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포커스 – 청년 우울증

청년 우울증 26%→36%로 ↑
양극화로 상대적 박탈감 커져
코로나19로 인간관계도 소원
우울·불안 정신건강관리 중요
청년층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장진구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봄은 1년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시기인 만큼 보다 적극적인 정신건강관리가 필요한데, 특히 상대적 박탈감으로 힘들어하는 청년층에서 우울증 환자가 더 크게 느는 경향이 있다”며 “사회적으로 청년층의 어려움에 귀 기울이고 이를 지원하는 정책을 펴면서 지원기관과 연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제공 = 명지병원]
장진구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봄은 1년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시기인 만큼 보다 적극적인 정신건강관리가 필요한데, 특히 상대적 박탈감으로 힘들어하는 청년층에서 우울증 환자가 더 크게 느는 경향이 있다”며 “사회적으로 청년층의 어려움에 귀 기울이고 이를 지원하는 정책을 펴면서 지원기관과 연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제공 = 명지병원]

[고양신문] 우울증 환자 100만 명 시대다. 현대인에게 우울과 불안은 마치 감기와도 같다곤 한다. 그만큼 우리 주변에서 이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흔하고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는 2018년 약 75만 명에서 2022년에 약 100만 명으로 33%나 급증했고, 같은 기간 불안장애 환자 역시 약 69만 명에서 약 87만 명으로 26%가 늘었다.

청년층에서 우울증 크게 늘어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서 20~30대 청년층에서 증가 폭이 크다는 점이다. 전체 우울증 환자 중에서 20~30대 환자 비율이 2018년 26%에서 2022년엔 36%로 크게 늘었다. 이렇게 젊은 층에서 우울증이 증가한 이유가 뭘까.

장진구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청년 우울증 증가는 부의 양극화와 극심한 취업 스트레스, 그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은 물론 코로나19로 3년 동안 ‘사회적거리두기’ 시간을 거치며 인간관계가 소원해지고 활동시간이 줄었던 사회적 요인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서 “특히 봄은 1년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시기인 만큼 보다 적극적인 정신건강관리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내놨다.

봄이 누구에게나 따뜻하진 않다
봄철 자살률이 증가하는 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를 ‘스프링 피크(Spring Peak)’라고 부른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등록된 자료에도 최근 3년간 매해 자살률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2021년 3월, 2022년 4월, 2023년 5월이었다. 

일반적으로 해가 빨리 지고 바깥 활동이 적은 겨울철이 더 우울하고 자살률이 높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봄철 자살률이 겨울철보다 20~30%나 더 높다. 정확한 원인은 연구 중이지만 의학계에서는 일조량 증가와 새 학기 시작, 졸업과 취업, 인사이동 등 사회적으로 큰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인 데다 주변에서 봄을 만끽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자신은 그렇지 못하다는 상대적 박탈감 등이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약물·심리·뇌 자극술 치료 시행 
우울·불안 등 정신건강관리는 자신의 상태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또 어느 질환이나 마찬가지로 조기 치료가 중요한데,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고 하면 주변의 오해나 편견 등을 걱정해 치료를 미루다 시기를 놓쳐 감당하기 힘든 우울 상태에 빠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우울증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심리치료, 뇌 국소자극기기를 이용한 치료 등으로 이루어진다. 약물치료는 가장 보편적인 치료법이다. 항우울제나 항불안제를 사용해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등과 같은 뇌 화학물질 수치를 조절해 우울·불안감을 줄인다.

심리치료로는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CBT)를 진행하는데, 환자의 부정적인 사고 패턴을 인식하고 수정하면서 건강한 행동으로 변화를 촉진해 증상을 개선한다.

약물치료가 어렵거나 거부감을 보이는 환자를 위해 뇌 국소자극기기를 이용한 치료도 활발하다. 대표 치료법으로 경두개 자기 자극술(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or, TMS)이 있다. 

이 방법은 자기장을 발산하는 헬멧을 착용해 뇌의 신경 활동, 특히 전전두엽 피질을 활성화하고 도파민과 세로토닌 등의 분비를 증가시키는 원리다. 최근에는 더 넓고 깊은 뇌 영역에 직접 도달할 수 있는 Deep TMS 장비를 활용해 약물치료보다 부작용도 없고 빠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임산부나 성별·연령에 관계없이 치료받을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건강하고 규칙적인 생활해야
이밖에도 심리교육을 받거나 햇볕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야외 활동,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습관, 충분한 휴식과 수면 등의 생활방식을 유지하면 우울·불안 증상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다만 갑작스러운 일상의 변화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는 만큼 단계적으로 느리게 변화를 주는 것이 좋다.

장진구 교수는 “우울·불안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마음의 병인 만큼 먼저 환자 스스로 벗어나려는 강한 의지가 중요하다”며 “또 주변에서는 환자를 탓하기보다 지지와 지원을 통해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고, 사회적으로는 청년층의 어려움에 귀 기울이고 이를 지원할 정책이나 지원기관의 연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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