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가치관에 따른 결단”
서누리 예비후보 지지의사 밝혀

한준호 캠프 결별을 선언한 송규근 고양시의원.
한준호 캠프 결별을 선언한 송규근 고양시의원.

[고양신문] 송규근 고양시의원이 한준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고양을)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송 의원은 지난달 16일 더불어민주당 고양시을 국회의원과 시도의원, 보좌진 등이 있는 SNS단체 소통방에 남긴 짧은 메시지를 통해 ‘한준호 의원님의 행보에 계속 동행하지 못해 면구하다’는 인사와 함께 ‘퇴장’했다. 이후 송 의원은 고양시을 선거구에 도전장을 낸 서누리 예비후보 지지의사를 밝혔다. 

고양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규근 의원은 효자, 삼송1·2, 창릉 화전을 지역구로 둔 재선 시의원으로 지역주민들과의 밀착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때문에 총선을 3개월 앞둔 시점에서 핵심 인사의 ‘캠프 이동’은 당내 경선 구도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역 시의원이 지역 국회의원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지역위원회의 수장인 국회의원이 시·도의원의 공천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송 의원과 같은 선택은 자신의 정치적 기득권을 포기하는 모험일 수밖에 없다.

결별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송규근 의원은 “정치적 가치관과 신념에 따른 선택일 뿐”이라고 말했다. 송 의원은 “우리나라의 정치 구조상 현역의원이 다가오는 총선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는 건 자명하지만, 마음으로 지지할 수 없는 정치인의 당선을 도울 수 없다고 판단했다. 시의원이기 이전에 한 명의 시민으로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그가 “지지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결정적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지역주민을 대하는 태도, 조직을 관리하는 능력 등에서 이견이 오래도록 누적됐다”는 말로 한 의원을 에둘러 비판했다. 서누리 후보 지지를 표한 이유에 대해서도 “기존의 지역위원회 운영에서 느꼈던 문제들의 해법을 서누리 후보에게 기대하기 때문”이라며 같은 맥락으로 답변했다. 

송 의원의 캠프 이동이 연쇄적 반응을 촉발할지도 모른다는 예측도 나온다. 송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준호 의원의 공천을 받았던 왕성옥 전 경기도의원이 이미 서누리 캠프에 합류해 활동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다수의 전·현직 시도의원들의 의사표명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누리 후보는 한준호 의원에 앞서 고양을에서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재호 전 의원과 각별한 친분이 있다고 알려졌다. 정재호 의원실에서 활동했던 정원대 전 보좌관이 현재 서누리 캠프에서 사무국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