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우 한의사의 건강칼럼

[고양신문] 겨울답게 연일 강추위가 매섭다. 이때 사지 말단에 순환장애가 생기면서 손발이 차갑기 시작하고 콧잔등과 귀가 시리면서 볼이 얼얼해지면서 진짜 춥다는 자각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순환장애를 겪는 사람에겐 고난이 시작된다. 호흡기 질환, 피부의 거침, 수면 장애, 식욕저하 등 다양한 증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족욕이나 반신욕이 도움이 되는데, 그 이유가 뭘까.

족욕의 효과는 ‘수승화강’에서 나온다. 수승화강(水升火降)이란 위로 뜨기 쉬운 화(火) 기운은 아래로 내려오고 아래로 가라앉기 쉬운 수(水) 기운은 위로 올라가는 상태인데, 몸의 에너지인 기운이 순환하면서 원활한 생리 활동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화강이란 한번 사용된 기운과 열과 찌꺼기 같은 부산물을 수렴해 재활용하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생산과 정리, 소모와 회복이 균형을 이루어서 건강하고 생명력이 넘치는 조화로운 순환상태다.

이를 양방의 관점으로 보면 혈액의 순환, 호르몬의 전달과 그 피드백이 균형을 이루고 자율신경의 조화를 뜻하기도 한다. 그런데 수승화강의 균형이 깨어졌다는 것은 인체가 정상적인 상태를 벗어나 건강에 적신호가 왔음을 의미한다. 열이 위로 뜨면 머리와 눈, 코, 귀, 입 등 오관에 건조감, 압박감, 열감이 드러나면서 기능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아래의 개념인 배꼽 밑과 손발이 차가워지면 아랫배가 거북하거나 통증이 생기고 허리가 불편하며 손발이 차가워지면서 기운이 없고 수면 장애도 겪게 된다.

족욕은 머리는 차게 하고 발은 따뜻하게 하라는 ‘두한족열(頭寒足熱)’의 적극적인 실천법이다. 즉 수승화강이 잘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생활 습관이다. 발과 하반신 온도를 높여 온몸의 열을 순환시켜 혈액순환을 돕고, 몸속의 냉기를 효과적으로 제거해 주기 때문에 수족냉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족욕의 효과가 충실하면 손까지 땀이 나는데, 이때에는 전신순환의 효과와 더불어 땀과 함께 노폐물과 독소를 배출해 피부를 윤택하게 해 건조한 피부에 보습효과를 준다. 말단 순환과 더불어 점막의 순환이 원활해지면서 수족냉증과 부종, 소화불량, 생리불순 등을 예방하고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족욕으로 불면증을 해소하면서 숙면 효과도 볼 수 있다. 면역력이 향상돼 감기나 비염 등 호흡기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도 좋다. 반신욕도 효과는 엇비슷하지만, 장기간 꾸준하게 한다면 족욕을 더 추천한다.

족욕의 효과를 증진 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꾸준하게 일정 시간을 할애해 해주는 것이 좋다. 최소 20분, 평균 30~40분 정도 일정한 시간을 정해 규칙적으로 하되 1시간을 넘기지는 말자. 

족탕기 물의 양은 복숭아뼈가 잠길 정도가 무난하고, 물의 온도는 38~42도가 적정하다. 이때 자신의 감각에 따라 적정한 온도로 맞추되 가능하면 높은 온도를 유지하자. 운동과 식사 후 바로 하는 것보다는 1시간 정도 간격을 두고 하는 것이 좋다. 잠자기 직전의 족욕은 손등과 아랫배에 땀이 날 정도가 되면 도움이 되지만, 등과 머리에 땀이 날 정도에서 중단하면 오히려 수면에 방해가 되므로 상황에 따라 조율한다.

족욕의 효과를 높이는 방법도 있다. 천일염을 진하게 물에 타서 하는 것이다. 소금이 포화해 바닥에 입자가 남을 정도로 많은 양을 넣도록 한다. 소금은 하기(下氣), 곧 기운을 내려가게 하고 수렴하는 작용이 강하므로 그냥 물로 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가 크다. 여기에 기운을 활발하게 하고 독소의 방출을 돕는 생강을 첨가하면 완전한 조합이다. 생강은 아예 물을 끓일 때 납작하게 썬 것을 넣거나 따뜻한 족욕 물에 조금 갈아서 넣으면 된다. 

여기에 ‘접지’를 하면 화룡정점을 찍는 셈이다. 시중에 판매하는 접지선(어싱코드)을 구매해 족욕 물에 슬쩍 담그는 것이다. 이러한 접지는 생체 전압을 안정시키며 생강과 소금물에서 연유되는 자유전하의 유입으로 몸의 활성산소를 중화시키고 기운의 순환을 안정시킨다. 

족욕으로 성에 차지 않은 분들은 반신욕을 하는 것도 좋다. 반신욕은 배꼽 아래를 기준으로 하체를 물에 담그는 것으로, 몸이 빨리 따뜻해지고 전신의 발한도 빠르다. 하지만 한의학적 관점에서 반신욕은 순환의 원활함이 족욕보다는 미진하다. 

유용우 유용우한의원장
유용우 유용우한의원장

족욕과 반신욕을 할 때 전신에 땀이 나는 것을 목표로 하되 특히 손등에 땀이 날 정도가 되면 말단 순환이 완성돼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매듭이 된다. 

유용우 유용우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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