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진흥회 권혁호 차장

“"처음 악기를 보급할 때 과연 악기가 재대로 쓰여질까 싶었죠. 그러나 몇 개월 후 그 악기로 각종행사에서 우리 소리를 전달하는 것을 보면 가슴이 '찡'합니다"

동포에 대한 열정 하나로 중국 전역의 조선족 마을을 돌며 우리말과 소리를 전파하기 위해 수년간 노력해온 강혁호씨(사진)의 말이다. 그의 직함은 한민족언어문화진흥회 중앙사무처 차장.

일산동에서 칼국수집 '정든 마을'을 운영하는 그는 해마다 수 차례 중국 조선족들을 방문하는라고 가계는 뒷전에 밀려 있다. 그는  몇해 전 우리말 교과서를 전달하기 위해  중국의 한 마을을 갔다가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냄비뚜껑과 양동이 요강에 끈을 달아 풍물놀이를 하는 조선족(동포)를 만난 것.

"우리가락이 남아 있었어요. 그래서 가능하다 싶어 우리악기 보급을 시작하게 됐죠" 초기엔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진흥회를 무슨 장사꾼인양 인식하고 중국정부의 견제와 공안당국의 출입국 검열이 심했다는 것. 그의 오랜 노력으로 지금은 중국의 중앙방송에서 보도 성의를 베풀고 문화국에서 환영만찬과 안내 지원까지 붙여 줄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처음엔 북한화된 춤과 가락을 아리랑 가락에 맞추는 일이 쉽지 않았어요. 이젠 하마탕 마을이나 용변 등에 가면 마을 주민들이 우리가 보급한 악기로 수준급 축하공연을 할 정도가 됐지요”

권차장은 요즘 새로운 개척지를 위해 찾고 있다. 이미 갔던 마을을 또 간다는 건 형식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그는 "홀대받더라도 우리를 필요로 하는 마을을 찾겠다”는 의지로 새로운 도움처를 물색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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