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스스로의 느낌과 부모와 함께하는 느낌

작년, 필자가 "춘천인형극제"에 초청되어 전반적인 인형극들을 관람한 적이 있다. 놀라운 것은 언어의 장벽에도 불구하고 동구권(헝가리/체코)의 연극들이 어린이들에게 상당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그들의 몸짓과 열의가 느껴지는 배우들의 감정에 어린관객들은 놀랍게도 그리고 참으로 신통하게도 이해하고 있었고 빠져들고 있었다.

그들의 연극은 피터팬도, 알라딘도 아닌 순수 창작극이었다.전혀 사전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또,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의 청취 상태에서 그렇게 집중하며 관람할 수 있었을까? 무대세트 또한 너무도 간단한 상태에서 말이다.

혼란속에 필자가 극장문을 나서 관계자와 대화도중 극장로비에서 혼란속의 해법이 나오는 듯 했다. 팜프렛을 뒤적이며 극에대해 서로의 상상을 토론하는 아이들과 부모님들...그리고 다음 작품을 관람하기 위해 춘천시 지도를 보며 기대하는 모습들. 아마도 그 어린이들에게는 피터팬보다 알라딘보다 어른이되서도 기억에남는 연극은 알아듣기 힘들었던 노란머리아저씨들의 연극일지도 모른다. 그아이들보다 더 아름다웠던 부모님들의 모습에 필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서울행 기차를 탈 수있었고, 돌아가서 나는 문화 생산자로서 어떤 고민을 해야할까라는 일종의 책임감이 느껴졌다.

2001년, 이제 우리소극장에서는 약속대로 제 4회 아동극축제를 개최하였다. 경력과 실력을 인정받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극단들을 초청하여 고양시민들에게 많은 관람기회를 제공하는데 그 취지가 있다 하겠다. 이제 그횟수가 네번째인만큼 우리 고양시 부모님들과 어린이들의 관람 수준이 높아진 것은 피부로 느낄 정도이며 연극인으로서 무한한 자부심도 느낀다.

그러나 일부 몰지각한 연극인들,즉 교육으로서의 연극이 아닌 상업으로서의 연극을 일삼는 비양심적 연극인들과 아이들의 감성엔 아랑곳없는 시간떄우기의 일환으로 극장을 찾는 일부 부모님들께는 정중히 권고 드리고싶다. "당신들은 과연 어린이었던 적이 없었는가? 어떤 교육적 효과를 기대하며 왜색 에니메이션을 이용한 유행성 캐릭터 연극을 만드는가? 그리고 그것에 떠밀리듯 그 연극을 관람하는 부모님들은 과연 어떤 기분으로 극장을 향하는가"

문득 뮤지컬"파랑새"의 대사가 생각난다. "행복은 아주 가까운 곳에"
"우리의 마음속에" 연극적교육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 것 같다.
좋은 작품을 선별하는 부모님들의 지대한 관심, 그리고 그 연극을 보고 난 후 같이 토론할 수 있는 문화적 양식... 우리 어린이들의 미래는 이런 가까운 것부터 실천해 나아가는데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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