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모금사업 추진 중인 고양YMCA 이윤희 사무총장

이윤희 고양YMCA 사무총장
이윤희 고양YMCA 사무총장

[고양신문] 작년 말부터 시작된 이스라엘 점령군의 폭격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90일 넘는 공격으로 벌써 3만명에 달하는 민간인이 사망했고 살아남은 가자주민들 또한 치명적인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 최근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이스라엘을 집단학살과 인종청소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는 등 국제사회의 비판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문제가 크게 이슈화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고양YMCA가 진행하는 2024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후원사업에 지역사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총 6765만원이 모금됐으며 다음달부터 2차 후원 캠페인도 추진될 예정이다. 해당 사업에 앞장서고 있는 이윤희 고양YMCA 사무총장<사진>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가자지구 지원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사실 4년 전부터 팔레스타인 지원사업을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었다. ‘올리브 트리 캠페인(OTC)’이라는 이름으로 현재 이스라엘에 의해 점령된 팔레스타인 농지에 올리브 나무를 심는 사업인데 지금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소유 토지에 대해 3년 동안 농사를 짓지 않으면 자기네 나라 재산으로 뺏어가는, 과거 일제 강점기 토지조사사업과 같은 행태를 벌이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때문에 단순히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넘어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땅을 지키고, 그곳 청년들이 떠나지 않고 자립할 수 있게 도와주고 국제적인 연대의 힘을 보여주기 위한 차원에서 고양YMCA가 참여하고 있는 사업이다. 2022년 기준 5000여만원을 모금해 총 1671그루를 전달했다. 그러던 중 작년 10월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격이 시작됐고 민간인 피해가 확산되고 있어서 이곳 어린이와 난민을 위한 별도의 후원 모금을 진행하게 됐다. 
 

❚후원사업 추진 상황은 현재 어떠한가.
지난 12월 1일부터 시작해 10일까지, 약 40일간 1차 모금을 진행해 총 6765만원(가자지구  4885만원, 올리브나무캠페인 1880만원)이 모였다. 모금액은 복구과정에서 어린이 케어센터와 주민 생활비 등 생필품 지원 등에 쓰일 예정이다. 전달방식과 사용처 등을 논의하기 위해 가자지구 현지 YMCA와 논의 중인데 다만 당초 예상과 달리 이스라엘의 공격이 길어지고 있고 현재 인터넷 네트워크 사정도 불안정해 소통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현지 상황에 맞게 협력방식을 찾아나갈 계획이다. 
 

❚가자지구 현지 상황은 어떤가.
파악한 바로는 가자지구 북부지역은 주택의 80%이상이 파괴된 상태이고 병원의 경우 성공회에서 부분적으로 운영하는 곳이 딱 하나 남았는데 그곳조차 의약품이 전혀 지원되지 않아 유명무실인 상태다. 이곳에 살던 주민 230여만명 중 100만명가량이 난민이 된 채 남쪽 이집트 국경지역으로 내몰린 상태고 사망자 수는 유럽인권센터 집계 기준으로 3만명을 넘어섰다. 인구의 1%이상이 이스라엘 공격에 의해 죽임을 당한 것이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공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공식적으로는 하마스 측의 도발행위에 대한 정당방위를 주장하고 있고, 팔레스타인 난민들에 대해서는 자발적 이주를 지원하겠다는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수십년간 이곳에서 벌어진 행태를 보면 팔레스타인 자치령에 유대인 불법 정착촌을 짓고 이스라엘 군대가 들어가서 땅을 뺏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북쪽 요르단 강에 인접한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은 사실상 병합이 끝난 상태이고 가자지구만 겨우 남아있는 상태다. 일제 강점기로 예를 들면 일본이 우리나라 사람들을 다 쫓아내서 경상도만한 땅덩어리에 가둬놓은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어쨌든 하마스는 아마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시도로 도발행위를 한 것으로 보이고 이스라엘은 이참에 가자지구의 무장력을 완전히 해체해서 자신들의 땅으로 병합시키기 위해 폭격과 군대투입을 감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양YMCA가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어린이, 난민을 위한 후원모금운동
고양YMCA가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어린이, 난민을 위한 후원모금운동

 

❚유독 팔레스타인 문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
처음에 하마스가 이스라엘 국경을 넘어가서 민간인을 죽이고 납치했다는 뉴스에 사람들이 많이 분노했다. 하지만 73년 이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9차례나 침공한 사실에 대해서는 알려져있지 않다. 그리고 하마스의 도발행위에 대해서도 많은 부분이 과장·왜곡된 형태로 배포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지금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들과 시민사회 분위기는 이번 가자지구 침공에 대한 비판을 넘어 이스라엘의 건국논리인 시오니즘에 대한 비판까지 일고 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미국 중심으로 국제정세를 이해하려는 경향도 있고 또 반이슬람 정서가 반영된 이유도 있을 것 같은데 지금부터라도 이 문제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팔레스타인 문제가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는.
우리나라도 과거 일제식민지 시절을 겪었고 현재 남북 대치국면을 겪고 있지 않나. 그리고 이제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는데 그만큼 국제사회 문제에 대해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은 결국 평화와 공존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 단순히 먼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한반도 평화 나아가 동아시아 평화와도 연결되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다행히 예전에는 팔레스타인 관련 캠페인에 시민사회에서도 별다른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180여개 단체들이 비상행동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고 모금액이나 집회 규모도 커지고 있는 부분은 고무적인 것 같다. 
 

❚가자지구 지원에 대한 향후 계획은.
단순히 일회성 지원으로 끝나지 않고 가자YMCA와 지속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연중 캠페인 활동으로 가져갈 생각이다. 그리고 상황이 나아지면 단순히 모금액 전달뿐만 아니라 대안 여행같은 형태로 직접 방문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현지 단체들과 소통하는 문화적 교류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다. 마침 올해 우리 단체가 청년 국제평화학교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러한 활동을 통해 서구권뿐만 아니라 다양한 나라의 청년들을 만나 교류하고 배우는 글로벌 리더십 성장기회를 마련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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