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문화의 아름다운 정글

아늑한 쉼터에서 책보고 전시회 볼 수 있는 곳

주엽1동이 자랑할만한 명소가 하나 있다면 단연 정글북이다. 보통 정글북 하면 고양에서 가장 큰 서점을 떠올리지만 정글북의 진정한 가치는 공공 문화공간으로의 역할에 있다.

정글북에 한번 가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곳엔 넉넉한 책 문화가 있다. 맨바닥에 앉아 책을 보면서도 눈치가 보이는 다른 대형 서점들과는 달리 정글북에선 편안한 의자에 앉아 보고 싶은 책들을 볼 수 있다.

의자뿐만 아니라 시선을 편안하게 해주는 작은 정원도 있다. 서점 한쪽엔 아예 유아들을 위한 놀이시설까지 갖추어 놓았으니, 이렇게 후덕한 서점이 또 있을까 싶다. 정글북은 다른 서점들에 비해 공간 활용이 자주 바뀐다. 뭔가 바뀐 달은 다른 때보다 책이 좀 많이 팔린 달이다.

잘된다고 해도 사장 월급도 제대로 못 받아 가는 상황은 여전하지만 정글북 사장은 좀 더 팔았다싶으면 고객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낡은 의자를 새 의자로 바꾸고 놀이터를 만들고 나무를 사고 ... 최근엔 누구나 부담 없이 책을 살 수 있는 헌책 코너를 새로 만들었다.

정글북 윤선영 사장이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공간은 바로 정글북 아트 갤러리. 적지 않은 공간을 뚝 잘라 만든 갤러리에서는 매주 다른 전시회가 열린다. 국내 유명 작가들의 개인전과 동호회전 등 수준 높은 전시가 끊이지 않는 정글북 아트갤러리는 부모와 아이가 친근하게 예술과 만날 수 있는 훌륭한 공간이다.

“정글북은 서점이면서 문화공간입니다. 처음 정글북을 시작하게 된 것도 남부럽지 않은 문화 공간을 만들고 싶어서였습니다. 서점 운영 자체만으로도 버거운데 과연 문화에 까지 투자할 수 있겠느냐는 반문들이 쏟아졌지만 정글북이 이렇게 튼튼히 살아남는 걸 보면 정글북만의 문화가 살아남을 수 있는 원동력인지도 모릅니다.”

정글북 아트갤러리를 살려내는 일을 책 파는 일보다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윤선영 사장은 정글북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문화공간으로서의 꿈을 하나둘씩 이루어 나가고 있다.

물론 윤 사장이 이렇게 문화를 위해 뛸 수 있는 건 20년 넘게 도서 유통업계에서 일 해 온 실무 책임자 우철균 부장 등 든든한 동지들 때문이다. 교보문고처럼 많은 책을 진열해 놓지는 못하지만 단 한사람이라도 필요한 책은 즉시 준비해놓은 정성어린 마케팅은 정글북만의 강점이다.

게다가 정글북에는 교보문고에도 없는 갤러리와 독서쉼터, 어린이 놀이터까지 있으니 주엽1동은 물론 고양의 자랑스러운 공간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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