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이 개발 주도하고 정부는 제도적 뒷받침하는 우주개발사업 정착돼야”

국내 최초 민간주도개발 ‘초소형 SAR 위성’의 과제책임자(PM)로 참여한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공학과 오현웅 교수. [사진제공 = 한국항공대]
국내 최초 민간주도개발 ‘초소형 SAR 위성’의 과제책임자(PM)로 참여한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공학과 오현웅 교수. [사진제공 = 한국항공대]

[고양신문] 지난달 4일 제주도 서귀포시 해안에서 4㎞ 떨어진 바지선에서 번뜩이는 섬광에 이어 불기둥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한 고체연료 발사체가 우주로 날아오른 것. 이 발사체는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SAR(Synthetic Aperture Radar: 합성 개구 레이더) 위성을 지상에서 650㎞ 떨어진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켰다. 

이날 성공적으로 발사된 ‘초소형 SAR 위성’은 국내 최초로 민간이 주도해 순수 우리 기술로만 개발한 상용 관측 위성으로, 국방과학연구소 국방첨단기술연구원 ‘미래도전기술사업’의 지원을 받아 개발됐다. 이 위성은 그동안 정부주도사업으로만 진행돼 오던 국내 위성개발 역사에서 최초로 민간주도사업으로 개발됐을 뿐만 아니라 해외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국산 기술로만 개발됐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는 성과로 인정받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이 과제의 과제책임자(PM: Program Manager)를 맡아 참여한 사람은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공학과 오현웅 교수다. 오 교수 민간전문가로서 한화시스템, 쎄트렉아이와 함께 성공적 개발을 주도했는데, “이번 과제를 통해 정부주도사업에서 민간주도사업으로 우주개발 패러다임을 전환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국방과학연구소 국방첨단기술연구원 ‘미래도전기술사업’은 스마트 국방혁신을 위해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을 접목한 혁신적인 무기체계 개발을 목적으로 추진되는 사업으로, 민간전문가를 과제책임자로, 산업체를 공동연구업체로 선정해 도전적인 과제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발사체로부터 분리되는 민간주도개발 초소형 SAR 위성 (사진 제공 = 유용원TV)
발사체로부터 분리되는 민간주도개발 초소형 SAR 위성 (사진 제공 = 유용원TV)

이번에 발사된 초소형 SAR 위성은 기술적으로도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현재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 중인 이 위성은 90kg급의 초소형 SAR 위성으로서, 고해상 표준 모드(Strip Mode)에서 고해상도의 영상획득이 가능해 넓은 지역을 관측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 일반 위성과 다르게 탑재체, 본체, 태양전지판이 일체화돼 있어 발사체에 다수의 위성을 탑재할 수 있고, 구조 면에서도 안정적인 형태를 보인다.

SAR(합성 개구 레이다) 위성은 지구 궤도에서 지상이나 해양으로 레이다파를 쏜 후 레이다파가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차를 선착순으로 합성해 고해상도의 지형도를 만들어내는 지구관측 위성으로, 주·야간과 악천후를 가리지 않고 영상을 획득할 수 있어 그 활용도가 높다. 연구팀은 ‘초소형 SAR 위성군 설계 및 제작을 통한 운용능력 확보’를 목적으로 4년간 연구개발을 이어온 끝에 성공적인 개발 성과를 거두면서 민간이 주도하고 선도하는 우주개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오현웅 교수는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이미 해외에선 움브라, 카펠라 등의 민간업체가 빠른 기술의 선순환 구조에 기반해 초소형 SAR 위성 분야에서 우리나라와 기술 격차를 벌려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하며 “국내 우주기술개발사업을 ‘추격형’이 아닌 ‘선도형’으로 전환하고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미래도전기술사업’처럼 민간이 개발을 주도하고 정부가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민간주도 우주개발사업이 정착돼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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