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의 하천에서 만난 귀한 손님
“야생동물 배려 에티켓 지켜주세요”

[고양신문] 기온이 뚝 떨어져 옷을 단단히 입고 장갑까지 낀 뒤 하천 둑을 걷는다. 하천은 일부 얼어붙었고 아직 얼지 않은 곳이 더 많다. 텃새 흰뺨검둥오리와 겨울 철새 청둥오리와 쇠오리가 보인다. 이들과 떨어진 곳에 반가워라,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2급인 노랑부리저어새가, 무려 7마리나, 있다. 부리를 저으며 먹이를 찾고 있다. 

대화천에서 만난 노랑부리저어새. [사진=조병범]
대화천에서 만난 노랑부리저어새. [사진=조병범]

노랑부리저어새는 겨울 철새다. 주걱 같은 부리 끝이 노랗고 얕은 물에서 부리를 휘휘 저으며 먹이를 찾는 습성이 있다고 노랑부리저어새이다. 겨울을 나기 위해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노랑부리저어새는 300마리가 채 안 된다고 한다. 그런데 고양시 작은 하천에 7마리가 모여 먹이를 찾고 있다. 열흘 전에는 10마리를 한꺼번에 봤다. 

주걱 같이 생긴 부리 끝이 노란 노랑부리저어새. [사진=조병범]
주걱 같이 생긴 부리 끝이 노란 노랑부리저어새. [사진=조병범]

노랑부리저어새는 혹독한 북방의 추위를 피하고 먹이를 찾아 우리나라에 찾아온다. 이들이 대화천을 찾아오는 까닭은 먹이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산책하는 사람들이 음악을 크게 틀어놓는다거나 반려견 끈을 풀어놓는다거나 소리를 지르는 사람까지 있다. 모두 다 노랑부리저어새를 위협하는 행동이다. 야생 동물이 있는 공간에서는 조용한 손님처럼 행동하면 좋겠다. 

사진·글 조병범 
탐조가, 시민과학자, 『시민과학자, 새를 관찰하다』(자연과생태, 2020) 저자

대화천에서 부리를 젓고 있는 노랑부리저어새. [사진=조병범]
대화천에서 부리를 젓고 있는 노랑부리저어새. [사진=조병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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