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릉천친구들 주최
‘지역맞춤 생태계서비스지불제 토론회’

시민과 농민, 단체, 시의원 함께 모여 
지속가능한 생태계서비스 보전 논의 
“공릉천 하구 보존 힘 모으자!” 다짐

[고양신문] 공릉천 하구를 지키고자 하는 지역주민·시민단체 모임인 ‘공릉천친구들(상임대표 조영권)’이 주최하는 ‘지역맞춤형 생태계서비스지불제 토론회’가 27일 파주출판도시 지지향에서 열렸다. 고양시민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 (사)에코코리아, (사)평화마을짓자,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시옷책방, 파주생태교육원 후원으로 진행된 토론회에는 시민과 농민, 시의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토론회에 앞서 한동욱 PGA생태연구소 소장이 ‘생태계서비스지불제 이해, 이행사례 공유’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이어 공릉천의 생태현황과 지역맞춤형 생태계서비스지불제 이행을 위한 토론회가 이어졌다. 토론회는 박평수 경기도탄소중립추진단 공동단장이 사회를 맡은 토론회에는 박은주·최창호 파주시의원, 조영권 상임대표, 정태곤 연다산리 이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한강하구습지보호구역과 인접해 있는 공릉천 하구는 겨울철 우리나라를 찾는 물새류의 주요 월동지로서, 주변 농경지가 먹이터와 쉼터의 기능을 한다. 때문에 공릉천 주변 농경지에서 생산된 곡식으로 먹이원을 마련하고, 무논 조성으로 조류 쉼터를 제공하는 생태계서비스지불제 이행이 필요한 장소이다. ‘생태계서비스지불제’가 시민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용어지만, 자연 생태계로부터 지속가능한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서는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이날 토론회 역시 지역공동체가 생태계서비스지불제에 대해 함께 알아보고, 공릉천 주변 농경지의 보전관리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생태계서비스란 생태계로부터 인간이 받는 편익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물질제공, 환경조절, 문화·휴양, 지원서비스 등이 있다. 생태계서비스지불제는 특정 생태계서비스의 수혜자가 공급·관리자에게 생태계서비스 이용에 대한 일정한 대가를 지불하는 개념이다. 공릉천하구의 흙길에서 느끼는 여유로움, 기러기 개리 등의 새가 강과 논에서 활동하는 것을 바라보는 즐거움, 정신적 육체적 휴식을 제공받는 대가로 그 환경을 유지하는 공급자, 예를 들면 새들의 먹이터이자 휴식처로 사용되는 논을 유지하는 농민에게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생태계서비스지불제를 통해 농민에게 벼를 수매해 새들에게 먹이로 주고, 볏짚을 수매한 후 논에 볏짚을 깔아둘 수 있게 된다. 볏짚을 깔아두면 땅이 얼지 않아 작은 동물, 곤충이 들어와 살고 새들은 동물성먹이를 먹게 된다. 새들이 볏짚에 남은 곡식을 먹거나 볏짚을 씹어먹기도 한다. 이를 통해 우리 인간들은 경관을 보고 감탄하고 휴식며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토론회에서는 해당지역의 농민, 시민단체대표, 시의원이 의견을 나누었다. 공릉천하구 연다산리에서 농사를 짓는 정태곤 이장은 농민 당사자들의 입장을 이야기했다. 정 씨는 “나는 생태계 파괴자였다. 어려서 겨울이면 오리를 잡아먹곤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개리였다. 조영곤 대표를 만나고 내가 가치있는 곳에 살고 있음을 깨달았다. 공기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사는 것과 같은 이치다. 공릉천하구가 지켜야하고 보존할 가치가 있는 곳이라면 농민들에게 많이 알려달라”고 말했다. 

조영권 공릉천친구들 대표는 “나도 농사짓는 농민이다. 과거에는 농자천하지대본이라 해서 농지, 농민, 농촌마을이 중요했었다. 지금은 농민도 멸종위기종에 넣어야 할 지경이다. 기후위기 해법도 농지에 있지 않은가. 농민이 필요한 부분이 있고, 수혜자가 치르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이 사이에 합당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생태계서비스지불제 확산을 요청했다.

최창호 시의원은 “생태계서비스지불제가 주로 새를 다루는데 수원청개구리, 금개구리 등 양서파충류에도 관심을 가져야할 것”이라고 말했고, 박은주 시의원은 “송촌대교에서 바라보던 구불구불한 흙길의 아름다움이 사업으로 훼손되었다. 보존과 유지, 개발 사이의 합의가 필요하다. 공릉천변 도로가 생겨서 물류나 개발의 압력이 커졌다. 이대로 두면 10년 이내에 논은 다 사라지고 말 것이다. 공릉천친구들이 더 확대되고 더 많은 분이 참여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공릉천 하구는 몇해 전 하천생태를 고려하지 않은 정비공사로 야생생물이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고양파주 시민들은 공릉천하구를 지키기 위해 하나둘 모였고, ‘공릉천친구들’이라는 비영리단체를 설립해 풍요로운 생태계를 지켜내기 위해 꾸준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주최한 제21회 ‘이곳만은 지키자!’ 시민공모전에서 공릉천친구들의 활동이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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