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신도시키즈의 일산이야기. 독립잡지 '일산 신도시 키드'

고양에서 유년기를 보낸 청년들이 로컬콘텐츠를 주제로 '일산신도시키드'라는 매거진을 발간한 가운데 14일 일산도서관에서 북콘서트가 열렸다.  
고양에서 유년기를 보낸 청년들이 로컬콘텐츠를 주제로 '일산신도시키드'라는 매거진을 발간한 가운데 14일 일산도서관에서 북콘서트가 열렸다.  

[고양신문] “일산에서 로컬콘텐츠를 만든다고?” “일산에 뭐가 있어?”

일산신도시가 개발된지 어느덧 30년. 1기 신도시 노후화 문제로 재건축 이슈가 한창인 요즘, 이곳에서 함께 성장해온 ‘일산러’들이 로컬콘텐츠를 주제로 잡지를 창간했다. 어느새 청년으로 훌쩍 커버린 ‘신도시 키드’들이 바라본 일산의 모습은 어떠할까. 

지난 9월 말 처음 발간된 일산신도시 로컬 매거진 <일산 신도시 키드>에 참여한 필진은 독립책방 오후서재 운영자인 허지수씨를 비롯해 정승희, 박정민, 유현진, 김홍민. 모두 유년시절부터 고양에 지내오며 현재 프리랜서 혹은 독립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는 청년들이다. 

5명의 필진은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들이 태어나거나 혹은 자라온 ‘삶터’로서의 일산(고양)을 재조명했다. 개인사를 통해 바라본 일산신도시의 30년부터 동네에 대한 소회, 하루 일과, 출퇴근 고충 등 소소하면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담겼다. ‘일산토박이’들이 소개하는 일산의 지역 명소와 사진관, 파티룸, 서점 등 ‘신도시 키드’들이 운영하는 로컬숍 인터뷰 부분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춰 일산 이야기를 풀어보고 신도시만의 새로운 형태의 로컬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이 이 매거진의 목표다.  

지난 14일 일산도서관에서는 ‘일산 신도시 키드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이들과 함께하는 북토크 자리가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는 이들 청년의 ‘일산살이’에 대한 어려움과 고민을 나누는 시간도 마련됐다. 허지수씨는 “직장생활을 시작하면 다들 서울이나 타 지역으로 이사를 가버리기 때문에 동네친구는 거의 남아있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차라리 일산이 베드타운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조건 안에서 답을 찾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래서 책방 운영도 직장인보다는 프리랜서 같은 출퇴근에서 자유로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필진으로 참여한 김홍민씨는 “청년들이 왜 서울로 몰리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지금 시대는 거주지가 곧 그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을 결정하기 때문에 청년들이 떠나지 않게 하려면 그들이 살기 좋은 도시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시민사회에서 먼저 논의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 외 일자리 문제, 도시 내 교통 문제, 일산만의 특색있는 콘텐츠 부재 등 ‘신도시키드’들이 떠나는 이유에 대한 각자의 생각들이 나왔다. 

이러한 고충을 안고 있음에도 필자들은 여전히 지역을 사랑하고 지역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김홍민씨는 “이번 책을 내면서 그동안 몰랐던 동네의 새로운 로컬숍들을 알게 돼서 좋았다”며 “인터뷰를 하면서 여러모로 배우고 느낀 점이 많았다”고 전했다. 

허지수씨 또한 “특별한 사명감이 아니라 개인적인 즐거움과 호기심 때문에 책을 내게 됐는데 마침 로컬콘텐츠와 맞았던 것 같다”며 “앞으로도 일산의 특색있는 소재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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