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관채 고양이 탐정

전국 곳곳 누비며 실종 고양이 찾아줘 
습성, 환경 고려해 숨을만한 곳 포착
찾았을 때 희열, 고객의 기쁨에 보람 

일산의 한 유기묘 카페에서 만난 고양이 탐정 김관채. 순식간에 모든 고양이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것을 보니 역시 고양이 탐정답다.
일산의 한 유기묘 카페에서 만난 고양이 탐정 김관채. 순식간에 모든 고양이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것을 보니 역시 고양이 탐정답다.

[고양신문]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인구 고령화가 지속되면서 반려견과 반려묘 숫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반려견·반려묘를 대하는 문화도 달라져서 ‘또 하나의 가족’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 특히 고양시는 ‘고양고양이’가 시 마스코트로 오래도록 자리하며 고양이에 대한 사랑이 특별한 도시가 됐다. 

고양이는 개와 다르게 호기심과 모험심이 강한 독립적인 동물이다. 수년간 집안에서 얌전하게 잘 지내다가도, 창문이나 현관문이 조금이라도 열려있으면 어느 순간 집 밖으로 나가버릴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얼떨결에 집을 나간 고양이들을 찾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바뀐 환경에 겁을 먹은 고양이들이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깊고 어두운 곳으로 숨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개와 달리 스스로 집으로 찾아오는 경우가 매우 적은 고양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길고양이와의 영역싸움에서 밀리고, 주변 소음에 놀라 더 멀리멀리 달아나곤 한다. 고양이를 잃어버리게 되면 빠른 상황판단으로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가족이 실종되면 경찰에 신고하는데, 고양이를 잃어버리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맙게도 다년간의 경험과 전문성을 무기로 집 나간 고양이를 빠르게 찾아주는 ‘고양이 전문 탐정’이 있다.전국을 다니며 소중한 고양이를 찾아주는 김관채 고양이 탐정을 일산 라페스타에 있는 한 유기묘 고양이카페에서 만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년간 고양이 탐정으로 일하며 수많은 고양이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 보내준 김관채 탐정의 이력은 참으로 의외다.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취직해 임원으로 일하며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았지만, 평범한 것을 싫어하는 그는 마음 한구석으로 늘 재미있고 모험적인 일을 궁리했다. 그러다가 찾은 일이 바로 고양이 탐정. 영화 속 인디아나 존스처럼 고양이가 있을 만한 곳의 단서를 찾아가며 모험까지 마다하지 않는 모습이 바로 그가 꿈꿔오던 삶이었다. 

“몸이 겨우 들어가는 좁은 배관 속을 비집고 들어가 고양이의 빛나는 눈을 만나면 희열이 느껴집니다. 소중한 가족인 반려묘를 찾아주었을 때 울음을 터뜨리며 감사를 전하는 주인분들을 보면서 뿌듯한 보람도 느끼구요.”

고양이는 반려견처럼 스스로 집에 들어가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고양이를 잃어버렸을 때는 신속하게 전문가와 상담하고 숨어있을 만한 곳을 찾아봐야 한다. [사진제공=김관채]
고양이는 반려견처럼 스스로 집에 들어가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고양이를 잃어버렸을 때는 신속하게 전문가와 상담하고 숨어있을 만한 곳을 찾아봐야 한다. [사진제공=김관채]

인터뷰 도중 이사 중 고양이를 잃어버렸다는 의뢰인의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김 탐정은 차분한 목소리로 의뢰인을 진정시킨 후, 고양이를 찾는 방법을 조언했다. 통화를 하는 모습만으로도 전문 탐정의 포스가 느껴졌다. 통화를 마친 김관채 탐정이 이야기를 이어갔다. 

“고양이 탐정 일은 밤낮이 없습니다. 또한 고양이가 숨을 만한 곳을 찾아다니기에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방치된 지하실, 창고, 좁은 환기구 등을 기어 다녀야 하구요. 때로는 남의 집 담을 넘어야 할 때도 있고 수 시간 동안 추위와 빗속을 헤매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족같은 반려묘를 잃어버린 주인의 절박한 심정을 알기에 이 일을 즐기고 있습니다.”

아무리 일을 즐긴다고 해도, 과연 고양이 탐정이 직업이 될 수 있는건지 궁금했다.
“물론 고양이 탐정이 직업인만큼 3시간 20만원의 수색비와 출장비, 사례비를 받고 일합니다. 그런데 한번은 제주도에서 연락이 온 적이 있습니다. 거기까지 날아갈 순 없는 노릇이었지만, 절박한 고양이 주인의 마음을 알기에 어떻게든 도움을 드리고 싶었어요. 주소를 요청하고 인터넷으로 로드뷰를 보면서 이십여 통의 전화를 이어가며 고양이의 예상 동선을 제시해 드렸죠. 결국 찾으셨다는 연락이 왔을 때는 저도 참 기뻤습니다. 의뢰인 역시 너무나 고맙다는 감사 인사와 함께 다른 이에게 추천도 해주셨지요.” 

김관채 고양이 탐정의 비결은 더 빨리 더 멀리 더 많은 장소를 많이 찾는 것이다. [사진제공=김관채]
김관채 고양이 탐정의 비결은 더 빨리 더 멀리 더 많은 장소를 많이 찾는 것이다. [사진제공=김관채]

김 탐정은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기 때문에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나면 예민해지고 찾기가 더 힘들어진다”고 말한다. 최근 한 의뢰인이 태안으로 동반여행 중 잃어버린 고양이는 찾는 데 꼬박 이틀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포기하지 않는 집념과 발 빠른 탐사, 넓은 수색 범위를 꼼꼼하게 찾아본 결과 마침내 고양이를 찾을 수 있었다. 

고양이 귀환 성공률이 고공 행진 중인 김관채 고양이 탐정. [사진제공=김관채]
고양이 귀환 성공률이 고공 행진 중인 김관채 고양이 탐정. [사진제공=김관채]

김 탐정은 고양이를 잃어버렸다면 당황하지 말고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고 최대한 빨리 수색에 착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더 깊이, 더 멀리 도망가면 영영 주인 품으로 못 돌아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빨리 전문가에게 의뢰해 고양이의 성향과 주변 환경에 따른 동선을 예측해야 찾을 확률이 높아진다.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았을 때는 익숙한 주인의 손길로 천천히 포획해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인터뷰 중 좀 전에 통화를 했던 의뢰인으로부터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고양이 탐정의 조언 덕분에 고양이가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는 감사 전화였다. 고양이 탐정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피어났다. 사랑하는 고양이 가족이 집을 나갔다면 김관채 탐정(010-7788-5804)에게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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