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동 하우스토리 입주예정자 “사용승인 철회” 시청 집회

 

[고양신문] “우리는 단순히 하자보수를 요구하는 게 아니에요. 애초에 공사가 덜 끝나서 입주를 할 수도 없는 오피스텔에 고양시가 문제 없다고 준공 허가를 내주는 게 말이 됩니까?”

18일 이른 아침부터 고양시청 앞에 모인 DMC하우스토리향동 입주예정자들. 총 277세대 규모의 소형 오피스텔 건물인 이곳은 지난달 말 고양시로부터 사용승인을 받아 현재 입주를 앞둔 상태다. 하지만 이곳 입주예정자들은 “시공사의 부실시공과 미시공으로 아예 입주가 불가능한 상태”라며 고양시에 준공 허가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에 따르면 당초 이곳 오피스텔은 다음 달인 2월 준공 예정이었으나 예정보다 빨리 공사가 진행돼 지난달 17일부터 입주예정자들을 대상으로 사전점검 일정이 통보됐다. 하지만 현장을 방문했던 입주예정자들은 “문제점을 일일이 체크하기 어려울 정도로 엉망인 상태였다”라고 입을 모은다.

박동주 DMC하우스토리 입주예정자 대표는 “벽지 도배가 안되어 있거나 붙박이장이 설치 안된 집들도 많았고 지하공간 누수문제, 게다가 화장실 천장에서 물이 새는 경우도 있었다”며 “심지어 원가절감을 위해 하수관로를 PC관이 아닌 자바라호수로 대체하는 등 시공사의 부실시공 문제로 정상적으로 입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이 사용승인 허가 취소를 요구하고 있는 하우스토리 향동의 부실시공 사례. [사진제공= 입주예정자]
주민들이 사용승인 허가 취소를 요구하고 있는 하우스토리 향동의 부실시공 사례. [사진제공= 입주예정자]

이처럼 사전점검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발견한 입주예정자들은 시청에 사용승인(준공)을 불허할 것을 요청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시 건축담당 부서는 수 차례 민원이 접수됐음에도 건축법상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지난달 말 해당 오피스텔에 대한 사용승인 결정을 내렸다. 입주예정자들 입장에서는 제대로 공사도 마무리 되지 않은 건물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박동주 대표는 “일단 고양시가 사용승인 결정을 내리게 되면 공공이 이 건물에 대해 사용이 가능하다고 공증을 해주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에 입주예정자 입장에서는 시공사에 대항할 힘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며 “시의 준공 허가로 인해 시공사는 대납하던 중도금 대출 이자마저 입주민들에게 떠넘겨 버린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시공사인 남광토건은 분양대상자들에게 2월 16일까지 잔금지급 및 입주 완료를 통보했으며 문제가 된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하자보수를 통해 고쳐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고양시는 건축법상 사용승인 허가가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시 건축정책과 관계자는 “건축법상 건물의 준공 여부에 대한 검토확인은 임의적으로 지정된 건축사무소가 대행하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는 해당 검사보고서에 문제만 없으면 승인을 내줄 수밖에 없다”며 “해당 오피스텔의 경우 사전에 입주예정자 민원을 담당 건축사에 충분히 전달했고, 3차례나 재검토 보완을 지시한 뒤 허가에 문제가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입주예정자들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동주 대표는 “현장에서 조금만 살펴봐도 사람이 들어와서 살 수 없는 상태인 걸 금방 알 수 있는데 무슨 근거로 사용승인 허가를 내준 건지 모르겠다”며 “사용승인 철회가 어렵다면 파주시 사례처럼 공용시설에 대해 사용 제한 처분을 내리는 등 고양시의 적극적인 행정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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