공부를 했고, 61년에 단돈 11달러를 가지고 미국에 첫발을 디디게 된다.


그후 그녀는 모국인 스코틀랜드뿐만 아니라 미국 뉴욕타임즈 등의 언론으로부터 최고의 찬사를 받으며 뛰어난 포크아티스트로 인정받게 된다. 한편 구전되어 오던 스코틀랜드 전통음악의 채보와 복원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고, 팝 아티스트로서는 드물게 미국의 사립명문 웨슬리언 대학에서 민속음악을 강의하기도 했다.

1977년에는 영국 황실 기념 축제 연회에 비틀즈와 함께 초청되는 영광을 얻기도 하였고, 10년후 영국 황실 최고의 영예인 M.B.E(Member of the British Empire)훈장을 비틀즈 이후 두 번째로 수여 받게 된다.

이번호의 추천음반은 아련한 추억과 연관될 수 있는 장 레드파스의 콜렉션앨범 “리빙 더 랜드(Leaving the Land)”이다. 이 앨범은 저역대 현악기(피돌, 비올라, 기타, 첼로, 베이스, 도브로) 사용으로 스산함과 애잔함이 진하게 묻어난다. 또 도브로라는 악기는 이 앨범 제작을 위해 신디 캐시달러가 블루스의 본고장인 미시시피를 찾아가 배웠다.

일반적으로 포크 음악하면 50년대 이후 저항적 정신의 미국음악으로 생각하게 되는데 이것은 시대적 상황으로 발생하게 되는 모던포크적 의미이고, 초기적 포크는 미국이 생겨나기 전 영국에서 불려지던 민속적 음악에 그 뿌리가 있다.

19세기까지는 흑인들에게 노예라는 뿌리깊은 한의 상황이 놓여 있었고 흑인포크로 불려졌던 블루(Blue)는 오래전부터 그들의 정서를 표현하는 수단이 됐다. 그래서 장 레드파스는 포크의 근원적 요소를 두루 포함하기 위해 도브로 악기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앨범전체의 뉘앙스를 한 곡에서 살펴보면, 메조 소프라노영역으로 노래하는 “메기(Maggie)” 를 들 수 있고, 실존인물이며 우리에게 잘 알려진 ‘메기의 추억’ 원곡이고, 내용은 아내 메기를 너무도 사랑한 남편 조지가 아내의 죽음을 인지하지 않은 상황에서 1년 전에 단란했던 그들 사이를 시로 표현해 메기에게 전한 것이다.

우리에게는 메기의 원어 가사가 처음 소개되는 것으로도 소중하겠지만 앨범 자체의 음악사적 의미도 높이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빅뱅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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