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릉천하구 습지보호지역 지정위한 토론회>
경기도민청원 도지사 답변 앞두고
공릉천 하구의 생태적 가치 재조명

[고양신문] 공릉천 하구를 ‘경기도 1호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파주·고양 시민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경기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공릉천친구들(대표 조영권)은 6일 파주출판도시 지혜의숲에서 ‘공릉천 하구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앞서 공릉천의 생태적 보전운동을 펼치는 고양·파주 시민사회 연대조직인 ‘공릉천친구들’은 공릉천 하구의 습지보호구역 지정을 요구하는 경기도민청원을 진행해 지난달 도지사 답변 요건인 ‘1만명 동의’를 성사시켰다. 이에 따라 오는 14일 경기도지사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많은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도지사 답변에 앞서 공릉천의 생태적 가치를 공유하고, 습지보호지역 지정이 가져올 효과와 우려점을 다각도로 짚어보는 자리였다.  

(왼쪽부터) 개회 인사를 전하는 조영권 공릉천친구들 대표. 주제발표를 한 이은정 에코코리아 사무처장, 임정철 국립생태원 선임연구원.
(왼쪽부터) 개회 인사를 전하는 조영권 공릉천친구들 대표. 주제발표를 한 이은정 에코코리아 사무처장, 임정철 국립생태원 선임연구원.

첫 번째 주제발표를 한 이은정 (사)에코코리아 사무처장은 공릉천 하구의 생태현황과 보호지역으로서의 가치를 풍부한 자료와 함께 제시했다. 이 사무처장은 183과 402종 577분류군의 생물들이 공릉천 하구에서 서식하고 있고, 이중 국가보호종은 25종에 이른다고 보고했다. 또한 △열린 하구 원형이 유지되고 있고 △하구 습지와 주변 농경지의 연결성이 살아있고 △주요 생물종의 핵심 서식지라는 점을 습지보호지역 지정의 근거로 요약했다.

이와 함께 주변 농경지의 생태계서비스지불제 시행, 하천정비사업으로 훼손된 자연형 농수로 복원, 제방둑 포장도로로 인한 조류서식방해요인 발생, 지역주민과 상생하는 생태관광 프로그램 개발 등을 논의 과제로 제시했다. 이어 “수원청개구리, 금개구리, 뜸부기, 개리를 공릉천 하구의 깃대종으로 선정하는 것을 추천한다”는 의견을 보태기도 했다. 이은정 사무처장의 발표에서는 에코코리아, 새와사람사이, 청소년탐조연합 등 지역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시민과학자들에 의해 작성된 자료들이 다수 인용돼 눈길을 끌었다.

두 번째 주제발표는 ‘습지보호지역 지정 기준 및 지정 사례’를 주제로 임정철 국립생태원 습지센터 선임연구원이 진행했다. 임 선임연구원은 △습지의 법적 정의 △우리나라의 습지보호지역 및 람사르습지 현황 △습지보전·관리체계와 관계기관별 역할 등을 설명한 후 습지보호지역 지정 절차와 요건을 살폈다. 이어 습지보호지역 지정으로 얻을 수 있는 혜택과 일부 시민들이 우려하는 행위제한 범위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박평수 경기도탄소중립도민추진단 단장의 사회로 진행된 패널 토론회. 
박평수 경기도탄소중립도민추진단 단장의 사회로 진행된 패널 토론회. 

발표에 이어 박평수 경기도탄소중립도민추진단 단장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에는 유호준·조성환 경기도의원, 장정구 (사)한국섬재단 부이사장, 장동빈 경기환경운동연합 정책위원장, 조영권 공릉천친구들 대표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유호준 도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남양주시를 대표하는 크낙새가 자취를 감춘 사례를 이야기하며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이 공릉천에 저어새가 있었다가 아니라, 저어새가 있다라고 배우며 자랄 수 있으려면 습지보호지역 지정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만간 발표될 경기도지사의 답변에 대해서는 “노력하겠다, 또는 파주시 등과 협의해보겠다 정도의 답변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최소한 ‘습지조사를 진행해 생태적 가치를 판단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주시를 지역구로 둔 조성환 도의원은 “지역민들의 피해가 클 것이다, 군사적으로 곤란하다, GTX·제2순환도로 등 개발에 장애가 된다 등의 반대여론에 어떤 방식으로 지혜롭게 대응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면서 “국가적 차원의 생태교육·관광 자원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장정구 (사)한국섬재단 부이사장은 “사실상 습지보호지역은 생태보호 측면에서 많이 미흡한 장치”라며 “경기도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통해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 이후에 발생할 상황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명확한 고민이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영권 대표는 “주변 농경지와 농민들에 대한 충분한 보상과 대가가 지불돼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사회를 맡은 박평수 단장은 “지적해주신 여러 의견들을 잘 수렴해 그림을 잘 그려나가겠다”면서 “더 많은 시민과 단체들이 함께 힘을 모아 공릉천 하구의 경기도 1호 습지 지정을 꼭 달성해내자”는 바람을 전하며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이 "공릉천 하구, 경기도 1호 습지!' 구호를 외쳤다.  
토론회 참석자들이 "공릉천 하구, 경기도 1호 습지!'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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