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원 일산백병원 신경외과 교수의 건강칼럼

일산백병원 신경외과 구해원 교수가 뇌동맥류 위험성과 치료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일산백병원]
일산백병원 신경외과 구해원 교수가 뇌동맥류 위험성과 치료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일산백병원]

[고양신문] 뇌출혈이나 뇌경색과 같은 뇌혈관질환은 국내 사망원인 4위를 기록할 만큼 위험한 질환이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후유증을 앓거나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른다.

뇌혈관질환은 크게 2가지로 구분한다. 혈관이 터져서 생기는 ‘뇌출혈’과 막혀서 생기는 ‘뇌경색’, 이를 합쳐 ‘뇌졸중’이라 통칭한다.

뇌졸중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한쪽 방향의 얼굴, 팔과 다리에 힘이 약해짐, 감각이 무뎌짐, 한쪽 시야가 보이지 않거나 사물이 두 개로 보임, 말이 어눌해짐,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증상 등이 있다.

뇌출혈은 예후가 좋지 않다. 특히, 뇌혈관 벽 염증에 의한 균열로 비정상적으로 혈관이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에 의한 뇌출혈(지주막하 출혈) 발생 시 후유증이 심하다. 30% 환자는 심각한 인지저하와 마비 등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는다. 30%가량 환자는 정상으로 회복되지만, 30% 환자는 사망에 이른다. 

뇌경색도 의식 장애, 편측 마비, 언어장애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뇌혈관질환 시 ‘골든타임’이 특히 더 중요한 이유다. 후유증과 사망률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최대한 빨리 혈종을 제거하고, 혈관을 뚫어주고, 머리 혈압(두개내압)을 정상으로 유지하는 등 응급처치가 필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전조증상이 없어 대처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뇌졸중의 경우 터지거나 막히기 전까지는 초기증상이 미미해 알아차리기 어렵다. 평소 느껴보지 못한 심한 두통이나 감각 이상, 근력저하 및 어눌한 말투, 어지러움, 편마비 등의 증상이 생기면 골든타임이 적용될 만큼 위중한 상태이기 때문에 바로 뇌혈관질환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다른 질병과 구별될 수 있는 뇌졸중 증상은 바로 ‘갑자기’ 나타난다는 것이다. 수개월, 수년에 걸쳐서 서서히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바로 10초 전, 1분 전까지는 정상이었는데, 어느 특정 시점 이후로 증상이 생기는 것이 바로 뇌졸중에서 말하는 ‘갑자기’다. 뇌졸중 의심증상들이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면, 그것은 ’회복‘된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위험신호‘다. 이를 ’미니 뇌졸중‘이라 한다. 미니 뇌졸중을 겪은 사람 중 약 20%는 한 달 이내에 실제로 뇌졸중이 생긴다.

고혈압, 당뇨, 비만은 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높인다. 특히 고혈압이 그렇다. 급격한 혈압상승으로 인해 혈관이 버티지 못해 터질 수 있다. 만성 고혈압은 지속해서 뇌혈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정상인보다 뇌졸중 발생 위험이 더 크다. 

실제 보건복지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뇌출혈 환자의 70∼88%가 고혈압 환자다. 혈관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겨울철이나 환절기에 뇌출혈 환자들이 많이 발생했으나, 최근 들어 사계절 모두 뇌출혈 환자가 발생하는 추세다. 

대부분 뇌혈관질환은 예고 없이 갑자기 나타난다. 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해선 주기적인 건강검진과 위험인자를 줄이는 것이 유일한 예방법이다. 평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과 같은 기저질환 관리가 그래서 중요하다. 

혈압은 120~130mmHg 사이를, 공복혈당은 100mg/dl 미만으로, 체지방도 정상 수치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뇌혈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흡연, 음주, 고칼로리 음식은 피하고 하루 30분 이상 운동이 도움이 된다. 

구해원 일산백병원 신경외과 교수
구해원 일산백병원 신경외과 교수

뇌혈관질환은 한번 발생하면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주기적인 검사와 기저질환 관리를 통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혈관 검사의 추천 나이는 특별히 없지만, 기저질환이 있거나 뇌혈관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60세 이상에서 2~3년에 한 번씩 CT나 MRA 등 뇌혈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구해원 일산백병원 신경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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