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숙 안젤라 <이콘(Iocon)展>
신학적 주제와 전통, 회화로 표현
~12월 31일, 마리나 갤러리

[고양신문]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을 맞아 곳곳에서 연말과 성탄절을 위한 콘서트와 행사들이 풍성하다. 이달 2일부터 일산서구 호수로에 자리한 ‘마리나 갤러리’에서는 2023년 성탄을 맞아 성화(聖畵) <이콘展>이 열리고 있다. 이콘 작가 이인숙 안젤라(Angela)는 이번 전시에서 예수의 성탄(주님의 성탄), 묵주기도의 성모자, 성모영보, 삼위일체, 동정 성모와 자비의 성모 시리즈 등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이다. 

전시 첫날 오픈식에서는 김남철 의정부가톨릭미술가회 지도신부의 성화해설 시간도 마련됐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작품을 감상하며 ‘이콘과 성화의 구분’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김 신부의 해설을 경청했다. 

'이콘과 성화의 구분'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김남철 신부의 해설 강연.
'이콘과 성화의 구분'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김남철 신부의 해설 강연.

초기 전통 온전히 계승한 동방교회 

2000년간 여러 역사의 부침 속에서도 교회 미술의 전통으로 내려온 이콘(Icon)은 교회가 동·서로 분열되기 이전 함께 공유했던 교회미술로, 형상(形象)을 뜻하는 그리스어 이콘(εἰκών)으로부터 온 것이다. 그래서 이콘을 ‘형상화된 신학’이라 일컫는다. 그 이유는 복음이 말씀을 통해 선포되는 것처럼 이콘은 색채로써 복음을 표현하여 알리고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동방교회의 대표적 미술인 이콘은 신심 깊은 수도 공동체 안에서 수도자들에 의해 그려졌으며 때때로 신심 깊은 평신도들에 의해 그려지기도 했다. 지금까지 전해오는 이콘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이집트 시나이 반도의 성 카타리나 수도원에 있는 ‘전능하신 그리스도(Christ Pantokrator)’다. 이 작품은 6세기경 제작됐는데, 거의 같은 시대의 작품으로는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의 ’바우이 수도원의 메나 원장을 보호하는 그리스도‘가 있으며, 이 작품들을 통해 초기 이콘의 경향을 살펴볼 수 있다고 한다. 

동방교회(비잔틴교회)에서 전승된 이콘과 서방교회(로마교회)에서 전승된 성화가 처음에는 같은 형태를 취하고 있었으나 후대로 오면서 차이가 생기기 시작했다. 동방교회의 이콘은 2차원적 평면상의 그림으로 신비스런 표현에 머물고 있는 반면, 서방교회는 현실주의에 입각해 3차원의 조각상과 같이 자유로운 표현의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전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인숙 작가.
전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인숙 작가.

좀처럼 만나기 힘든 이콘만의 아름다움 

이인숙 작가는 “늦깎이 대학생 시절 졸업작품으로 이콘을 선택한 게 이콘 작가로서의 출발”이었다고 말했다. 그때 그린 ‘천주의 모친 성모 마리아, 성 프란치스코, 성녀 글라라’ 작품을 강화 글라라 수도원에 봉헌했는데 수녀님들이 너무 기뻐하고 좋아하셨다고 회고했다. 

“신앙인으로서 이콘의 전통을 계승하는 게 뜻있는 일이라 느꼈어요. 그래서 원래 회화전공이었는데 가톨릭 대학원에 진학해 이콘을 전공하게 됐습니다.”

이인숙 작가의 이콘 작품 '동정성모 1'
이인숙 작가의 이콘 작품 '동정성모 1'

현재 개인이나 성당에서 작품을 의뢰받아 작업을 하고 있는 이 작가는 ‘밀레 마니아 영성센터’와 본인이 운영하는 ‘안젤라의 이콘 교실’에서 강의를 하며 제자를 양성하고 있다.

“이콘은 교회의 전통과 신학적 메시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어떤 장르보다도 일정한 양식을 따라야하는 미술”이라는 이 작가는 “다만 최근에는 작가마다 조금씩 이미지를 추가해서 그리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가톨릭 신자가 아니더라도, 좀처럼 만나기 힘든 이콘의 아름다움과 의미를 만나보시기 바란다”며 초청 인사를 전했다. 이어 “내년에는 다양한 십자가를 ‘이콘’으로 표현한 십자가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새로운 의욕을 표했다. 

▮이인숙 안젤라 <이콘展>
기간  ~12월 31일(월·화 휴관)
장소  마리나 갤러리(일산서구 호수로817, 레이킨스몰 2층)
문의  010-3766-8280
인스타그램  marina_h_gallery

이인숙 작가의 이콘 작품 '네오까떼루마네또'
이인숙 작가의 이콘 작품 '네오까떼루마네또'
김남철 의정부가톨릭미술가회 지도신부.
김남철 의정부가톨릭미술가회 지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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