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시인과 작곡가 레마의 시·음악 콘서트
‘풀꽃’, ‘행복’, ‘선물’ 따듯한 시로 마음 어루만져

 

꿈솔어린이중창단, 소리빛중창단, 가수 서재화, 나태주 시인이 함께 부르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
꿈솔어린이중창단, 소리빛중창단, 가수 서재화, 나태주 시인이 함께 부르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

[고양신문] 지역 안에서 음악으로 소통하고 감동과 나눔 아래 매달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인 155회 두레콘서트가 27일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에서 열렸다. 이번 두레콘서트는 맑고 따듯한 시로 위로와 다정을 건네는 나태주 시인의 시·음악 토크콘서트로 포문을 열었다. 이에 더해 ‘풀꽃’, ‘행복’, ‘참말로의 사랑’ 등 나태주 시인의 시로 작곡한 레마(시노래전문작곡가·김은선)의 곡들로 무대가 채워졌다.

맑은 음색으로 ‘풀꽃’과 ‘선물’을 노래하는 꿈솔 어린이 중창단의 오프닝 무대를 시작으로 ‘지금 여기서 행복할 것’을 말하는 나태주 시인의 따스한 이야기, 울림을 담아 부르는 가수 서재화와 네 명의 시각장애인 목사들로 구성된 감동의 하모니 ‘소리빛 중창단’의 무대가 이어졌다. 특히 두레콘서트에서 선보인 ‘이별’이란 곡은 나태주 시인이 ‘아버지’와 ‘향후, 떠날 때’를 생각하며 쓴 미발표 시를 노래로 만든 것으로, 콘서트에서 최초 공개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촉촉이 적셨다는 후문이다. 

맑은 시에 입혀진 고운 음에, 마음속 소리 없는 비가 잔잔히 내린 앉은자리 꽃 같은 시간. 나태주 시인과 고양시 시노래 전문 작곡가 레마를 만났다. 

[숏터뷰 # 01. 나태주 시인에게 묻다]

지금 여기에서 행복할 것을 말하는 나태주 시인의 따듯한 위로의  토크콘서트.
지금 여기에서 행복할 것을 말하는 나태주 시인의 따듯한 위로의 토크콘서트.

시가 노래로 만들어진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문자예술이 또 다른 형태로 새옷을 입고 나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가 노래가 되면 한 단계 나가서 다른 옷을 입습니다. 날개를 다는 것이죠. 시가 갖는 의미에 멜로디와 리듬이 더해지면 2배의 힘을 지닌 전달력이 생긴다고 생각해요. 보고 듣는 이로 하여금 더 큰 위로와 감동으로 가닿지 않을까요? 특히 아이들이 맑은 목소리로 ‘풀꽃’을 부르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그게 천사가 아니면 무엇일까 싶은 거죠. 몇 번이고 울컥하게 됩니다. 

시를 좋아하고, 쓰고 싶어하는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한다면.
시의 소재는 가까운 내 주변에 있습니다. 시가 무엇이냐 물으면 시는 ‘그냥 줍는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길에서 줍는 것, 버려진 보석을 줍는 것이 시가 아닐까 싶습니다. 시를 쓴다면 처음엔 어렵겠지만 쉽고, 짧고, 간단하게 쓰는 것이 좋아요.
본 것 같은데 처음 본 시고, 아는 것 같은데 모르는 시. 모순인 것 같은데 아닌 그것이 시입니다. 어렵나요? 시를 쓰고 싶다면 시인들의 시를 가까운 데서 찾아 읽어보세요. 

꽃보다 아름다운 시민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시가 있나요.
고양특례시는 꽃의 도시죠? 조금 있으면 꽃박람회도 열릴 텐데, 꽃의 도시인만큼 ‘꽃’이란 시를 함께 나누고 싶네요. 꽃이란 시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예뻐서가 아니다. 잘나서가 아니다. 많은 것을 가져서도 아니다. 다만 너이기 때문에. 네가 너이기 때문에. 꽃이여, 오래 그렇게 있거라.” 예쁜 걸 예쁘게 보는 건 너무 당연하죠? 그보다도 예쁘지 않은 것을 예쁘게 보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만약 길에 핀 민들레가 나를 보고 웃었다면 아마 본인이 그 꽃을 향해 먼저 예쁘다 생각하고 미소지었을 것입니다. 봄은 흑백 세상에서 컬러의 세상으로 바뀌는 시기 같습니다. 작은 것을 사랑하며, 만나는 사람을 소중히 대하고, 그래서 세상이 나를 소중히 대하는 살아있는 하루가 축제인 아름다운 새봄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고양시민 여러분, 많이 웃고 기뻐하고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세요.  

나태주 시인은 서천에서 출생해 공주사범대를 졸업하고 시인이자 교육자로,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대숲 아래서'로 등단했다. 제43대 한국시인협회 회장을 역임하며, 제9회 윤동주문학대상, 제58회 한국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누님의 가글’, ‘추억이 손짓하거든’, ‘지는 해가 눈부시다’, ‘꽃을 보듯 너를 본다’,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등 현재까지 활발한 시작 활동을 전개하며 풀꽃 시인으로서 행복과 사랑의 메시지를 시를 통해 따스하게 전달하고 있다. 

 

[숏터뷰 # 02. 작곡가 레마에게 묻다]

기타리스트 허태연과 작곡가 레마가 나태주 시인의 시를 연주하고 있다.
기타리스트 허태연과 작곡가 레마가 나태주 시인의 시를 연주하고 있다.

나태주 시인의 시를 노래로 만들게 된 계기가 있나요.
마음이 많이 힘들었던 시기에 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읽고 큰 위로를 받게 되면서 시인님의 시에 빠져들게 됐습니다. 읽는 시마다 따뜻하고 감동이 돼 곡으로 만들게 됐어요.

시를 노래하는 일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신지요. 음원은 어디서 들을 수 있나요.
시를 통해 제가 받은 위로와 감동을, 또 다른 위로가 필요한 분들께 음악을 통해 전해드리고 싶기에 앞으로도 시 노래 작곡은 계속하게 될 것 같습니다. 유튜브 채널 '레마(Rema)'에 그동안 발표한 곡들을 올려뒀어요. 음원으로 정식 발매된 곡들은 음원사이트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시 음악이 어떤 분들에게 닿으면 좋을까요.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시와 음악은 마음으로 전달될 때 행복감을 주고, 동시에 위로와 치유가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시를 사랑하는 분들, 음악을 사랑하는 분들, 위로가 필요한 분들, 특히 어린이들에게 반가운 노래로 닿게 되길 소망합니다. 몇 해 전, 일산을 알리기 위해 고봉산 이야기를 담은 노래를 만든 적이 있어요.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숨쉬는 노래에도 관심이 많은 만큼 기회가 되면 지역 안 시민들을 위한 부르기 쉬운 노래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고양시를 삶의 터전으로 하는 시 노래 전문 작곡가 레마(김은선)는 EBS 청소년창작가요제 장려상, MBC 강변가요제 금상, KBS 창작동요대회 우수상, 제8회 전국 윤동주 창작음악제 대상, 제1회 나태주시노래창작음악제 동상 등을 수상하며 나태주 시인 시 노래 이외 다수의 동요와 교가, 시 노래를 발표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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