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영 개인전

섬세하게 포착된 빛의 질감과 온기  
~12월 17일, 안상철미술관

Expanded edges(확장하는 면들 #3-2), 2023, Oil on canvas, 41x53cm
Expanded edges(확장하는 면들 #3-2), 2023, Oil on canvas, 41x53cm

[고양신문] 빛에 대한 회화적 실험과 탐구를 오랜 시간 이어온 정보영 작가(중앙대 서양화과 교수)가 <Touch the Light>라는 타이틀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이달 1일 양주시 ‘안상철미술관’에서 시작된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바라보다’를 비롯해 최근작 16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빛을 그리는 화가’라는 호칭이 말해주듯 정보영 작가는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빛들을 자신의 작품 속으로 소환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세상 모든 빛의 근원인 햇빛이다. 창문을 통해 비스듬한 각도로 실내를 비추는 햇살, 눈부시게 화사한 창밖, 커튼 사이로 은은하게 스며드는 빛 등이 서로 다른 온도와 질감으로 표현된다.

Blue hour(푸른 시간), 2023, Oil on canvas, 41x53cm
Blue hour(푸른 시간), 2023, Oil on canvas, 41x53cm

작가는 인공적인 빛에 대해서도 미적 호기심을 발한다. 해질 무렵 짙푸른 하늘빛과 대비되는 따스한 실내등, 탁자에서 홀로 빛을 발하는 촛불의 온기가 관람자의 마음으로 스며든다. 작가가 창조한 빛은 때로는 투명한 백색으로, 때로는 짙푸른 청색으로 색상과 명도, 채도를 달리하며 시공간의 변화를 표현한다. 

자연과 인공의 빛들이 교차하는 공간에 작가가 배치한 오브제들도 전시를 감상하는 포인트 중 하나다. 나무로 만든 의자와 탁자, 유리로 만든 주전자와 잔 등이 마치 연극무대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처럼 관객들의 시선을 붙든다. 김영호 미술평론가는 “빛에 감싸여 그림자를 만들어내는 물건들은 관객들의 기억을 소환하고 몽환의 옷을 입히는 도구들”이라고 설명했다.  

Still Looking(고요히 바라보다), 2023, Oil on canvas, 130x197cm
Still Looking(고요히 바라보다), 2023, Oil on canvas, 130x197cm

1997년 첫 개인전을 연 정보영 작가는 이후 해마다 전시를 열며 신작을 선보일만큼 왕성하고 의욕적인 창작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전시에 대해 김복영 미술평론가는 “빛의 미세한 차등을 통해 작가가 표현하고자 한 것은 단순한 색채학 실험이 아니라, 자신의 심성에 내재한 영혼의 ‘울림’이다”라는 감상평을 남겼다.

전시를 기획한 안재혜 안상철미술관 관장은 “오랜 시간 옆에서 지켜봐 왔던 정보영 작가의 열정이 담긴 작품들을 소개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면서 “전시장을 찾은 관객들이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며 한 해를 마무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안상철미술관에서는 청년작가 김예은·김호연·박준형 단체전 <차원의 이동> 전시도 동시에 개최되고 있다. 두 전시 모두 12월 17일(일)까지 열린다. 문의 031-874-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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