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현재 양당 공천 결과 후보자 모두 50·60대 남성

20대 총선 당시 4개 선거구 중 3곳에서 여성 국회의원(고양갑 심상정, 고양병 유은혜, 고양정 김현미)을 배출해 전국적인 여성정치 모범지역으로 주목받았던 고양시. 하지만 8년이 지난 이번 22대 총선에서는 양당 모두 고양시에 여성후보를 한 명도 공천하지 않았다.
20대 총선 당시 4개 선거구 중 3곳에서 여성 국회의원(고양갑 심상정, 고양병 유은혜, 고양정 김현미)을 배출해 전국적인 여성정치 모범지역으로 주목받았던 고양시. 하지만 8년이 지난 이번 22대 총선에서는 양당 모두 고양시에 여성후보를 한 명도 공천하지 않았다.

[고양신문] 고양시 각 선거구별로 본선후보 윤곽이 드러난 가운데 지난 총선 대비 여성 후보 비중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당인 국민의힘과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공천 결과 여성 정치인들이 모두 탈락하고 50·60대 남성 후보들이 본선에 올랐다. 지난 16대 총선 이후 20년 만에 고양시에 여성 국회의원이 배출되지 않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8일 현재 고양시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고양시 4개 지역구 후보 확정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고양병에 김종혁(61세) 후보를 일찌감치 단수공천한 데 이어 최근 고양갑에 한창섭(56세) 후보, 고양정에 김용태(55세) 후보를 각각 전략공천했다. 고양을의 경우 이정형(60세) 후보, 장석환(62세) 후보, 정문식(53세) 후보 3인 경선을 통해 최종 후보가 선정될 예정이다. 국민의힘의 경우 현재 전국 지역구 여성 공천율이 11.7%(213명 중 25명)에 불과한데 특히 고양시 후보 공천은 모두 50·60대 남성 정치인으로 확정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또한 사정은 다르지 않다. 전국적으로 여성 공천율이 16.5%(200명 중 33명)인 가운데 고양시의 경우 여성후보가 단 한 명도 공천되지 않았다. 공천 확정된 고양갑 김성회(51세) 후보, 고양을 한준호(50세) 후보, 고양병 이기헌(55세) 후보 모두 기성세대의 정점에 있는 50세 이상 남성 정치인이다. 고양정 지역구 또한 이용우(60세) 후보와 김영환(52세) 후보가 경선을 치르고 있어 어떤 후보가 공천되더라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사실상 고양갑 지역구의 심상정 녹색정의당 후보를 제외하면 유력후보군은 모두 기성 남성 정치인들로 채워진 상황이다. 

이는 4년 전 총선과 비교해도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고양시에 고양갑 문명순(당시 57세) 후보, 고양병 홍정민(당시 41세) 후보를 각각 여성 후보로 내세워 50%의 여성 공천율을 나타냈다. 국민의힘 또한 4개 지역구 중 고양정에 김현아(당시 50세) 후보가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거대양당 모두 본선무대에 여성후보를 아예 단 한 명도 내세우지 않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17대 총선 이후 20년간 이어져오던 고양시 여성 국회의원 명맥도 끊어질 위기에 놓였다. 고양시는 2004년 당시 한명숙 전 국회의원(당시 열린우리당)과 김영선 전 국회의원(당시 한나라당)의 당선을 시작으로 이후 치러진 6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모두 여성 국회의원을 배출해왔다. 특히 19대·20대 총선에서는 4개 지역구 중 3개 지역구에서 여성 후보가 당선(고양갑 심상정, 고양병 유은혜, 고양정 김현미)될 정도로 전국적으로 여성정치 모범지역으로 꼽히기도 했다. 게다가 한명숙 전 국회의원은 노무현 정부 당시 국무총리를 맡았으며 김현미, 유은혜 전 국회의원 또한 문재인 정부에서 국토부장관과 교육부장관 겸 사회부총리를 역임하는 등 중앙정치에서도 큰 역할을 담당한 바 있다. 

이도영 고양여성민우회 대표는 “전통적으로 고양시는 여성의 정치활동이 활발한 도시라는 역사성을 갖고 있었고 훌륭한 여성 정치인도 많이 배출해왔는데 이번 총선의 경우 여야 모두 여성 공천을 외면하는 등 퇴행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여성대표성과 성평등 정책 확대라는 시대적 흐름을 역행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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