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우 한의사의 건강칼럼

알칼리성 식재료 미나리는 해독작용이 뛰어나 체내 중금속이나 각종 독소를 배출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실제로 복어탕을 끓일 때 미나리를 넣어 복어의 독 테트로도톡신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알칼리성 식재료 미나리는 해독작용이 뛰어나 체내 중금속이나 각종 독소를 배출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실제로 복어탕을 끓일 때 미나리를 넣어 복어의 독 테트로도톡신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고양신문] 봄을 상징하는 말 중에 ‘기승전’이 있다. 첫째는 힘겨운 ‘겨울을 이겼더니 봄이 왔다’는 고난을 이겨낸 결과의 이미지가, 둘째로 ‘만물의 생장과 활동의 시작이다’란 시발의 의미가 있다. 셋째로는 꿈과 희망을 상징하는 ‘미래 지향적’ 이미지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한방적 관점에서는 봄에 좋은 음식들은 이러한 이미지에 부합되는 음식을 의미한다.

고난을 이겨낸 음식의 대표는 인동덩굴(忍冬藤)차다. 인동은 말 그대로 겨울의 추위를 참고 견디어 꽃을 피웠다는 것에 유래한 인고의 상징적 식물이다. 한약재 중에서 소염, 항균, 해열 작용의 상징적인 약초로, 호흡기 질환 처방에 많이 활용된다. 인동등은 덩굴줄기로서 소장의 경련을 풀어주고 해열, 두통, 감기, 해갈, 이뇨, 편도염, 해독, 항균에 좋다.

추위와 찬바람을 이겨낸 봄동은 찰지고 질긴 배추다. 맛있기도 하거니와 봄동의 이미지 그대로 내 몸을 탄탄히 하고 외부의 추위와 바람을 이겨내는 힘을 준다. 알칼리성 식품으로 맛이 구수하고 향이 진하며 비타민C와 칼슘도 풍부해 국으로 끓여도 비타민 파괴가 적은 것이 특징이다. 

미나리는 특유의 향긋함과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인 알칼리성 식재료다. 한방에서 미나리는 머리를 맑게 해주고, 주독을 제거하고, 대소변을 원활하게 하며 황달, 부인병 등에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해독작용이 뛰어나 체내 중금속이나 각종 독소를 배출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실제로 복어탕을 끓일 때 미나리를 넣어 복어의 독 테트로도톡신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시작과 처음을 상징하는 음식 중 으뜸은 지구상의 첫 식물인 이끼다. 지구의 원초적인 생명력을 함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약효의 시작을 논한다. 단순한 영양의 공급이나 기운을 회복시켜 주는 것이 아닌 근원적인 힘을 더해주는 약재로, 내기(內氣)를 생하여 외부의 감염을 이겨내고 내부의 구조를 튼튼히 하는 작용으로 호흡기 질환과 간질환에 가장 효과적인 약재로 인정하고 있다.

바다 이끼와 민물 이끼, 산의 돌 이끼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끼들은 채취도 어렵고 돌과 찌꺼기들이 함유되어 섭취하기 어려우므로 이러한 이끼류를 주식으로 삼는 어패류를 섭취해 간접적으로 취한다. 바다 이끼류를 먹는 것의 대표는 전복이며 민물 이끼류를 먹는 것의 대표는 다슬기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이미지를 가장 확실하게 표현하는 것은 새싹이다. 실제로 봄에 새순이 나는 모든 식품은 모두 약동의 기운을 가지고 있다. 봄나물로 입맛을 돋우고 기운을 차렸던 이유다. 

봄나물의 시작을 알리는 대표는 산과 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쑥이다. 3월과 5월에 어린 순(筍)과 잎은 뜯어서 즙이나 나물, 국 등으로 요리해 먹고, 성숙한 것은 말려서 약용하거나 뜸 쑥으로 사용한다. 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나물에는 냉이와 달래가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과일에는 과육과 씨앗이 결합해 있다. 이때 막 씨앗이 생성되려는 상태를 봄의 기운과 같다고 보고 이를 취하여 힘을 얻을 수 있다. 대표적인 식물이 산과 들에 자생하는 개복숭아다. 개복숭아의 씨앗이 영글기 전 복숭아를 효소로 만들어 복용하면 비장의 기운을 살려줘 소화기 장부의 기능을 활발하게 하고 머리를 맑고 가볍게 해준다. 

미래 지향적 이미지 식품의 대표는 죽순이다. 발아의 이미지와 성장 발달의 확연한 이미지를 표현하기 때문이다. 봄에 피어나는 죽순은 차나 요리로 복용하면 장의 운동성을 도와주고 피로가 회복되고 눈도 맑게 해준다. 

동물 중에도 식물을 상징하는 초(艹)의 명칭이 붙은 것이 있다. 용(茸)이란 단어는 귀에 풀이 난 것을 모양인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녹용(鹿茸)이다. 이러한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운 봄의 뿔이 가을이 되면 크고 탄탄한 각질의 뿔이 된다. 녹용을 활용하는 것은 이러한 이미지를 취한 것이다. 즉 봄의 부드러운 뿔인 녹용을 먹으면 내 몸에 들어와서 계절의 작용과 같은 과정을 거쳐 내 몸의 뼈를 튼튼하게 해줄 것이란 믿음이다. 

유용우 유용우한의원장
유용우 유용우한의원장

이러한 상징적 이미지 때문에 녹용이 몸을 건강하게 하는 가장 훌륭한 보약으로 여겨진 것으로, 그 효과도 확실하다. 녹용을 첨가한 한약을 복용하면 어른들은 기력이 왕성해지고 아이들은 기운이 활발해지고 식욕도 높아지며 뼈도 튼튼하게 해준다.

유용우 유용우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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